[기고] 디지털 전환시대의 지급결제 생태계 변화

2023. 1. 31.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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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전환이 본격화하면서 지불결제 시장도 근본적으로 변하고 있다.

큰 흐름을 살펴보면 테라·루나 및 FTX 사태에도 불구하고 국경 간 및 온체인 지불결제 생태계 확장에 부응하기 위해 새로운 결제 수단으로서의 스테이블 코인 역할이 꾸준히 커질 전망이다. 민간 주도의 신뢰 구축이 주춤하는 사이에 전통금융 주도 세력의 합종연횡이 가시화(규제담보네트워크 등)하고 있으나 아직은 초기 단계다.

따라서 당분간 민간 주도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규제가 우선적으로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불 영역의 효율성 제고 외에도 신규 참여자들로 초래되는 묵시적 비용과 통화정책 수행상의 변화 부분을 더 이상 외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 지불결제 분야의 민간 참여를 통해 기대하는 부분은 국경 간 및 온체인 거래의 효율성인데 이를 도모하기 위해 감안해야 할 위험 요인은 파악하기조차 쉽지 않다. 계좌 중심에서 토큰 중심으로 변환되는 과정에서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한 비용과 소비자 보호 차원의 대응 부담도 만만치 않다.

우선 디지털 전환 초기에 제시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중심 지불 생태계의 외연 확장 노력은 또 다른 위험을 안고 있다. 기존 시스템에서의 은행 역할 축소와 프라이버시 및 중앙화 위험이다. 따라서 CBDC는 도소매 금융의 이중구조하에서 도매금융의 역할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들어 비은행 민간 발행 스테이블 코인의 문제점을 보완하면서 금융 안정의 틀을 지키기 위한 절충안으로서 은행 발행 스테이블 코인이 힘을 얻고 있다. 즉 기존 시스템을 크게 바꾸지 않는 상태에서 점진적 진화를 유도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당분간 관련 논의는 지급준비금이나 새로운 규제하의 스테이블 코인을 중심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규제 대상은 페깅 기반 담보 문제와 이와 관련된 기존 금융체제의 개입 정도로 귀착된다.

우선 담보 관련 페깅의 안정성을 보장하려면 전통적 안전자산과의 연관이 강조될 것이다. 다만 이 경우 발행자 입장에서 변동성 관리 비용이 과도하게 발생하고 담보의 활용도를 저하시키는 부작용이 초래된다. 특히 우량 담보자산이 묶이는 사태는 통화정책상의 큰 틀 안에서 검토되어야 할 과제다.

당연히 시장에서 수익을 추구하는 주체들에게 추가 규제 부담에 상응하는 새로운 수익 기회 참여와 연관된 위험 파악과 대응 체계도 구비되어야 한다. 더욱이 모든 참여자들이 혁신의 주체가 될 수 있으려면 참여와 퇴출이 원활한 개방적 생태계의 유지가 필수적이다. 범세계적 차원에서 관련 가이드라인의 마련이 중요해진 이유다.

특히 디지털 환경에서 기존 전통적 방식 외에도 즉시 결제로의 미래지향적 진화 과정에서 비은행 발행자들의 참여 기회는 보장되어야 한다. 그래야 감당할 수 있는 위험의 틀 안에서 담보 규모와 수익성 간의 균형을 통해 시장 신뢰를 구축하려는 포용적인 노력이 강화될 수 있다. 이와 같이 디지털 전환기는 가장 핵심적인 지불결제 분야의 근본적 변화를 초래하고 있다. 전환 과정에서의 혼란을 줄이면서 모두를 위한 혁신을 수용하려면 관련 이슈에 대한 보다 큰 틀에서의 개방적 논의와 균형 감각이 절대적으로 중요해졌다.

[최공필 디지털금융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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