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대표 컷오프 4명으로···‘부정선거’ 주장 황교안 통과 유력
국민의힘은 3·8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에서 예비경선(컷오프)을 통해 본경선 진출자를 4명으로 압축하기로 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는 31일 회의를 열어 전당대회 후보자 중 당대표 4명, 최고위원 8명, 만 45세 이하 청년 최고위원 4명을 추려 본경선에 올리는 컷오프를 실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내달 2~3일 등록한 후보를 대상으로 5일 자격 심사를 거쳐 컷오프 진출자를 확정한 다음 8~9일 책임당원 6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를 하고, 그 결과에 따라 10일 본경선 진출자를 발표한다.
컷오프는 본경선 전에 군소후보의 난립을 막아 선거를 효율적으로 진행하도록 하는 제도다. 과거 국민의힘 계열 정당 당대표 선거 컷오프 통과자는 통상 5명이었다. 이준석 전 대표가 뽑혔던 2021년 전당대회에서도 8명 중 5명이 컷오프를 통과했다.
이번엔 이날 현재 김기현·안철수·윤상현·조경태 의원, 김건희 여사 팬클럽인 ‘건희사랑’의 회장을 지낸 강신업 변호사, 황교안 전 대표 등 6명이 출마를 공식화했다. 권성동 의원, 나경원·유승민 전 의원이 잇따라 불출마하면서 후보 수가 예상보다 줄었다. 당 선관위는 평소처럼 5명으로 하면 컷오프에서 1명만 탈락해 큰 의미가 없고, 3명으로 하면 결선투표제 도입 의미가 퇴색하니 4명으로 절충한 것으로 보인다. 함인경 선관위원은 “(출마) 후보들이 많지 않기 때문에 5인은 많다고 생각했고 과거 전력에 따라 4인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2강인 김·안 의원과 황 전 대표가 안정권이고 남은 한 자리를 두고 윤·조 의원이 경쟁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의원과 안 의원의 양강 구도가 뚜렷해지면서 전당대회의 관심은 본경선 1차 투표에서 둘 중 한 사람이 과반을 얻어 결선투표 없이 당선될 지로 쏠리고 있다. 컷오프 결과도 다른 두 후보가 누구의 표를 잠식할지에 관심이 모인다. 황 전 대표는 극우 성향 당원들의 지지를 받아 김 의원과 지지층이 일부 겹치는 것으로 분석된다. 윤 의원은 안 의원과 ‘수도권 연대’를 표방해 지지층이 다소 중복된다.
황 전 대표의 본경선 진출이 유력해지면서 당내에선 또다시 부정선거 논란이 일까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황 전 대표는 2020년 총선이 부정선거라고 주장했다. 2021년에도 대선 경선 2차 컷오프에서 탈락하자 “후보별 투표율이 조작됐다”고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했다. 황 전 대표는 최근에도 언론 인터뷰에서 “중앙선관위에 맡겨서 공정한 당대표 선거를 진행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황 전 대표도 무시할 수 없는 열혈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다 보니 부정선거가 전당대회 이슈가 되면서 ‘도로한국당’ 이미지가 강화된다는 우려도 당내에서 나온다.
당 선관위는 전날 현역 국회의원과 원외 당협위원장들에게 당규에 따라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함 위원은 “단상에 올라 지지 발언을 한다든지 기자회견에 배석한다든지 이런 게 문제가 되고 단순한 행사 참여는 제한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김기현 의원이 지난 28일 개최한 수도권 통합 출정식에 다수의 현역 의원과 원외 당협위원장이 참여한 것 자체는 당규 위반이 아니라는 판단을 받았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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