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쓸인잡’ PD “시즌2 당장은 계획 없어, 다른 소재 구상중”[EN:인터뷰②]

[뉴스엔 박수인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알쓸인잡' 시즌2를 볼 수 있을까.

양정우, 전혜림 PD는 1월 31일 서울 마포구 CJ ENM 센터에서 진행된 tvN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인간잡학사건'(이하 '알쓸인잡') 종영 인터뷰에서 시청자들의 바람인 시즌2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양정우 PD는 "시즌2 계획은 당장은 없다"면서도 "선생님들도 준비하셔야 하고 포맷으로 뻗어가고 싶은 방향성이 있어서 이런저런 시도를 하려고 한다. 출연진도 다 '알쓸인잡'을 좋아하셔서 남준(RM) 씨가 (군대에 갔다가) 돌아온다고 하면.."이라며 추후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다른 소재의 '알쓸' 시리즈에 대해서는 "아직 말할 수는 없지만 준비를 하고 있다. 구상만 하고 있다"고 전했다.

'알쓸인잡'은 최고 시청률 3.5%(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를 기록했다. 이와 관련 양정우 PD는 "예능 프로그램의 전체적인 시청률, 화제성이 예전 같진 않은 건 사실이다. 피드백도 긍정적이었고 시청률도 괜찮고 좋았지만 제작자로서는 계속 고민을 하게 된다. 아무래도 영광의 시대를 겪었다 보니까 언제까지 계속 이렇게 할 수 있을까, 새로운 영역으로 어떻게 바뀌어갈까 하는 고민이 되는 시점인 것 같다. 예전에는 포털사이트 실시간검색어도 있었고 즉각적인 피드백을 받는 루트가 많이 있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아서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며 "'알쓸인잡'에 한정해서는 많이 봐주시고 좋아해주셨다. 전작이 있다는 게 든든하기도 하지만 경쟁작이기도 하니까 부담이 되기도 한다. 남준 씨가 MC를 맡으면서 해외 시청자들도 많아졌다. 대부분 남준 씨의 팬이겠지만 외국어 댓글이 많아졌더라. 자세히 들여다보지는 못했는데 이제 종영을 했으니 하나 하나 찾아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양정우 PD는 지난해 한 인터뷰를 통해 세계적으로 사랑 받고 있는 한국 드라마, 영화처럼 세계적으로 통할 예능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에 관심이 많다고 말한 바 있다. 양 PD는 "발 빠르게 바뀌고 있는 중인 것 같다. 예능 쪽만 조금 뒤처지는 듯한 분위기였다가 넷플릭스 '피지컬: 100' 같은 사례가 나오면서 이쪽도 서서히 시작되는구나 싶더라. 제작의 결과물이나 퀄리티, 만듦새에 있어서 세계에 통할 수준에 가 있구나 싶었다. 앞으로도 그러한 시도들이 많아질 것 같고 그 대열에 낄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한편, 양정우 PD는 전작 '알쓸신잡'을 함께 해온 나영석 PD의 피드백 여부를 묻는 질문에 "제가 연락을 좀 피했다. 오랜 시간 일을 같이 했다 보니까 거의 매일 같이 (나영석 PD를) 생각하는 것 같다. 어제도 퇴근하고 집에 가면서 '내가 선배님을 너무 많이 생각하나?' 싶더라. 그렇다 보니까 의도적인 건 아니지만 이제는 피드백을 묻지 않는 게 선배님에 대한 예의인 것 같기도 하다. 이번 시즌에는 유난히 연락을 덜한 것 같다"고 털어놨다.

전혜림 PD는 "프로그램이 시작할 때 선배님이 응원해주셨다. '인간 잡학사전'을 하고 싶다고 하면서 고민되는 지점에 대해 여쭤봤는데 실질적으로 도움되는 얘기를 많이 해주셨다. 기획안을 다 쓰고 하게 됐다고 말했을 때도 응원을 많이 해주셨다. 남준 씨가 섭외되고 나서 조금 무섭다고도 했는데 '걱정하지 말라. 잘할 것'이라고 말해주시기도 했다"고 전했다.

'알쓸인잡'이 시청자들에게 어떤 프로그램으로 남았으면 하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조금 유치할 수도 있지만 교환일기 같은 프로그램으로 남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쓰는 것에 대해 얘기를 많이 해주셨는데 선생님들이 서로 다양한 이야기를 하셨지 않나.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내 이야기까지 다 합쳐져서 하나의 큰 일기처럼 기억되면 좋겠다. 제게도 그런 프로그램이었다"고 답했다.

'알쓸인잡'의 모토는 나를 찾아가는 여행이었다. 양정우, 전혜림 PD도 '알쓸인잡'을 연출하며 나를 찾을 수 있었다고.

양정우 PD는 "프로그램을 하면 늘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이번이 '알쓸' 여섯번째 시즌이라 '더 이상 배울 게 없겠지, 새로운 면이 없겠지' 안주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또 한 번 새로운 면을 알게 됐다. 계속 배울 수밖에 없구나 느꼈다"고 했다. 자신을 정의해달라는 요청에는 '오지랖이 넓은 인간'이라고 답하며 "지난 삼십 몇 년을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고 살아왔는데 '내가 왜 이런 일을 하고 있나' 고민하다가 알고 보니 오지랖이 넓은 사람이란 걸 알게 됐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전혜림 PD는 "혼자 생각할 시간을 가지는 게 필요했는데 '알쓸인잡'을 잘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면 좋을 것 같다. 저 또한 많은 인사이트를 얻은 것 같다"며 "저는 도움을 받아서 살아가는 인간인 것 같다. 이번에도 (양정우) 선배님에게 너무 많이 의지했다. 처음이라 더 그런 것도 있겠지만 엄청 많이 챙겨주셨다. '알쓸인잡'은 선배님, 박사님들, PD, 작가들의 도움을 십시일반 모아서 만든 프로그램이었다. 도움을 안 받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며 프로그램을 함께 만든 모든 이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사진=CJ ENM 제공)

뉴스엔 박수인 abc1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