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반도체 수출통제’ 동참한 네덜란드에 “협력 강화 원해”

중국이 미국, 일본과 함께 반도체 장비의 대(對)중국 수출 통제에 동참하는 네덜란드를 향해 ‘질서 정연한 국제 무역환경’을 촉구했다.

31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친강 외교부장은 전날 웝크 훅스트라 네덜란드 부총리 겸 외교부 장관과 전화 통화를 하고 “중국은 네덜란드와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를 원한다”며 “국제 산업망과 공급망의 안정을 공동으로 수호하자”고 했다.

이어 “분열이 아닌 개방, 혼란이 아닌 질서 정연한 국제 무역환경을 지켜내자”고 강조했다.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네덜란드는 최근 미국, 일본과 함께 일부 첨단 반도체 장비의 중국 수출 규제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3국은 구체적 합의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네덜란드와 일본은 ASML과 니콘이 생산하는 반도체 제조 핵심 장비인 심자외선(DUV) 노광장비 등의 중국 수출을 차단할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은 네덜란드 측에 국제 시장에서의 자국 영향력을 강조하며 신중한 태도를 요구했을 가능성이 크다. 친 부장은 이날 통화에서 “중국은 현재 질 높은 발전과 높은 수준의 대외 개방을 서둘러 추진하고 있다”며 “이것은 중국과 네덜란드의 협력에 더 큰 기회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훅스트라 장관은 “양국의 개방적·실무적인 전면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끊임없이 발전시키기를 원한다”며 “계속해서 책임 있는 방식으로 대중국 경제 무역 업무를 처리할 것”이라고 답변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전했다.

한편 친 부장은 이날 산티아고 카피에로 아르헨티나 외교부 장관과도 통화하고 아르헨티나의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신흥 경제 5개국) 가입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중국의 브릭스 확대 추진은 개도국을 중심으로 세력을 확장해 미국 중심의 다자 협의체에 대응하려는 의도가 짙다. 미국은 오커스(AUKUS·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 협의체) 등 다자 협의체를 활용해 대중국 압박과 견제를 강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