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없이 간편하게 …"건강기능식품 이제 '필름'으로 녹여먹죠"

"물이 있어야 먹을 수 있는 알약, 캡슐, 분말 형태의 단점을 보완한 제형 'ODF(Orally Dissolving Flim·구강용해필름)'가 건강기능식품(건기식)에도 적용돼 다양한 제품이 출시되고 있습니다. ODF는 입안에서 녹여 먹는 형태로 물이 필요 없기 때문에 삼키는 기능이 저하된 노인 또는 어린이도 쉽게 섭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장석훈 씨엘팜 대표(사진)는 "지난 12년 동안 약 700억원을 투자해 의약품에만 적용됐던 ODF 생산기술을 '세계 최초, 국내 최초'로 개발해 건기식에 적용했다"면서 "ODF는 입, 식도, 위장관을 모두 거쳐야 하는 정제형 및 분말형과 달리 구강 점막을 통해 흡수되고 특히 소화 과정을 적게 거치기 때문에 흡수율과 흡수시간이 매우 빠르다"고 말했다.
씨엘팜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기술은 생산설비뿐만 아니라 유효성분의 고용량 탑재와 맛을 내는 노하우도 업계에서 독보적이다. 기존 필름형 제제의 생산은 롤 방식이었다. 넓은 판에 원료를 도포하고 코팅 과정을 거친 후 제품 규격에 맞게 잘라야 한다. 이 과정에서 원료가 골고루 도포되지 못하면 재단된 낱개 제품의 유효성분 함량이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의약품은 함량 차이가 환자의 생명과 직결될 수 있는 큰 문제로 이어질 수 있어 전량 폐기해야 한다.

장 대표는 이러한 롤 방식으로는 생산성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단점을 보완한 기계를 직접 개발하기 시작했다. 인쇄기를 직접 분해하면서 연구에 몰두했고, 2003년부터 12년간 연구개발 끝에 '캐스팅' 생산설비 개발에 성공했다. 캐스팅 기술은 도포 후 재단하는 방식이 아니라 정량을 도포한 필름을 낱장으로 생산하는 방식으로 씨엘팜이 최초로 개발에 성공했다. 공정도 줄고 가장 중요한 유효성분 함량을 일정하게 맞출 수 있다는 부분이 가장 큰 강점이다. 관련 기술은 국내를 비롯해 유럽, 미국, 일본, 중국 등 각국에 특허를 등록했다.
장 대표는 "ODF는 얇은 필름 형태로 높은 흡수율을 보이지만 유효성분을 최대 150㎎ 정도 담는 것이 한계였다. 우리가 개발한 고용량 탑재 기술은 최대 500㎎까지 담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ODF 제형은 입안에서 필름을 녹여 먹기 때문에 맛이 매우 중요하다. 씨엘팜은 오랜 시간 연구 끝에 유효성분 특유의 쓴맛과 향을 잡아내는 맛차폐(masking) 기술을 개발해 '맛있는' 건기식을 만들고 있다.
씨엘팜은 2016년 처음으로 국내에 ODF 건기식을 출시했다. 하지만 이 과정도 쉽지 않았다. 장 대표는 "당시 국내에 ODF 제형 건기식이 없었기 때문에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기까지 5년이 걸렸다. 허가를 받은 후에도 광고문구 등에 제약이 많아 활성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국내 건기식은 '건강기능식품법'에 따라 법률 규제를 받고 식약처로부터 승인을 받아야 출시가 가능하다. 해외에서는 '영양제'라는 단어로 통칭되지만 국내는 건기식과 영양제, 건강식품이 명확하게 구분되고 광고 문구도 심의를 받아야 한다.
ODF 제형의 가장 큰 장점은 흡수율이다. 장 대표는 "실제로 ODF가 정제형 대비 2배 이상 생체 이용률을 보인다는 임상 논문이 있다. 또 우리가 직접 콜라겐으로 임상을 해보니 ODF 흡수율이 321.8%로 높은 결과도 나왔지만 여전히 광고에서 '흡수'에 관한 표현을 쓸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흡수 관련 표현을 광고 문구로 사용하려면 현행법상 각각의 제품으로 관련 임상을 진행해야 한다. 장 대표는 "중소기업이 출시하는 모든 ODF 제품에 대해 임상을 진행하기란 비용 등 문제로 거의 불가하다. 관련 부서와의 지속적인 소통으로 이러한 부분을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유관 부처에서도 관심을 가져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대표는 현재 기술 도용으로 소송을 진행 중이다. 그는 "약 3년 전 국내 건기식 제조 기업 B사에서 우리 측 핵심 기술인력 9명을 데려가 우리가 개발한 기술을 그대로 적용한 생산설비를 1년 만에 만들어 냈다"며 "생산설비뿐만 아니라 글루타치온 제품지시서(핵심 레시피)까지 도용해 똑같은 제품을 생산해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B사는 제품지시서에서 핵심 원료 부재료를 0.1% 정도 바꾸는 방식으로 제품을 만들어 냈다. 이는 현재 전문의 겸 방송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유명인의 브랜드로 판매되고 있다"고 밝혔다. 장 대표는 B사를 상대로 민형사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그는 "B사를 압수수색했고, 도용이라는 증거까지 나온 상태로 형사 소송은 6월 전에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씨엘팜은 필름형 건기식 전문 브랜드 '닥터필'을 4년 전 론칭하면서 본격적인 ODF 건기식 활성화에 뛰어들었다. 현재 프로폴리스, 글루타치온, 홍삼, 파라크레스, 콜라겐, 유산균 등 다양한 ODF 제품을 출시했고 올해 추가로 신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장 대표는 "건기식 시장에서 까다롭기로 소문난 암웨이에 글루타치온 제품을 납품하고 있고, 3월에는 프로폴리스 ODF 제품을 글로벌 암웨이에 납품한다"고 소개했다.
해외 시장 진출과 수출에도 힘을 쏟는다는 계획이다. 현재 중국, 일본, 대만 등 8개국에 수출을 진행하고 있고 미국과 중국에 합작법인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ODF 수요가 증가하면서 씨엘팜 매출도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80% 성장한 매출을 달성했고, 올해는 100% 성장을 목표로 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정윤 매경헬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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