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불복' 시위에 직격탄 맞은 페루 관광…"하루 320원 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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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현지시간) 페루 쿠스코에서 황금색 갑옷을 걸쳐 입은 후안 파블로 후안나치니(48)가 체념한 듯 멍한 표정으로 내뱉은 첫마디다.
관광객이 급감한 원인은 다름 아닌 페루 내 반(反)정부 시위 때문이다.
페루는 코로나19 이전 연평균 450만명의 관광객을 유치하는 등 남미의 관광대국으로 군림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페루 여행을 계획한 관광객 대부분이 발걸음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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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스코 일간 관광객 1만명→250명 '급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온종일 일해봤자 100 솔(약 320원)밖에 못 벌어요. 우린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데 사람이 이렇게 없어서야 되겠어요?"
31일(현지시간) 페루 쿠스코에서 황금색 갑옷을 걸쳐 입은 후안 파블로 후안나치니(48)가 체념한 듯 멍한 표정으로 내뱉은 첫마디다.
그는 마추픽추로 가는 길목에서 한평생 '잉카 전사'의 모습으로 관광객들을 맞았다. 그러나 그가 서 있는 거리는 인적이 뚝 끊긴 채 한산하기만 했다.
이날 AFP 통신은 페루 경제를 책임지는 관광업이 '직격탄'을 맞았다며 업계 종사자들의 이 같은 고충을 소개했다. 관광객이 급감한 원인은 다름 아닌 페루 내 반(反)정부 시위 때문이다.
페루는 코로나19 이전 연평균 450만명의 관광객을 유치하는 등 남미의 관광대국으로 군림했다. 마추픽추를 비롯한 잉카 제국의 유적이 주된 관광 자원이다. 지난해 코로나19 유행이 한풀 꺾이면서 페루 관광업계도 모처럼 '기지개'를 켤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페드로 카스티요 전 페루 대통령 탄핵으로 이러한 기대는 산산조각 났다. 지난달 7일 페루 의회가 뇌물 수수와 권력 남용 등의 혐의로 카스티요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가결한 이후 페루에선 두달 가까이 '탄핵 불복'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시위대는 전국 주요 도로를 막고 의회 해산과 헌법 개정을 요구하며 점거 농성을 벌였다. 공항과 철도는 물론 관광지까지 성난 시위대의 공격을 받았다. 마추픽추를 봉쇄한 시위대는 매주 주말 관광객 100여명만 입장할 수 있도록 통행을 제한했다. 마추픽추행 열차는 운행을 중단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페루 여행을 계획한 관광객 대부분이 발걸음을 돌렸다. 페루 관광부는 반정부 시위 이후 호텔 객실 점유율은 83%가량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로 인한 경제적 피해는 하루에만 2500만 솔(약 8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쿠스코에서 3성급 호텔을 운영하는 헨리 야바르는 이날 AFP에 쿠스코 전체에 체류 중인 관광객 수는 250명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성수기 기준 하루 1만여명이 방문했던 것과 대비된다. 야바르는 지역 내 호텔 1200개 중 30%가 문을 닫았고, 예약 95%는 취소됐다고 덧붙였다.
쿠스코 중앙 광장과 인근 시장에 즐비한 대부분의 노점은 영업을 중단했다. 관광객들에게 판매할 기념품을 만드는 수공업자들도 일감을 손에 놓은 지 오래다. 관광 당국은 전국 수공업자 1만4000여명의 수입이 끊긴 것으로 집계했다.
한계 상황에 놓인 관광업계 종사자들은 페루 정부에 정책 지원을 호소했다. 야바르는 "정부가 최소한의 생명줄은 줘야 한다"며 "코로나19 유행 때처럼 대출 상환 유예와 세금 감면 조치를 시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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