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끝나가니 일본인들 다시 도쿄로 돌아와... 고질적인 ‘도쿄 쏠림’ 재발

도쿄/성호철 특파원 2023. 1. 31.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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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시내 중심가의 야경.

일본에서 고질적인 ‘도쿄 쏠림’ 현상이 재현되고 있다. 한때 코로나 유행에 따른 재택근무나 원격 근무의 영향으로 도쿄로 인구가 몰리는 현상이 주춤했지만, 작년에 다시 도쿄로 전입하는 일본인이 급증한 것이다. 일본은 인구 감소 상황에서도 지역에서 도쿄로 오는 전입자가 많아, ‘도쿄 일극(一極) 집중’이란 고질적인 문제로 시달리고 있다. 인구 감소에 따른 지역 붕괴가 한층 빨라지는 것이다.

31일 아사히신문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은 일본 총무성이 전날 발표한 ‘2022년 인구 이동 보고서’를 인용해 도쿄도에 들어오는 전입자가 전출자가 웃도는 전입 초과 규모가 3만823명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도쿄도는 흔히 ‘도쿄’로 얘기되는 도쿄 23구와 인근 지역까지 합친 행정 구역이다. 도쿄도로는 작년에 43만9787명이 전입했고 40만 1764명이 전출했다. 특히 우리나라 서울에 해당하는 도쿄23구는 2만1420명의 전입 초과였다. 좀 더 범위를 넓혀, 일본에서 ‘수도권’ 또는 ‘도쿄권’으로 불리는 도쿄도·가나가와현·사이타마현·지바현 전체로 보면, 전입 초과는 9만9519명에 달했다. 역시 전년보다 전입 초과 수가 1만7820명이 늘었다. 27년째 수도권이 지역의 인구를 흡수하고 있다.

도쿄 쏠림 현상은 코로나 때는 다소 누그러지면서 희망적인 상황이 연출됐다. 코로나가 한창이었던 2021년, 도쿄23구는 들어오는 인구(전입)보다 나가는 인구(전출)가 오히려 1만4828명이 많았다. 도쿄를 떠나, 주변 지역으로 젊은 직장인들이 퍼져 나간 것이다. 도쿄도의 경우에도 2021년에는 전입 초과가 5433명에 그치며 역대 최소를 기록했다.

일본 정부와 전문가들은 ‘2023년의 인구 이동’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도쿄 일극 집중이 코로나 이전으로 완전히 돌아갈지, 어느 정도 완화된 채로 남을지가 관건이기 때문이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 기준으로 보면, 한 해 동안 도쿄의 전입 초과 수는 8만2982명에 달했다. 2022년에도 전입이 많았지만, 코로나 이전과 비교하면 아직 절반 정도이다. 일본 정부로선 적어도 2022년 수준에서 도쿄 집중 속도를 잡고 싶은 것이다.

도쿄 집중의 열쇠는 원격 근무(텔레워크)가 쥐고 있다. 일본 생산성본부의 조사에서 2020년 5월 32%였던 기업들의 텔레워크 실시율은 2022년 7월에는 16%로 감소했다. 도쿄 일극 집중은 일본에선 고질적인 문제였다. 1991년 버블 붕괴나 2008년 리먼 쇼크와 같은 불황기에는 일시적으로 도쿄 전입 인구가 줄었다가 곧바로 원상 복귀되는 현상을 반복했다. 양질의 일자리가 많은 도쿄로 젊은층이 몰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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