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병두 “선물 개장 앞당기고 배당 손질...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31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은 내용이 담긴 ‘자본시장의 더 높은 도약을 위한 2023년 한국거래소 핵심전략’을 발표했다. 손 이사장은 한국 증시가 20년 넘게 지적받은 저평가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선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거래환경을 조성하고 ‘프리미엄 시장’으로 도약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거래소는 파생상품시장의 개장 시각을 오전 8시45분으로 앞당기는 방안을 추진한다. 현행 개장 시각은 현물시장과 동일한 오전 9시다. 해외 시장들처럼 주식시장 개장 전에 파생시장 거래를 시작해 글로벌 시황 정보를 미리 반영하고 변동성을 최소화한다는 설명이다.
파생상품시장에 자체 야간시장도 도입된다. 야간시간에 발생한 글로벌 이벤트에 의한 변동성 위험을 관리하고, 국내 시장 거래환경에 적합한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파생상품 수요가 국내 시장으로 전환되는 효과도 기대된다.
또한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도를 폐지하고, 영문 공시를 확대해 외국인 투자자 접근성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거래소는 2024년까지 자산 10조원 이상, 2026년 2조원 이상 상장사로 영문공시 의무화를 진행할 예정이다. 배당기준일에 앞서 배당금을 공개하도록 배당 관행도 개선한다. 현재 정부는 상장사의 배당금 규모를 먼저 확인한 뒤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으로 배당제도 개편을 추진 중이다.
거래소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서도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ESG 공시 가이드라인을 구체화하고, 기업지배구조 공시시스템을 구축해 정보공개 효율성을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거래소는 대체거래소(ATS) 출범과 증권형 토큰(STO) 등 자본시장을 둘러싼 변화에 대비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주도권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손 이사장은 “ATS는 자본시장의 동반자면서 동시에 경쟁상대”라며 “한국거래소가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거래소는 올해 증권형 디지털자산을 위한 장내 유통시장을 개설할 계획이다.
공매도 전면 재개와 관련해서는 “정부 당국과 일반 투자자들의 컨센서스가 모아져야 한다”면서 “지금 단계에선 불법 공매도를 뿌리뽑기 위해 단속 역량을 강화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저의 원칙적인 의견은 공매도는 가격발견과 위험 관리를 위한 효율적인 매매 기법이라는 것”이라며 “컨센서스가 모아지는대로 (공매도 관련) 제도 개선 계획을 밝히겠다”고 덧붙였다. 거래소는 현재 1주일 이상이 소요되는 무차입공매도 점검 기간을 2일 이내로 단축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거래소는 기업공개(IPO) 공모주의 상장 당일 가격 변동폭을 공모가의 63~260%인 현행에서 60~400%로 넓혀 가격발견 기능을 강화하고 주가 안정화를 꾀한다는 계획이다.
손 이사장은 “금융시장을 둘러싼 환경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하고 짜임새 있는 액션 플랜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시장참여자와의 상생협력을 통해 자본시장의 ‘넥스트 노멀’을 주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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