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유령’ 서현우 “24kg 증량 힘들었지만, 요즘 사는 게 즐거워요”
서현우는 영화 ‘유령’(감독 이해영)에서 통신과 암호해독 담당 천계장을 연기했다. ‘유령’은 1933년 경성, 조선총독부에 항일조직이 심어놓은 스파이 유령으로 의심받으며 외딴 호텔에 갇힌 용의자들이 의심을 뚫고 탈출하기 위해 벌이는 사투와 진짜 유령의 멈출 수 없는 작전을 그렸다.
서현우는 “이해영 감독님이 맡기고 싶은 작품이 있는데 요즘 근황이 어떠냐고 물었다. 다시 살을 찌우고 있다니 책을 보내주겠다고 하더라. ‘유령’ 시나리오 받았을 때 천계장 캐릭터가 다소 어렵게 느껴졌다. 극에 나오는 인물들이 시대적 사명감도 있고 비장함을 가지고 있는데, 천계장은 그 사이에서 중간중간 분위기를 무겁지 않게 가져가는 인물이라 어떻게 적정 수준을 가져갈지 고민했다. 시작할 당시에는 부담을 안고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호텔에서 나가야만 필사적인 이유도 대의명분이 아니라 반려동물에 대한 애정인 천계장처럼, 당시 반일 항일이 아니라 자기 삶을 살아가기 바쁜 사람도 있었을 거다. 그런 부분이 우리 영화를 더 현실감 있게 만든다고 생각했다”며 “제가 실제로 반려견과 반려묘를 키우고 있어서 천계장의 감정을 더 이해하기 쉬웠다. 고양이는 영역 동물인데, 천계장은 자신이 돌아가지 않으면 반려묘 굶어 죽을 수 있으니까 절실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이어트 비법을 묻자 “살을 뺄 때는 소금과의 전쟁이다. 안 먹을 수는 없고, 먹는 걸 잘 조절하고 운동도 한다. 상상하는 것처럼 5~6시간 운동하지는 않는다. 찌울 때도 전문가의 의견을 받아서 잘 먹었다. 사실 체중 증량이 더 힘들다. 먹는 게 괴로워 울면서 먹은 적도 있다. 무거워진 몸을 가지고 운동해야 해 더 힘들더라. 같은 1시간 운동이라도 증량할 때는 근육을 찢어서 부피를 크게 만들고 체중 감량할 때는 유산소 운동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체중 증량이나 감량은 작품에 따라서 한다. 눈매가 강한 편이라 푸근한 인상이나 능글스러운 인상을 원하실 땐 살을 찌운 걸 원하기도 하고, 때로는 감량을 원하는 작품도 있다. 감독님이나 작품의 니즈에 맞게 하는 편”이라며 “앞으로도 납득하면 캐릭터에 맞게 할 것 같다. 다만 폭풍 증량은 건강 문제로 조심스럽게 접근할 생각이다. 건강하게 오래 배우를 하고 싶어서 고민이 커졌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그런가 하면 서현우는 ‘유령’에서 호흡을 맞춘 배우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유령’ 팀 모두가 명절날 친척들 모인 것처럼 화기애애했다. 모든 배우가 서로 배려했다”며 “설경구 선배를 만나다니 역사적 순간이었다. 배우가 되고 싶다고 생각한 여러 가지 이유 중 하나가 선배였다. 뵙기 전부터 떨렸고 선배님 눈빛을 보는데 현장이 고요했다. 하고 싶은 거 다 하라고 괜찮다고 말씀 주시는데, 그 아우라와 포스에 긴장과 떨림이 정돈됐다. 선배님과 리허설하면서 그 내공과 노련함에 더 존경하게 됐다. 현장에서 스태프 이름 기억하고, 한명 한명 컨디션 체크하고 아버지 같으신 분이었다”고 밝혔다.
계속해서 “이하늬는 저랑 동갑인데 누나 같은 면이 있다. 따뜻한 친구고 에너지가 너무 좋다. 영화에서도 엄청난 액션을 해줬지만, 지칠 때쯤 으?으? 이끌어주고 현장 분위기를 잡아줬다. 정말 매력적이고 다재다능한 친구다. 박해수 형도 극 중에서는 악랄한 모습을 보여주지만 일상은 너무 귀엽다. 카이토 역할을 위해 일본어를 2주 만에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매끄럽게 잘해서 모두가 기립박수 쳤다”며 치켜세웠다.
또 한국예술종합대학교 후배인 박소담에 대해서는 “학교도 실제로 같이 다녔고, 독립 영화도 같이 찍었던 시절이 있다. 이번 현장에서 만났을 때 굉장히 뿌듯하고 뭉클하고 신기했다. 현장에서 놀란 건 연기하는 순간뿐만 아니라 연기를 하지 않는 순간도 목격하는데, 한층 성숙해져 있는 모습을 봤다. 제가 선배지만 배울 점이 많았다. 같이 연기할 때도 어색하지 않았고, 서로에 대한 믿음이 있어서 편하게 연기했다”며 “그냥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현장이 그립다. 그만큼 너무 좋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감사하게도 작품과 캐릭터들의 색채가 달라서 배우로서 감사하죠. 예전에는 혼자 고민하고 캐릭터를 만들어 준비한 걸 구현해야 했는데, 함께 만들어 갈 수 있어 외롭지 않고 너무 감사하고 든든해요. 미술 소품 조명 등 모든 사람의 도움을 받아서 만들어 가는 게 너무 즐겁죠. 길에서 만난 분들이 잘 봤다고 응원해주시는 것도 너무 신기하고 즐겁고요. 저라는 사람이 베이스고 목소리나 얼굴 형태를 바꿀 수 없지만, 올해도 다른 상황과 시대를 만난 서현우의 모습을 아낌없이 보여드리겠습니다. 지치지 않고 다양한 작품으로 찾아뵐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웃음)”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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