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무리 역사 쓰는 정해영, 타이거즈 연봉 역사도 바꿨다
타이거즈 마무리 역사를 바꾼 정해영(21·KIA)이 타이거즈의 연봉 역사도 새로 썼다.
정해영은 지난 29일 연봉 2억3000만원에 재계약 했다. 지난해 연봉 1억7000만원에서 35.3%가 인상됐다. 2020년 고졸신인으로 데뷔한 정해영은 3년차에 1억원대 연봉 대열에 합류한 뒤 4년차에 곧바로 2억원대 연봉을 받는 선수가 됐다.
타이거즈 구단 역사상 4년차에 연봉 2억원의 문턱을 넘은 선수는 아무도 없었다.
이전에 가장 어린 연차에 2억원을 받은 선수는 내야수 안치홍(롯데)이다. 2009년 고졸신인으로 데뷔했던 안치홍은 5년차였던 2013년 2억원에 계약했다. 정해영이 그보다 빠르다.
KIA 최고 에이스였던 윤석민, 양현종도 2억원을 받기까지는 훨씬 오래 걸렸다.
윤석민의 연봉은 6년차였던 2010년에야 2억2000만원이 됐고, 양현종의 연봉은 무려 9년차였던 2015년에야 처음으로 2억원이 됐다.
무려 10여 년 전이다. 그 사이 프로야구 선수들의 몸값 기준은 매우 달라졌다. 키움 등 몇몇 구단이 소속 핵심 선수에 대한 파격적인 연봉 책정을 통해 ‘최고 대우’ 경쟁을 하면서 연차별 최고 연봉 역시 매우 치솟았다. 그러나 모든 선수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출발점, 신인 최저연봉(3000만원)은 10여 년 전에 비해서도 크게 높아지지는 않았다. 저연차에 1억원대 연봉을 받는 선수조차 전반적으로는 극히 소수다.
KIA 내에서도 안치홍, 윤석민, 양현종 등 비교 선수들이 전부 10여 년 전의 이름이라는 점은 기대받는 ‘영건’이 늘 가득했던 KIA 역사를 통틀어서도 정해영이 독보적으로 빨리 달리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KIA에서 이 정도 어린 연차에 이 정도 기량을 터뜨리며 연봉에서 인정받고 존재감을 드러낸 선수가 그만큼 없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정해영은 2년차였던 2021년 처음으로 마무리를 맡아 곧바로 34세이브를 수확하며 선동열(1993·1995년), 임창용(1998년), 윤석민(2015년)에 이어 타이거즈 사상 5번째로 시즌 30세이브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평균자책 3.38로 32세이브를 기록해 타이거즈 최초로 2년 연속 30세이브 이상을 거둬들인 마무리로 기록됐다. KBO리그 최연소 30세이브와 최연소 50세이브 기록도 차례로 경신했다.
정해영은 아직 어린 ‘초보 마무리’인데도 리그 정상급 마무리로서 기록을 써가며 경험을 쌓고 있다. 그 성장세가 KIA의 연봉 역사를 통해서도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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