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출국···강백호의 다짐 “연봉이 전부는 아니니까요”
강백호(24·KT)가 2023년의 시작을 위해 떠났다.
강백호는 3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KT 스프링캠프가 시작될 미국 애리조나 투손으로 출발했다. 선수단이 지난 29일 모두 출국했지만 연봉 계약이 가장 늦어 출국 준비도 늦어진 강백호는 혼자 미국행 비행기를 탔다.
2018년 고졸신인으로 데뷔해 ‘슈퍼루키’로 불리며 고속질주 해왔던 강백호는 지난 시즌 큰 부상으로 처음 제동이 걸렸다. 많은 것이 달라졌다. 시즌을 절반밖에 뛰지 못했고, 오랜 시간 2군에도 있었고, 데뷔 이후 줄곧 높기만 하던 기대치가 가라앉기도 했다. 그 결과 올시즌 연봉이 대폭 삭감됐다. 해당 연차에서 늘 정상급 연봉을 받아왔던 강백호의 연봉은 6년차가 된 올해 5억5000만원에서 2억9000만원으로 47.3%나 삭감됐다. 선수단 캠프 출발 직전인 28일 밤 늦게야 사인할 정도로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
그러나 사인을 한 이상, 강백호는 다 털어냈다. 지난 시즌 실패를 발판으로 올해 확실히 보여주겠다는 다짐을 했다.
강백호는 출국 전 인터뷰에서 “연봉에는 크게 신경쓰지 않고 있다. 잘 조율됐기 때문에 계약한 것이고 구단도 많이 배려해줬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연봉이 다가 아니다. 그렇게 생각한다. 연봉이 선수의 급을 나누지 않는다는 것을 올시즌에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강백호가 데뷔 이후 가장 큰 몸과 마음의 고생을 안았던 이유는 부상이었다. 개막 직전 발가락이 피로골절돼 수술을 받았고 시즌 중 복귀해서는 햄스트링 부상으로 또 자리를 비워야 했다. 경기 중 다친 것이 아니라 자연적으로 발생한 부상으로 그렇게 오래 뛰지 못한 것은 처음이었다.
강백호는 “몸 관리를 잘 해야겠다고 느꼈다. 기량이 전부가 아니고 그런 세부적인 것들이 결국 기량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 미숙했던 부분을 지난 시즌 많이 배웠다”며 “그래서 올해 목표도 오로지 안 다치는 것이다. 다치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제대로 뛰기 위해서 웨이트트레이닝보다는 보강운동에 비중을 두고 비시즌 몸 관리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강백호는 3월 열리는 제5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선발됐다. 앞으로의 야구인생에서 아주 중요한 시즌의 준비 기간, 국가대표로서도 준비를 해야 한다.
2019년 프리미어12와 2021년 열린 도쿄올림픽에 이어 세번째 태극마크를 달게 된 강백호는 “시즌을 준비하는 기간 대표팀에 합류하는 것은 처음이라 신기하고 기대도 된다. 다른 선수들을 보고 많이 배우겠다”며 “(대표팀에서) 항상 막내였는데 이제는 연차도 쌓인 채로 대표팀에 가게 됐다. 책임감을 갖고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 그래야 팬들이 (선발된 데에 대해) 수긍할 수 있을 것이라 각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공항 |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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