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L] 녹아버린 '리치 킹'의 칼날

사진=OMG 공식 웨이보

(MHN스포츠 이솔 기자) 꽁꽁 얼어붙었던 협곡에도 봄이 찾아왔다.

지난 30일 오후 6시, 중국 2개 지역(청두-항저우)에서 펼쳐진 2023 LPL 스프링 3주 1일차 경기에서는 OMG가 LGD를, RA가 NIP를 각각 2-0으로 제압했다.

OMG-LGD '오 마이 갓'

1경기에서는 누구나 예상할 수 있었던, 다소 일방적인 흐름 끝에 오 마이 갓(OMG)이 라오간디 게이밍(LGD)에 완승을 거뒀다.

1세트부터 믿기지 않는 장면이 펼쳐졌다.

미드라인에서 등장한 이렐리아(LGD xqw)가 카사딘(OMG 크렘)에게 솔로킬을 당했으며, 바텀 라인에서는 '선 수확의 낫'을 간 제리(OMG 에이블)가 시비르(LGD Lpc)를 상대로 라인을 밀어넣는 등 상식이 뒤집힌 경기가 펼쳐지며 OMG가 무난하게 승리를 거뒀다. 특히 27분 카사딘의 바론 스틸은 결정적이었다.

카사딘-제리의 존재로 시간이 갈 수록 OMG가 유리해지는 가운데, 초반부터 열세를 기록한 LGD는 OMG를 상대로 반반 이상의 경기를 펼치지 못하고 완패했다.

이어 펼쳐진 2경기에서는 초-중-후반 모두 무난한 조합을 갖춘 OMG가 15분 전령 한타에서 승리하며 앞서갔고, 이후 천천히 상대를 압박해가며 승리를 거뒀다. 단 18분만에 3번째 드래곤을 획득한 아키(오공)은 본인이 앞장설 필요도 없는 '행복롤'을 펼쳤다.

사진=닌자스 인 파자마스(NIP) 공식 웨이보, 리치 이재원

NIP-RA '녹아버린 리치 킹의 칼날'

2경기에서는 잠들어있던, 나쁘게 말하면 '냉동 인간' 상태에서 깨어난 리치 킹이 시대의 흐름을 극복하지 못했다.

리치는 나르를 꺼내들며 크샨테 견제를 택했으나 라인전에서도, 한타에서도 나르를 5픽으로 꺼내든 이유를 증명하지 못했다.

1세트에서는 정글러 XLB(세주아니)의 적극적인 오브젝트 관리로 24분만에 4용을 획득하며 닌자스 인 파자마스(NIP)가 무난한 리드를 잡았다.

그러나 레어 아톰(RA)은 오랜만에 'RA식 바론' 대신 바론 주변 시야를 모두 잡아놓은 상황에서 근거 있는 바론을 시도, 경기시간 24분 바론 처치에 성공하며 순식간에 경기를 뒤집었다.

결국 29분 한타에서 '예열 안 된 나르'라는 빈틈을 노린 RA는 무난하게 바론-장로를 두르며 승기를 결정지으려고 했다. 그러나 NIP 또한 32분경 탑 라인 한타에서 '바론-장로 버프'를 내준 열세에도 한타를 대승하며 'V5시절'을 떠올리는 듯 했다.

결말은 허무했다. 36분경 '스펠 실드'를 믿고 앞포지셔닝을 잡던 포틱(시비르)이 상대 레얀(바이)의 강타-정지명령(R)에 적중당하며 그대로 노출됐고, 한타에서 가장 먼저 쓰러지며 NIP의 역전 노림수는 단 한 순간 무로 돌아갔다.

2세트는 리치 킹이 다시 얼음왕관 성채로 돌아간 가운데 교체선수로 인빈시블이 출전, 카밀을 선보였다.

그러나 '더 쉬워진 탑'을 상대한 RA는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승리를 거뒀다. 탑-미드라인에서 각각 솔로킬이 발생했으며, 특히 미드라이너 드림(레넥톤)은 20분까지 4데스를 기록하며 없는 선수가 됐다.

물론 경기시간 22분 'RA식 바론'이 또 한번 등장하며 상대에게 에이스를 허용했으나, 경기시간 30분 스플릿 푸쉬를 펼치려는 인빈서블을 손쉽게 끊어내고, 본대는 교전 회피에 성공하며 30분경 수적 우위 속에 근거 있는 바론 시도로 경기 승리를 굳혔다. 39분의 경기 끝에 RA는 더는 'RA식 바론'등의 실수 없이 넥서스를 파괴했다.

이날 승리로 OMG와 RA는 각각 1승씩을 추가, RA는 2전 전승(세트 +3)으로 단독 2위에, OMG는 1승 1패(세트 0)로 이날 패배한 NIP와 함께 공동 9위에 위치했다. 2연패를 달린 LGD(세트 -3)는 같은 처지의 15위 FPX (세트-2) 아래인 16위에 이름을 올렸다. 꼴찌는 애니원스 레전드(AL, 2전 전패, 세트 -4)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