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도 전기차 가격 내렸다…테슬라발 가격 인하전 확산

머스탱 마하-E, 테슬라 모델Y 가격과 비슷
포드 주력 모델, 가격 인하로 IRA 혜택도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미국 1위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가격 인하로 판매량을 끌어올리자 2위 업체인 포드도 가격 인하에 나섰다. 테슬라가 시작한 가격 경쟁이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포드는 전기SUV 머스탱 마하-E를 모델에 따라 1.2~8.8% 인하했다. 금액으로는 평균 4500달러, 최대 5900달러(약 725만원) 저렴해졌다.

포드는 공급망 효율화 등으로 전기차 생산비를 절감했기 때문에 가격 인하가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또 급격한 시장 변화 속에 경쟁력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포드는 테슬라를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이번 조치는 전기차의 가격 경쟁이 업계 전체로 확산하는 신호탄으로 여겨진다.

포드의 전기차부문 최고고객책임자(CCO)인 마린 자자는 “경쟁사들도 가격을 조정하고 있다”면서 “시장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에 우리도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가격 인하로 머스탱 마하-E 가격은 최저 4만6000달러부터 최고 6만4000달러로, 경쟁모델인 테슬라 모델Y와 비슷해졌다.

앞서 테슬라는 세단인 모델3와 모델S, SUV인 모델Y와 모델X의 판매가를 6.4%~19.7% 할인했다. 이에 따라 모델Y의 가격은 6만6000달러에서 5만3000달러로 낮아졌다. 바이든 행정부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세액공제 조건을 충족한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5만5000달러 이하 전기차에 최대 7500달러의 혜택을 주기로 했다.

포드 역시 가격 인하로 주력 프리미엄 모델의 가격은 5만달러 초중반으로 낮아져 IRA 혜택을 보게 됐다.

이는 빠르게 성장하는 전기차 시장 경쟁에서 무시할 수 없는 가격 경쟁력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미국 전기차 판매량은 1년 전에 비해 52% 늘었다. 이 가운데 테슬라의 점유율은 48.4%로 압도적이었으며 이어 포드(7.8%), 쉐보레(6.3%) 등의 순이었다.

모델 별로 보면 테슬라의 모델Y와 모델3가 각각 22.5%와 20.4%에 달했다. 포드의 경쟁 모델인 머스탱 마하-E는 4.5%였다.

제프 필드핵 카운터포인트 리서치담당은 미국 전기차 판매량의 2030년까지 연평균장기성장률(CAGR)은 37%에 달해 연간 판매량이 10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면서 “세금 보조는 전기차 수요를 끌어올릴 것이며 더 많은 업체들이 가격을 인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가격 경쟁에 따른 득실은 전기차 업체마다 크게 갈릴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의 자동차부문 매출총이익률은 25% 수준으로 기존 완성차 업체보다 10%포인트 가량 높다. 그만큼 가격 인하를 하더라도 수익성을 맞출 여지가 있는 셈이다. 반면 포드 같은 경쟁사들은 숨쉴 공간이 부족하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포드 주가가 2.9% 하락한 것은 이 같은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존 머피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연구원은 최근 “대부분의 완성차 업체들은 현재 전기차 부문에서 손해를 보고 있다”며 “가격 인하는 전기차 사업을 더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앞서 지난 6월 존 롤러 포드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머스탱 마하-E 수익성이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사라졌다’며 손실을 줄이기 위해 머스탱 마하-E 가격 인상으로 대응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kw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