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가 달라진 흥행공식? '카운트' '멍뭉이' '대외비' 순차 등판
[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이후 극장가는 공연업계와 달리 예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현장성’이라는 대체불가 장점이 있는 공연과 달리 영화는 스크린서 보는 즐거움이 있지만 비용 대비 만족도 등의 변수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라는 대안이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흥행공식 또한 달라졌다. 영화업계의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다.
2022년 한국영화 흥행작을 보면 톱 1~3위가 모두 속편이다. ‘범죄도시2’가 1270만명을 모아 1위, ‘한산:용의 출현’이 726만명으로 2위, ‘공조2:인터내셔날’이 698만명으로 3위를 차지했다. 6위 ‘마녀 파트2. 디 아더 원’까지 합하면 톱6에 4편이 시리즈물이다. 확실히 검증된 작품을 고르는 경향이 짙어진 것이다.
톱10에서 신작은 이정재 연출의 ‘헌트’(435만명, 4위)와 사극 스릴러 ‘올빼미’(322만명, 5위), 흥행 이변을 일으켰던 ‘육사오’(198만, 8위), 칸영화제 수상작 ‘헤어질 결심’(189만명, 9위)이 눈에 띈다.
블록버스터급 화제작이었던 ‘비상선언’은 205만으로 7위, ‘외계+인1부’는 153만명으로 톱10에 올랐으나 기대이하의 성적을 거뒀다. 그러니까, 화려한 캐스팅과 유명한 감독이 연출해도 영화의 재미와 입소문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외면을 받은 셈이다.
올 1월에는 설 특수를 겨냥해 개봉한 ‘교섭’이 120만명을, ‘유령’은 50만명을 넘긴 가운데,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200만 고지를 눈앞에 뒀다. 또 지난해 11월 개봉한 일본영화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오세이사')가 지난 29일 누적관객수 100만명을 돌파하며 흥행이변을 일으켰다.
다시 말해, 최근 1년간 인기 영화의 속편이거나 ‘아바타:물의 길’처럼 압도적인 영화적 경험을 선사하는 블록버스터 아니면 ‘슬램덩크’나 ‘육사오’처럼 확실한 입소문을 타야 흥행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김형호 영화산업분석가는 “장르가 확실한 영화, 멜로면 멜로, 액션이면 액션 등 해당 장르 관객에게 명확하게 어필할 수 있는 영화가 잘 된다”고 봤다. “특히 비수기에는 확실히 장르영화가 잘 된다”며 “순한 맛보다 강한 맛 영화가 코로나19 극장 관객들에게 더 어필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령별로 관객이 이분화되는 경향도 감지된다. 그는 “30대 이하는 장르영화, 40대 이상은 가족영화를 선호한다”고 비교했다. “30대 이하는 자신들이 선호하는 영화를 찾아가는 과정 같기도 하다”고 부연했다.
김 분석가는 “2030대 관객 비율이 높은 신인 감독의 영화는 당장의 흥행 성적보다 영화에 대한 평가(평점)가 중요해 보인다”며 “평점 8.8점 이상만 나오면 그 감독의 다음영화는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장기흥행에 들어간 가운데, 팬데믹으로 개봉이 연기됐던 한국 영화들이 잇따라 개봉한다.
진선규 주연작 '카운트'를 시작으로 차태현 유연석의 '멍뭉이' 그리고 조진웅 이성민의 '대외비' 등이 개봉을 예고했다.
'카운트'는 근성 강한 금메달리스트 출신 고등학교 체육교사 시헌(진선규 분)이 오합지졸 복싱부를 가르치는 이야기다. '해운대'(2009) 각색을 맡은 권혁재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연극판에서 활동했던 진선규가 오나라, 고창석과 호흡을 맞췄다. 극중 진선규의 아내로 분한 오나라는 “진선규 배우와는 호흡을 많이 맞춰왔기 때문에 내가 뭘 해도 다 받아준다.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는 경험을 굉장히 오랜만에 했다”라고 밝혔다.
오는 3월 1일 개봉하는 ‘멍뭉이’는 견주 인생 최대 위기를 맞은 사랑꾼 ‘민수’(유연석 분)와 인생 자체가 위기인 민수의 사촌형 ‘진국’(차태현 분)이 반려견 ‘루니’의 완벽한 집사를 찾기 위해 제주도로 향하는 이야기다. 두 사람은 2008년 드라마 ‘종합병원2’ 이후 15년만에 재회했다. '청년경찰' 김주환 감독의 신작이다
범죄드라마 ‘대외비’는 3월 개봉을 예고했다. 1992년 부산, 만년 국회의원 후보 해웅(조진웅 분)과 정치판의 숨은 실세 순태(이성민 분), 행동파 조폭 필도(김무열 분)가 대한민국을 뒤흔들 비밀문서를 손에 쥐고 판을 뒤집기 위한 치열한 쟁탈전을 벌이는 이야기다. 제72회 칸영화제 초청작 ‘악인전’의 이원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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