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과 구창모 또는 낯선 카드···WBC 일본전 선발, 당신의 선택은?
오는 3월 열리는 월드베이스클래식(WBC)1라운드에서 한·일전 결과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한국과 일본은 호주, 체코, 중국과 B조에 함께 포함돼 있는데 조2위까지 8강행 티켓 확보가 가능한 것을 고려하면 한·일전 승패에 관계없이 다음 단계로 올라갈 수 있는 길은 넓다. 대한민국 대표팀 이강철 감독이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1라운드 첫 경기 호주전(3월9일)에 오히려 올인 승부를 벌이려는 뜻을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래도 한·일전은 한·일전이다. 대회 전체 성패와 관계없이 한국과 일본의 대항전이 갖는 그 자체의 무게감이 굉장하다.
일본 언론에서도 벌써부터 일본대표팀의 1라운드 선발 로테이션을 조망하며 한국전 선발에 주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 주말 이후로 일본 언론에서는 한국전 유력 선발로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를 점찍어 보도하고 있다. 그러나 변수는 여전하다. 2월17일 일본 미야자키에서 시작하는 팀훈련을 시작으로 선수별 페이스에 따라 벤치의 생각이 얼마든지 바뀔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 대표팀 역시 3월10일 일본전에 내세울 선발투수에 관한 관심 또한 점점 커지는 분위기다.
한국 야구 대표팀은 전통적으로 일본전에 좌완투수를 선발로 중용해왔다. 1988년 서울올림픽 일본전 선발에서 좌완 김기범을 내세워 효과를 본 것을 시작으로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의 구대성,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의 김광현, 2009년 WBC에서의 봉중근 등 좌완투수들을 ‘킬러’로 내세웠다. 이번 대회에서도 일본전이라면 통념상으로는 누구라도 좌완투수를 우선 떠올릴 만하다.
스포츠경향이 새롭게 제작하는 야구 전문 영상콘텐츠 ‘최강볼펜’의 유튜브 페이지 커뮤니티 코너에서도 비슷한 생각을 보이는 야구팬들이 대댜수였다. 이달 초 야구 대표팀 명단 발표 뒤 진행한 관련 설문에는 31일 현재 15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이 중 김광현(SSG)에게 투표한 팬이 50%에 이르렀다. 또 38%의 팬이 신예 좌완 구창모(NC)를 지목했고, 7%는 2020 도쿄올림픽 일본전 선발로 나선 고영표(KT), 4%는 일본에는 낯설 수 있는 우완 소형준(KT)을 골랐다. 한·일전 선발투수로 가장 나은 선수를 골라달라는 질문에 선택 항목에는 4명만을 올린 설문이었다.
이강철 감독은 일본전을 포함한 경기별 선발투수 공개를 가급적 늦출 것으로 보인다. 2월16일 미국 애리조나 캠프 이후로 선수들의 컨디션을 읽으면서 투수 운용을 구체화할 수 있다. 투구수 제한(65구)도 확실한 1라운드에서 만큼은 선택지는 꽤 넓어보인다. 좌완투수를 이번에도 앞세우되 김광현과 양현종(KIA) 등 베테랑을 중용하는 것과 구창모 같은 낯선 투수를 기용하는 것을 놓고 우선 고민할 수 있다. 또 이전까지 일본전 패턴과는 다른 우완 투수 가운데 깜짝 선발 카드를 고를 수도 있다.
대표팀 투수 가운데 소속팀에서 선발로 뛰는 우완투수로는 이들 외에도 곽빈(두산), 박세웅(롯데), 원태인(삼성) 등이 있다. 또 좌완투수 가운데는 이의리(KIA) 김윤식(LG) 같은 일본 대표팀에는 아주 생소한 선수도 있다.
야구 한·일전이 열릴 때면 일본 대표팀 선발투수가 매번 화제가 된다. 일본에서도 한국의 일본전 선발을 궁금해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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