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바이벌 총성 울렸다…큰손이 달려간 곳은[마켓인]

김대연 입력 2023. 1. 31. 06:30 수정 2023. 1. 31. 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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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주식 위탁사 선정하는 기관 가장 많아
시장 변동성에 안정적인 수익률 내기 원해
새해 들어 돈 풀기 시작하는 큰손들 '쏙쏙'
국내주식·부동산 블라인드 펀드 공모 진행

[이데일리 김대연 기자] 새해 들어 국내 자본시장 큰손들이 꽁꽁 닫았던 지갑을 열기 시작했다. 지난해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유동성 경색이 심해지면서 출자사업에 몸을 사리던 주요 기관투자가(LP)들이 큰 고비를 넘겼다는 판단에 새 출발을 하려는 모습이다. 특히 지난해는 증시 변동성 때문에 주식에서 큰 손실을 피할 수 없었던 만큼 큰손들이 지금 가장 주목하는 부문은 해외주식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국내 기관투자가 출자사업 현황. (자료=각 기관)
해외주식 출자사업 多…경쟁의 서막 열렸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사학연금이 내달 2일 오후 4시까지 해외주식 위탁운용을 위한 역외 공모펀드 운용사를 모집한다. 1차 제안서 심사와 2차 구술 심사, 현장 실사 등을 거쳐 오는 3월 중 총 6곳을 선정해 각 700억 내외씩 총 42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사학연금은 지난해 11월 말 기준 해외주식(간접) 시간가중수익률이 마이너스(-) 9.18%를 기록했다. 사학연금이 지난 2021년 해외 주식시장 호황에 힘입어 해외주식 수익률만 27.12%라는 높은 성과를 달성한 것에 비해 다소 초라한 성적이다. 해외주식(간접) 투자자산 규모는 2조5269억원으로 전체 금융자산 23조5001억원 중에서 10.75%를 차지한다.

특히 사학연금은 지난해 달러 강세가 지속하고 원·달러 환율이 역사적 고점에 다다르자 기대수익률이 낮아진 해외주식과 채권을 파는 등 중장기 전략적 자산배분(SAA)을 개정하기도 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향후 5년간 해외주식 비중은 20%로 기존 24.5%보다 4.5%포인트(p) 축소됐다. 자산 비중도 올해는 21%로 종전보다 3%p 하향했다.

이처럼 SAA에 따르면 해외주식 투자비중은 줄어들 전망이지만, 국내외 주식시장이 요동치면서 수익률이 급격하게 감소하자 역량 있는 운용사에 투자해 성과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우정사업본부 또한 우체국예금 해외주식 글로벌 ETF형 위탁운용사와 우체국금융 해외주식 자문운용사를 각 2곳씩 총 4곳을 내달 선정할 계획이다. ETF(상장지수펀드)는 주식처럼 실시간으로 자유롭게 사고팔 수 있으며, 여러 종목에 분산투자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앞서 우체국예금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해외주식 수익률이 -12.35%로 벤치마크(BM) 대비 낮은 성과를 기록했다. 당시 한국 코스피는 작년 말 대비 27.61% 하락했고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도 23.62% 급락했다.

행정공제회도 해외주식 랩서비스 증권사 선정을 위한 서류접수를 오는 31일 마감하며, 정량평가와 현장실사, 정량평가 등을 거쳐 내달 말 1곳을 뽑을 예정이다.

국내 주식·부동산 등 서바이벌 열기도 ‘후끈’

이 밖에도 국내 주요 기관투자가들은 국내주식형과 국내 부동산 블라인드 펀드 선정 작업에 착수했다. 수협중앙회와 산립조합중앙회는 국내주식형 자문사 대상 위탁운용사 모집을 마치고, 현재 전형 절차를 진행 중이다. 노란우산공제도 부동산 대출형 블라인드 펀드 위탁운용사를 선정 공고를 내고 내달 17일까지 제안서를 받는다. 출자 규모는 총 3000억원으로 운용사 두 곳에 투자할 계획이다.

노란우산공제는 실물 담보 대출 및 개발사업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등 국내 부동산에 선순위 중심으로 투자하는 순수 대출형 펀드에 출자한다. 부동산 대출 시장이 위축됐어도 조정폭이 컸던 만큼 국내 주요 도시 오피스와 물류 등 안전한 자산부터 투자하겠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 공제회 관계자는 “미국 기업이 작년 4분기 실적 발표를 하고 있는데, 예상보다 ‘어닝 서프라이즈’가 많이 나오고, 유럽도 예상보다는 상황이 괜찮다”며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 등이 주식시장에 이미 상당 부분 선반영된 측면이 있어 올해는 수익률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연기금 관계자도 “작년에 주식 수익률이 -20%에 이르는 등 성과가 너무 저조했다”며 “연초 이후 지금까지 상황은 나쁘지 않은데, 올해는 성과를 지속적으로 관리해 당연히 주식 수익률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또 반드시 그래야만 한다”고 전했다.

김대연 (bigkit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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