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괴롭혔던 KIA 특급신인에게 안타? 영혼의 배터리는 '옛말’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네.”
키움 신인포수 김동헌에게 지난 29일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서 충암고 ‘영혼의 배터리’ 얘기를 꺼냈다. 에이스 윤영철(KIA)과 포수 김동헌은 2022시즌 주요 고교대회를 휩쓸었다. 청소년 국가대표팀에도 나란히 포함돼 태극마크를 달았다. 윤영철은 대표팀 핵심 좌완, 김동헌은 주전 포수였다.
국내 야구 팬들에겐 JTBC 예능프로그램 최강야구를 통해 이름을 알렸다. 윤영철이 몬스터즈의 이승엽 감독, 박용택 등 KBO리그 레전드 출신 타자들을 압도할 때, 묵묵히 공을 받아주며 호투를 뒷받침한 포수 역시 김동헌이었다. 방송에는 김동헌이 위기서 마운드에 올라온 윤영철에게 힘을 주는 모습도 나온다.
김동헌에겐 결과적으로 홈구장을 미리 방문한 셈이었다. 충암고와 몬스터즈의 맞대결 시리즈가 고척돔에서 열렸기 때문이다. 키움의 초청으로 선배들의 포스트시즌 역시 직관하기도 했다. 김동헌은 “고척은 설렘으로 가득하다”라고 했다.
이제 김동헌에게 고척돔은 야구인생의 희로애락을 함께 할 곳이다. 윤영철과의 운명의 투타 맞대결도 성사될 수 있다. 두 사람이 키움과 KIA의 1군에 있고, 그 와중에 고척에서의 맞대결 일정이 잡히면, 타순까지 제대로 걸리면 만날 수 있다.
윤영철이 작년 가을 신인 입단식을 위해 광주 KIA챔피언스필드를 방문한 적이 있었다. 당시 1군에서 김동헌과의 투타 맞대결을 꿈꾼다는 얘기를 했다. 물론 봐줄 마음은 전혀 없어 보였다. 몇 개월이 흘러 김동헌에게 “윤영철을 상대하면 안타 칠 수 있나요”라고 했다.
그러자 김동헌의 대답은 간결했다. “네.” 윤영철처럼, 김동헌 역시 질 마음이 없다. 이렇게 해서 올 시즌 키움과 KIA의 맞대결의 색다른 관전포인트 하나가 생겼다. 퓨처스리그에서 맞대결할 수도 있겠지만, 1군 특히 고척에서 맞대결이 성사되면 흥미로울 듯하다.
김동헌과 윤영철 모두 애리조나 1군 캠프명단에 포함됐다. 윤영철은 김기훈, 임기영 등과 5선발 경쟁을 펼친다. 선발진 경쟁서 탈락해도 불펜에서 한 자리를 맡을 수도 있다. 반면 김동헌은 당장 1군 즉시전력감으로 분류된 건 아니다. 1군 안방은 베테랑 이지영과 김재현 조합이 유력하다. 대신 김동헌은 김시앙과 함께 코어 유망주로 분류, 애리조나 캠프부터 착실하게 경쟁력을 테스트 받는다.
김동헌은 “1군 캠프는 생각도 못했는데 영광이다. 이지영 선배님이 원래부터 롤모델이었다. 이번에 국가대표팀에 가시는데 그 공백을 메우게 돼 영광이다. 새롭게 모든 부분을 배울 것이다. 그 중에서도 선배님의 인성 그 자체부터 배우고 싶다. 팬들이 좋아할 만한 선수, 인성이 좋은 선수가 되고 싶다”라고 했다.
[윤영철(위), 김동헌과 키움 신인들(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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