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핵무기 연구소, 美의 수출 통제에도 첨단 칩 들여와 연구

워싱턴/김진명 특파원 2023. 1. 31.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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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영 핵무기 연구소인 ‘중국공정물리연구원(CAEP)’이 1997년 미국의 수출 통제 리스트에 올랐지만 미국의 첨단 반도체를 구입해 연구에 이용해 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9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WSJ는 CAEP의 조달 보고서를 검토해 이 연구소가 2020년 이후에도 인텔이나 엔비디아 등 미국 기업이 제조한 반도체를 구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CAEP는 중국 최초 수소폭탄 개발에 일조하는 등 핵 개발 관련 핵심 연구기관으로 꼽힌다.

미 상무부는 2020년 6월 CAEP 산하 단체 10곳과 이 연구소가 써온 가명 17개를 수출 통제 명단에 올려 제재를 확대했다. 하지만 이후 2년 반 동안에만 CAEP가 미국산 첨단 반도체를 구입한 경우가 최소 12번 있었다는 것이다.

WSJ는 또 CAEP가 지난 10년간 발간한 연구 보고서를 검토한 결과 미국산 반도체를 연구에 사용했다고 언급한 적이 최소 34번 있었다고 밝혔다. 미국산 반도체가 데이터 분석과 알고리즘 생성 등에 폭넓게 이용됐고, 이 중 7번은 핵 보유고를 관리하는 데 적용할 수 있는 연구였다는 것이다. CAEP가 구입한 반도체는 주로 중국이 대량생산하지 못하는 7~14nm(1nm는 10억분의 1m) 크기였다.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인 타오바오 같은 공개 시장에서 인텔의 제온 골드나 엔비디아의 지포스 RTX 등을 구입했으며, 최근 2년간 발매된 최신형 반도체는 없었다고 한다.

CAEP는 입장을 묻는 WSJ 질의에 답하지 않았다. 엔비디아는 “CAEP의 연구에 사용된 반도체는 개인용 컴퓨터 같은 소비재에 사용되는 범용 그래픽 카드”라며 “세계 전역에 수백만 대의 PC가 팔리는 만큼 모든 PC가 어디로 가는지 모니터하거나 통제할 수 있는 회사는 없다”고 밝혔다. WSJ는 “이 같은 결과는 중국군에 의한 미국 기술의 이용에 보다 공격적으로 대응하려는 바이든 행정부가 어떠한 도전에 직면해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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