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통제 어떻게 뚫었지?”...중국, 인텔칩 몰래 구해 핵개발

강계만 특파원(kkm@mk.co.kr) 2023. 1. 30.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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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리스트’ 중국 핵무기연구소
2년간 전자상거래서 반도체 구입
핵무기 연구개발 등 폭넓게 활용
미국 인텔 회사 간판 [로이터 = 연합뉴스]
중국 국영 핵무기 연구기관이 최근 2년반 동안 미국 수출통제 조치를 우회해서 미 첨단반도체를 몰래 구매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58년 설립되어 중국 최초의 수소폭탄 개발에 나섰던 중국공정물리연구원(CAEP)의 조달 문건들을 검토한 결과, 이 연구원은 지난 2020년 이후 중국 전자상거래를 통해 미국 반도체회사인 인텔과 엔비디아 제품을 10여차례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달 품목들은 대부분 중국 기술력으로 자체양산하기 힘든 7나노미터에서 14나노미터 크기의 고성능 반도체이다. 예를 들어 연구원은 2020년 11월 60개의 인텔 프로세서와 49개 엔비디아 칩을 조달했는데, 이 중에는 대량의 데이터 분석 속도를 높여주는 엔비디아의 고성능 V100그래픽처리장치(GPU)가 포함됐다.

연구원은 중국 내 재판매업자를 통해 손쉽게 미국 반도체를 조달할 수 있었다. 인텔의 제온 골드나 엔비디아의 지포스 RTX는 중국의 전자상거래 플랫폼 타오바오에서 손쉽게 찾을 수 있다.

중국공정물리연구원은 미국 반도체를 핵무기 연구개발과 전산시스템 부품용으로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에서 발간한 논문을 살펴보면 지난 10여 년간 최소 34건의 연구를 위한 데이터분석과 알고리즘 생성에 미국산 반도체를 사용했고, 이 중에 7건은 핵무기 비축량 유지에 필요한 컴퓨터 코드에 적용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외국의 핵무기 연구에 미국산 제품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엄격한 수출 통제 조치를 유지하고 있다. 중국공정물리연구원의 경우 지난 1997년 미국에서 지정한 거래금지기관을 뜻하는 ‘블랙리스트’에 올라갔다. 특히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작년 10월부터 인공지능과 슈퍼컴퓨터용 반도체 칩의 중국 수출을 전면 차단했지만 중국 핵무기 개발을 위한 미국 반도체 우회조달 창구가 버젓이 열려있는 양상이다.

미 국방부가 지난해 11월 의회에 제출한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현재 400여 개 수준인 핵탄두 보유량을 오는 2035년까지 1500개 이상으로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엔비디아 측은 중국에 판매된 반도체는 수 백만대의 PC에 들어가는 범용 그래픽 칩이라고 해명했다. 케빈 울프 전 상무부 수출통제담당 차관보는 “해외 거래의 경우 미국의 수출 통제를 집행하기가 극도로 어렵다”고 설명했다. 2021년 전세계 반도체 매출 5560억달러 중에 중국 내 구매가 3분의 1을 차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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