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분양가 5년새 70% ‘쑥’…“미달사태 이유 있네”
강동·중구 등 70% 넘게 올라
서초구 3.3㎡당 5652만 최고
고분양가 부담 미분양 줄이어
30일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실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서울 강동구와 중구는 최근 연 평균 분양가가 5년 전에 비해 70% 넘게 올랐다. HUG는 매달 전국 및 시도별 민간아파트 평균 분양가를 발표하지만, 시·도 내에서도 구별로 땅값이 달라 정확한 분양가 상승 추이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서울의 자치구별로 재건축·재개발(정비사업)을 통해 분양한 민간 아파트 단지 78곳의 연간 평균 분양가를 분석한 결과 5년 새 분양가가 대폭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강동구의 경우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이 최근 분양에 나서며 3.3㎡당 평균 분양가가 3832만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2017년(2244만원) 대비 71% 상승한 것이다. 서울 중구의 지난해 3.3㎡당 평균 분양가는 약 3500만원으로 5년 전(1995만원) 대비 75.5% 올랐다.
연 평균 분양가가 가장 높은 자치구는 서초구였다. 이 자치구의 경우 2021년 래미안 원베일리가 청약 일정에 나서며 그 해 3.3㎡당 평균 분양가가 5652만원을 기록했다. 다만 서초구는 2018년 3.3㎡당 평균 분양가도 4900만원 선이어서 3년 새 분양가 상승률은 약 15% 수준에 그쳤다.
일부 지역의 연 평균 분양가 상승률은 근로자의 소득 상승률을 웃도는 것으로 조사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근로자가구의 월 평균 소득은 551만원으로 2017년 평균(446만원) 대비 약 23.5% 상승했다. 강동구와 중구의 분양가 상승폭은 근로자가구 소득 상승폭의 약 3배에 달하는 셈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분양가는 토지비, 건자재값, 인건비가 상승한 결과인 만큼 주택 가격 하락에 맞춰 하락하기는 어려운 구조라고 지적한다. 실제로 전국 땅값은 2017년 이후 꾸준히 상승했다. 집값 하락세가 가팔라진 지난해에도 땅값은 연간 2.73% 올랐고, 2018년엔 연간 지가가 4.58% 상승했다. 서진형 경인여대 MD비즈니스학과 교수는 “물가 상승률보다 땅값 상승률이 더 높아지며 분양가가 크게 오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토지가격과 원자재 가격 등은 정부가 통제하기 어렵기 때문에 분양가에 반영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건설 원자재값도 급격히 상승했다. 작년 말 콘크리트파일 생산자물가지수도 115.58로 5년 전(84.07) 대비 37.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자재값 상승으로 인해 건설사의 비용 부담이 높아지자 정부는 지난해 공공건설임대주택 건축비를 6년 만에 9.8% 인상하기도 했다.
건설업계는 건설노조의 불법행위로 인한 비효율과 공사 지연 등도 아파트 분양가를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지적한다. 국내 중견 건설사 임원은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비노조원과 노조원의 업무 효율성을 비교하면 비노조원의 효율성이 훨씬 높다”면서도 “건설 노조가 노조원 채용을 강요해 어쩔 수 없이 비용을 더 들여서라도 노조원을 채용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한편 소득 대비 분양가가 급격히 오르자 청약 수요는 급격히 줄어 미분양 주택이 늘어나고 있다. 작년 11월 기준 미분양 주택 수는 5만8027가구를 기록했고, 12월엔 6만 가구를 넘은 것으로 추정된다. 청약의 인기가 시들해지며 고분양가 논란이 일었던 서울 마포구 아현동 ‘마포더클래시’ 아파트도 절반 이상이 미계약 돼 이날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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