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측 “천화동인 1호 이재명 몫…아무도 못 건드려”
정민용은 법정서 “김용, 유동규 만난 후 뭔가 들고 나가” 증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사진)이 30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겨냥해 “공당 대표가 한때 자신을 도운 힘없는 개인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려는 태도에 개탄스럽다”고 했다.
유 전 본부장의 변호인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이준철) 심리로 열린 대장동 개발특혜 의혹 재판을 마치고 나오면서 기자들에게 이같이 말했다.
유 전 본부장 측은 “대장동 사업과 같은 어마어마한 사업에 도움을 주고 유동규 본부장 개인이 지분을 받기로 했다면, 상식적으로 약정서를 작성하는 등 지분에 대한 최소한의 장치라도 해뒀을 것인데, 여기(대장동 사업)에는 어떤 안전장치도 없었다”면서 “그 지분이 이 대표의 것이어서 그 누구도 건드리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한 지난 28일 공개한 A4용지 33쪽 분량의 진술서에서 “유 전 본부장이 대장동 일당과 결탁해 비밀정보를 제공했는지 저로선 알 수 없지만, 그가 범죄행위를 저지르면서 범죄사실을 시장인 제게 알릴 이유도, 알릴 필요도 없다”며 유 전 본부장과 선을 그었다. 대장동 사업에서 내부 정보가 민간업자들에게 건네진 것이 사실이라고 해도 유 전 본부장이 알아서 한 것일 뿐 자신과는 무관하다는 취지이다.
이날 법정에선 이 대표의 최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2021년 초 유원홀딩스에 유 전 본부장을 만나러 와 무언가를 들고나갔다는 증언이 나왔다.
남욱 변호사가 “2021년 2월4일쯤 유원홀딩스 사무실에서 증인과 나(남욱), 유 전 본부장이 이야기하던 중 유 전 본부장이 ‘김 전 부원장이 오기로 했으니 네 방에 가 있으라’고 해서 사무실에서 나온 일이 있지 않나”라고 묻자, 정민용 변호사는 “나가 있으라고 해서 흡연실에 가 있었다”고 답했다.
이어 남 변호사가 “내가 함께 흡연실로 가서 ‘걔(김 전 부원장)는 왜 오는 거냐’고 묻자 증인(정민용 변호사)이 ‘돈 받으러 오는 거래’라고 대답한 사실이 있지 않나”라고 묻자 정 변호사는 “맞다”고 했다. 정 변호사는 이어 “(김 전 부원장이 사무실에서 나가면서) 뭘 들고나간 것까진 기억나지만, 종이백인지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유원홀딩스는 유 전 본부장과 정 변호사가 운영하던 다시마 비료 업체로, 검찰은 이곳을 불법 대선자금이 오간 장소 중 하나로 보고 있다. 김 전 부원장은 20대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민주당 예비경선 전후인 2021년 4~8월 유 전 본부장, 정 변호사 등과 공모해 남 변호사에게 네 차례에 걸쳐 대선자금 명목으로 8억4700만원을 수수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기소된 상태다.
다만 재판부는 해당 신문 내용은 대장동 개발특혜 의혹 사건과는 관련이 없다면서 “이 부분 신문은 하지 않은 것으로 해 삭제하겠다”고 했다.
김 전 부원장 측은 이날 정 변호사 등의 법정 진술에 대해 “전혀 실체와 맞지 않고 이미 공소제기된 기록과도 다른 부분이 있다”며 “김 전 부원장은 유원홀딩스 사무실에서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 재판과정에서 모든 진실이 드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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