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체감 -50도' 극한 일터…설악산 구조대의 1박 2일
눈과 얼음을 뚫고 오르는 겨울철 등산은 나름의 매력이 있지만, 안전사고도 많이 일어납니다. 밀착카메라가 체감온도 영하 50도를 누비는 설악산 산악구조대의 1박 2일을 따라가 봤습니다.
권민재 기자입니다.
[기자]
설악산 대청봉으로 가는 등산로입니다.
아름다운 설산을 보기 위해 주말이면 등산객들로 붐빈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한파와 폭설로 곳곳에 위험 요소들이 많다고 합니다.
어떤 모습일지 설악산을 지키는 사람들과 1박 2일 동행해보겠습니다.
조금만 올라도 숨이 차는 가파른 산길, 구조대원의 일터는 해발 1,676m에 위치한 대피소입니다.
[신인철/설악산국립공원 안전관리 담당 : 저희도 산에 자주 다니지만 힘들어요. 앞으로 가다 보니까 정상까지 도착하고…]
등산객의 옷차림을 살피는 눈빛부터 다릅니다.
[신인철/설악산국립공원 안전관리 담당 : {안에 바지 세 개 더 입었는데…} 면 소재 옷을 입게 되면 땀에 젖으면 몸이 얼게 되고 그로 인해 저체온증으로…]
겨울철 등산에 좋지 않은 복장이란 겁니다.
등산을 하다보면 각도가 60도에 육박해서 밧줄을 잡고 올라가야 하는 구간도 있는데요.
눈만 쌓인 거 같지만 아래엔 얼음도 얼어 있어서 미끄러지는 사고가 날 수도 있습니다.
탐방로가 아니라 절벽 쪽으로 찍힌 발자국, 위험한 등산을 한 흔적입니다.
[신인철/설악산국립공원 안전관리 담당 : 좋은 경관에서 사진 한 장 찍으려다가 이런 아차 사고도 많이 발생하거든요.]
마침내 정상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5시간 30분 동안 등산 끝에 설악산에서 가장 높은 대청봉에 올라왔습니다.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바람이 거센데요.
오늘(30일) 밤은 저 아래에 있는 대피소에서 안전사고가 일어나진 않는지 살펴보려고 합니다.
등산객이 뜨거운 국물로 몸을 녹이는 시간, 어둠이 깔린 대피소 바깥은 더 매서워집니다.
[신인철/설악산국립공원 안전관리 담당 : 영하 50도, 51도 체감온도상. 바로 저체온증 올 수 있죠.]
산악회 사람들과 설악산에 온 김진수 씨는 대피소에서 하룻밤을 묵게 됐습니다.
[김진수/서울 화곡동 : (허벅지가) 이쪽이 아팠다 저쪽이 아팠다가 계속 그래서 낙오됐어. {아픈 상태로 1시간 넘게 오신 거예요?} 1시간이 뭐야. 2시간.]
다음 날 새벽, 등산객들이 일출을 보기 위해 정상을 찾았습니다.
몸이 휘청이는 바람에도 사진을 찍느라 바쁩니다.
[올라올 때마다 일출이 달라서 좋습니다. 힘들긴 한데 올라오면 힘든 게 사라지죠.]
대청봉 아래 한 폭포가 단단히 얼었습니다.
구조대원들이 장비를 챙긴 뒤, 빙벽이 안전한지 점검합니다.
점검이 끝나야 등산객들이 빙벽에 오를 수 있습니다.
[산악구조대원 : 이게 다 (얼음 조각) 떨어진 거예요. 이게 칼날이에요. 턱 맞으면 이빨 나간다고…]
구조대 사무실에는 긴급출동 방송이 울립니다.
[낙상으로 인해 다리를 삐었다고 합니다. 구조출동.]
산기슭을 따라 구급차가 출동합니다.
[119 구조대원 : 병원에 안 가셔도 되겠어요? {한번 봐주실래요? 서울이라 집이…} 많이 부었어요.]
등산객이 줄어드는 계절이지만, 최근 3년간 발생한 산악사고 중 20% 가까이가 겨울에 일어났습니다.
겨울산은 얼핏 평온해 보이지만 예측할 수 없는 돌발상황을 품고 있습니다.
꼼꼼하게 안전 장비를 챙기는 건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작가 : 유승민 / VJ : 김원섭 / 인턴기자 : 이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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