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매킬로이, 앙숙 패트릭 리드 제치고 두바이 데저트 클래식 우승… 새해 첫 출격 대회 제패

김경호 기자 2023. 1. 30.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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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 매킬로이가 30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에미리트GC에서 열린 DP월드투어 히어로 두바이 데저트 클래식 최종라운드 18번홀에서 우승을 확정짓는 버디 퍼트를 넣고 주먹을 불끈 쥐며 포효하고 있다. 두바이|AP 연합뉴스



남자골프 세계 1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마지막홀 버디로 새해 첫 출전 대회에서 우승했다.

매킬로이는 30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에미리트GC(파72)에서 열린 DP월드투어(유럽투어) 히어로 두바이 데저트 클래식(총상금 900만 달러)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5개, 보기 1개로 4타를 줄이고 합계 19언더파 269타를 기록, 이날 7타를 줄이며 맹추격해 온 패트릭 리드(18언더파 270타·미국)를 1타 차로 제쳤다. 리드와 공동선두가 된 18번홀(파5)에서 3m 남짓한 버디 퍼트를 넣은게 결정적이었다.

매킬로이는 지난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오프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9월)과 2022-2023 시즌 첫 출전 대회 더 CJ컵(10월)을 연속 제패한 뒤 올해 처음 나선 대회에서 정상에 오르며 상금 153만 달러(약 18억 7000만원)를 거머쥐었다. PGA 투어 23승을 거둔 매킬로이는 유럽투어에서 15승(메이저 4승 및 월드골프 챔피언십 등 7승은 중복)째를 수확했다. 2009년 프로에 데뷔한 매킬로이가 새해 첫 출전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처음이다.

이번 대회에서 ‘티 게이트’ 갈등을 일으킨 앙숙 패트릭 리드와 벌인 명승부 끝에 거둔 짜릿한 우승이라 기쁨은 더욱 컸다. 매킬로이는 지난해 크리스마스 이브에 패트릭 리드의 변호사로부터 법정 소환장을 받아 감정이 상했고, 대회 개막전 연습레인지에서 인사하러 다가온 리드를 무시하면서 파문이 일었다. 리드가 뒤로 돌아서면서 주머니의 티를 매킬로이에게 슬쩍 던진 사실이 알려지며 둘의 갈등은 ‘티 게이트’로 입방아에 올랐다.

또한 전날 3라운드에서는 리드의 티샷이 나무 위에 떨어진 뒤 망원경으로 심판위원이 공을 확인하면서 리드가 이득을 본 상황을 두고 공의 진위 여부를 의심하는 파문도 이어졌다. 팬들은 이를 ‘트리 게이트’라고 불렀다.

후반 이후 4차례 공동선두와 역전, 재역전을 거듭하는 명승부였다. 3타차 단독선두로 출발한 매킬로이는 파 행진을 거듭하다가 9번홀(파4)에서 겨우 첫 버디를 잡았다. 선두에 4타 뒤진 공동 4위로 시작한 리드는 전반에 3타를 줄이며 매킬로이를 턱밑까지 추격했고, 10번홀(파5)에서 거의 앨버트로스가 될 뻔 한 이글을 낚으며 단숨에 공동선두로 올라섰다.

이때부터 둘만의 숨막히는 승부가 펼쳐졌다. 매킬로이가 10번홀 버디로 다시 선두가 됐지만 리드가 11번홀(파3) 버디로 두 번째 공동선두를 이뤘다. 매킬로이가 15번홀(파3)에서 티샷을 러프에 보내고 첫 보기를 기록하며 1타차 2위로 내려갈 때는 리드의 역전승이 완성되는듯 했다. 하지만 리드도 16번홀(파4)에서 첫 보기를 범하면서 다시 균형이 맞춰졌고, 매킬로이가 17번홀(파4)에서 1타차로 앞서는 버디 퍼트를 넣고 재역전에 성공했다.

앞조의 리드가 18번홀에서 먼저 버디를 낚고 끝내면서 매킬로이도 버디가 꼭 필요한 상황이 됐다. 매킬로이는 투 온이 가능한 이 홀에서 티샷이 페어웨이 오른쪽 연못에 빠질 뻔한 위기를 모면한 뒤 러프에서 3번에 끊어가는 선택을 했고, 결국 3m 남짓한 버디 퍼트를 넣고 환한 승리의 웃음을 지었다.

매킬로이는 “오늘 정신적으로 매우 힘든 하루였다”고 돌아본 뒤 “지난해 마지막날도 18번홀에서 세컨샷이 물에 빠졌고, 어제도 물에 빠졌기에 이번엔 다른 선택을 했다. 전략적인 선택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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