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야 여기서 3년만 더 살자”...이사 못가는 이유 알아보니
他지역이동 106만명 줄어
1979년 이후 43년來 최대감소
서울은 33년째 인구 순유출
전출 인구 60%는 경기도 이사
급속한 고령화 현상도 이사 발목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국내 인구이동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입신고 기준 전국 이동자 수는 615만2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7%(106만1000명) 줄었다. 지난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한 국민들은 2년째 감소세를 보이며 1979년 108만6000명이 줄어든 이후 43년만에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감소율은 1976년(-24.8%) 이후 4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인구 100명당 이동자 수를 뜻하는 인구이동률도 지난해 12.0%로 1972년의 11.0%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국민들 발목을 잡은 직접적인 원인은 부동산 시장 한파다. 노형준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지난해 1~11월 주택매매량은 48만건으로 1년 전 같은 기간의 96만1000건과 비교해 절반 이상 감소했다”며 “주택 관련 이동자 수요가 줄어 전체 이동자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고 말했다.
급등한 고금리 현상도 이사를 가로막는 장벽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기준금리는 3.5%로 1년새 2%포인트 급등하며 지난해 이후 인상 속도가 가팔라졌다. 고금리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자금 부담 등에 이동이 활발한 2030세대 이사에 제동이 걸린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호황기였던 2020년 국내 인구이동은 773만5000명으로 전년 대비 8.9%(63만1000명) 증가했다. 증가 폭은 1999년(15.7%) 이후 21년 만에 가장 컸다. 부동산 시장이 정점을 찍고 가라앉았던 2021년 이동자 수는 전년 대비 6.7%(52만2000명) 줄기 시작했다.
특히 집값 하락폭이 컸던 서울 지역에서 인구 순유출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서울에서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간 인구는 123만7000명이었는데 타지에서 서울로 들어온 인구는 120만2000명으로 3만5000명이 순유출되며 33년째 인구가 빠져나간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 전출 인구 중 60.0%는 경기도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전입 인구 120만2000명 중 경기도에서 이동한 인구 비율은 51.0%였다.
경기는 서울뿐 아니라 인천·강원·충북·충남·전북 등 6개 시·도의 전입·전출 1순위 지역이었다. 다만 수도권(서울·인천·경기) 전체로 보면 지난해 인구 3만7000명이 순유입됐다. 수도권의 인구 순유입은 2017년부터 6년째 이어지고 있다.
전국 17개 시도 중 전입자가 전출자보다 많아 인구 순유입이 일어난 시도는 경기(4만4천명), 인천(2만8천명), 충남(1만4천명), 세종(1만명), 강원(7천명), 충북(5천명), 제주(3천명) 등 7개다. 나머지 10개 시도는 전출자가 전입자보다 많아 순유출이 일어났다.
전국 228개 시군구의 인구이동을 분석해보면 순유입률이 가장 높은 지역은 대구 중구(7.9%), 순유출률이 가장 높은 지역은 인천 동구(-3.0%)였다.
정부기관이 밀집한 세종특별자치시와 인천, 경기는 전연령층에서 인구가 순유입했다. 서울은 10대와 20대, 부산은 20대 미만, 울산은 80대 이상을 제외하면 전 연령층에서 순유츌이 발생했다. 주요 제조업 기업들이 몰리는 충남은 20대를 제외한 전연령층에서 순유입이 발생했다.
하루가 다르게 심해지는 고령화 현상도 인구이동이 줄어든 한 원인이다. 고령 인구 일수록 다른 지역으로 이사하지 않고 한 곳에 머무르려는 성향이 있기 때문이다. 연령대별 이동률을 보면 60대(7.4%), 70대(5.4%), 80대(6%) 등 고령층의 이동률은 20대(23.1%), 30대(18.9%)보다 확연히 낮았다.
지난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한 이유로는 주택 문제가 34.4%로 가장 많았고 가족(23.7%), 직업(23.4%) 때문이라는 대답이 뒤를 이었다.
통계청은 “저출생 고령화와 교통, 통신 기술의 발달로 앞으로 인구이동이 장기적으로 감소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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