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침공 막은 매킬로이, DP월드투어 대회서 리드에 1타차 우승
[뉴스엔 이태권 기자]
'세계 1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DP월드투어 롤렉스 시리즈 대회에서 정상에 오르며 유럽 골프의 자존심을 지켰다.
매킬로이는 1월 30일(이하 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에미레이츠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DP월드투어 두바이 데저트 클래식(총상금 900만 달러) 최종 라운드에서 4언더파 68타를 기록했다. 이에 최종합계 19언더파를 269타를 기록한 매킬로이는 2위 패트릭 리드(미국)을 1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최종라운드에서는 선두 매킬로이와 LIV파 리드의 치열한 경쟁이 펼쳐졌다. 전날 리드는 선두 매킬로이에 4타 뒤진 공동 4위로 대회 3라운드를 마쳤지만 17번 홀(파4)에서 티샷한 볼을 제대로 찾지 않은 채 '언플레이어블'을 선언한 뒤 1벌타를 받고 경기를 강행하는 부정행위로 논란을 빚었다.
하지만 리드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대회 마지막날 리드는 초반 6개 홀에서 버디만 3개를 솎아내고 매킬로이에 1타차까지 쫓으며 강하게 압박했다. 이후 후반 첫 홀(파5)에서 투온에 성공한 리드는 이글을 잡아내며 전반 마지막 홀에서 첫 버디를 신고한 매킬로이와 공동 선두에 올랐다. 뒤를 이어 상위권에 션 노리스(남아공)과 이언 폴터(잉글랜드) 등 LIV골프 소속의 선수들도 합류해 매킬로이를 옥죄었다.
이후 후반 들어 매킬로이와 리드의 시속게임이 펼쳐졌다. 리드와 나란히 버디 2개씩을 잡은 매킬로이는 공동 선두를 유지하다 15번 홀(파3)에서 세컨 샷을 그린 위에 올리지 못하며 보기를 범해 2위로 밀려났다.
이에 리드는 단독 선두까지 나섰지만 논란의 17번 홀을 앞두고 16번 홀(파4)에서 티샷이 흔들렸다. 티샷을 러프에 빠뜨린 리드는 이를 레이업 한 뒤 3번째 샷만에 그린 위에 공을 올렸지만 2m 파 퍼트를 놓치고 보기를 범하며 다시 매킬로이와 공동 선두가 됐다.
매킬로이는 '특유의 장타'를 바탕으로 17번 홀(파4)에서 티샷을 그린 경계까지 보낸 뒤 버디를 잡아 1타차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2위로 내려앉은 리드는 18번 홀(파5)에서 2온에 성공하며 이글 기회를 잡았지만 버디를 잡는데 그쳤다. 리드는 마지막 홀을 남긴 매킬로이와 18언더파로 동률을 이룬 채 매킬로이의 결과를 기다렸다.
마지막 홀(파5)에서 버디를 잡으면 정상에 오를 수 있는 매킬로이였다. 티 샷이 워터 해저드 경계 러프에 떨어지며 보는 이를 숨죽이게 한 매킬로이는 이후 2온에 성공하며 이글을 노린 리드에 맞서 2온을 도전할 수도 있지만 아이언 샷으로 끊어가는 실리를 택했다.
이후 매킬로이는 세번째 샷에서 홀컵 4.4m에 공을 붙이며 버디 기회를 잡았다. 압박감 속에서 결코 쉽지 않은 거리의 퍼트였지만 차분히 버디 퍼트를 성공하고 우승을 확정지었다. 우승을 확정한 순간 매킬로이는 해냈다는 안도의 미소와 함께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로써 매킬로이는 새해 첫 출전한 대회에서 정상에 오르며 지난 해에이어 올해도 좋은 활약을 예고했다. DP월드투어 통산 15승째다. 프로 전향 후 자신이 첫 우승을 거둔 대회에서 LIV소속 선수들의 추격을 뿌리치고 정상에 오른 것이어서 의미를 더했다. 우승 상금은 153만 달러(약 18억 7807만 달러)다.
지난해 LIV골프 시리즈로 이적한 리드는 이적 후 첫 승 기회를 맞았지만 이를 다음으로 미뤄야했다. 리드는 지난 해 태국에서 열린 LIV골프 7차 대회서 거둔 준우승이 개인전 최고 성적이다. 팀 대항전에서는 두 차례 정상에 오른 바 있다.
매킬로이와 리드의 뒤를 이어 루카스 허버트(호주)가 최종합계 16언더파 272타로 3위를 차지했고 칼럼 쉰퀸(잉글랜드)가 15언더파로 4위에 이름을 올렸다. LIV골프에서 뛰는 이언 폴터(잉글랜드)가 최종합계 13언더파 275타로 6위를 기록했고 헨릭 스텐슨과 리차드 블랜드(잉글랜드) 등도 12언더파 공동 8위로 대회를 마치며 LIV골프의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호주 교포 이민우가 최종합계 11언더파로 공동 13위를 기록했고 왕정훈(28)이 최종합계 8언더파 공동 28위로 대회를 마쳤다.
(사진=로리 매킬로이)
뉴스엔 이태권 ago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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