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젯적 양현종?' 대투수의 6번째 태극마크, 설렘 속 절실한 책임감 "등돌린 팬들 돌아오라" [인터뷰]

김영록 2023. 1. 30.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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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인천공항 제1터미널을 통해 KIA 타이거즈 선수단이 스프링캠프를 위해 미국 애리조나로 출국한다. 출국에 앞서 인터뷰에 응하고 있는 양현종. 인천공항=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3.01.30/

[인천공항=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떠나간 팬들이 다시 야구장으로 돌아왔으면 한다. 이번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면 팬분들이 다시 등을 돌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다."

태극마크로 단지 올해로 14년. KIA 타이거즈 양현종(35)의 자부심은 변함이 없었다. 오히려 책임감이 더해졌다.

KIA 선수단은 3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 투손으로 2023 스프링캠프를 떠났다.

공항 현장에서 만난 양현종은 데뷔 17년차 선수다운 여유와 설렘 속 만만찮은 책임감을 드러냈다.

양현종이 처음 국가대표팀에 뽑힌 건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이후에도 아시안게임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프리미어12에 이르기까지 크고 작은 국제대회들을 꾸준히 참가했다. 2023 WBC는 양현종에겐 통산 6번째 태극마크다.

"국가대표팀은 뽑힐 때마다 설레는 자리다. 일단 좋고, 영광스럽다. 마음가짐이나 목표 의식이 달라진다. 다만 어릴 때는 아무것도 모르고 형들따라 열심히 했는데, 연차가 들수록 책임감이 커진다. 부담이 안된다면 거짓말이다. 그라운드에서 결과로 보여주는게 가장 중요하다."

양현종은 "이젠 대표팀에 나보다 선배가 없다. 내가 모범이 돼야한다는 마음"이라며 "그래도 이강철 감독님 말씀대로 미국행(4강) 비행기는 타야되지 않겠나. 힘들고 어려운 길이지만, 우리 팀이 하나가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공항 인터뷰에 임한 양현종. 김영록 기자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 김광현(SSG 랜더스)과 함께 국가대표팀을 대표해온 좌완 에이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소 생소한 불펜 역할을 주문받았다. 투구수제한(1라운드 기준 65구)이 있는 대회인 만큼, 이강철 감독은 양현종과 김광현이 이의리(KIA) 소형준(KT 위즈) 등 젊은 선발투수의 뒤를 받치는 역할을 해주길 원한다.

대표팀에서 '투수조장'도 맡았다. 양현종은 "사실 젊은 선수들은 잘 모른다. 감독님께서 '좋은 얘기 많이 해줘라' 하시더라. 여러가지로 기대된다"며 웃었다.

"당장 내일 불펜으로 나가는 것도 아니고, 경기가 한달 이상 남았다. 또 12월부터 언론을 통해 충분히 이야기를 접했고, 몸과 마음의 준비를 해왔다. '나는 선발인데' 그런 아쉬움은 전혀 없다. 태극마크 달고 그런 선수는 한 명도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양현종은 '최선'과 더불어 '승리'를 강조했다. "이기는 경기를 보여줘야한다는 목표 의식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팬들을 다시 야구장으로 불러모으고 싶다. 다시 한번 야구 붐을 일으키는게 우리의 숙제라고 생각한다. 한경기 한경기, 승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뿐이다. 우선 8강부터 가야한다"는 그의 말엔 묵직한 의무감이 담겨 있었다.

대표팀 선수들 중엔 국내에서 마저 몸관리를 한 뒤 WBC 캠프로 바로 합류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양현종은 "그래도 우리팀 선수들하고 같이 비행기를 타는 게 좋다. 광주는 따뜻해서 몸 만드는데 큰 문제가 없었다. WBC 경기장이 바로 옆이다. 대표팀에 있을 때도 가능하다면 일정이 끝난 뒤 후배들을 보러오려고 한다"며 소속팀에 대한 책임의식도 숨기지 않았다.

30일 인천공항 제1터미널을 통해 KIA 타이거즈 선수단이 스프링캠프를 위해 미국 애리조나로 출국한다. 출국을 준비하고 있는 양현종. 인천공항=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3.01.30/

현재 컨디션은 어떨까. 양현종은 "평소보다 열흘에서 2주 정도 컨디션을 빨리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30~40m 롱토스를 하는 단계다. "상황에 맞춰 몸을 만드는 게 야구선수로서 해야할 일"이란 그의 말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WBC는 메이저리그 공인구로 진행된다. 국내 복귀 이후 처음 만져보는 미국 공인구다. 양현종은 "확실히 오랜만에 만져보니 좀 미끄럽다. 하지만 모든 선수들이 이 공을 쓰는데, 그걸 핑계를 댄다면 팬들이 납득하겠나"라고 단언한 뒤 "솔직히 특별한 노하우는 없다. 계속 던지고 익숙해지는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추신수(SSG)는 미국 현지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언제적 김광현, 양현종이냐. 문동주나 안우진 같은 투수들도 세대교체 해야한다'는 속내를 강하게 드러낸 바 있다.

"얘기는 들었다.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중요한 시기에 내가 그런 얘기를 하는 것도 조심스럽다. 말을 아끼겠다. 다만 대표팀은 내겐 영광 그 자체다. 당연히 최선을 다해야하고, (대표팀에 뽑혔으니까)올해는 더 열심히 해야한다는 마음 뿐이다."

인천공항=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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