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문화 답사기’···“잊지 못할 인생 여행, 다시 오고 싶어요”

송현숙 기자 2023. 1. 30.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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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명의 ‘이집트 문화 답사기’

11세부터 68세까지, 초등학생부터 중·고등학생, 대학생, 직장인, 자영업자, 교사, 교수, 세무사, 승려까지. 33명의 답사단은 연령도, 하는 일도 다양했다. 취업준비생도,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도 왔다. 모두가 “잊지 못할 인생 여행”이라고 했다.

3명은 3년 전 이집트 여행에 이어 두번째 참가했다.

3년전 초등학생 딸 민서와 참가했던 김경화씨는 이번엔 남편과 아들 재원이까지 온 가족이 함께 왔다. 김씨는 “이집트의 아름다운 자연을 배경으로 한 압도적인 크기의 건축물들이 주는 감동을 가족 모두 느꼈으면 해서 다시 찾았다”며 “남편도, 아이들도 수 천 년 전의 경이로움을 만난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한다”고 말했다. 특히 민서는 “고대와 현대가 공존하면서 최고(古), 최대 수식어가 붙어 있는 이집트가 내 취향”이라며 3년 뒤 다시 가겠다고 말할 정도로 이집트의 매력에 푹 빠져 있다. 역시 3년 전 이집트에 왔던 정태기씨는 율리우스력 등 서양문화의 본류가 되는 이집트 문명에 감동을 받고, 한번 더 보고 싶어서 왔는데 딸이 따라오겠다고 해 함께 왔다고 했다. “이번엔 3년 전에 못 본 부분까지 볼 수 있었다”는 정씨는 몇 년 후 이집트를 다시 한번 찾을 생각이다.

초등학교 교사 송가람·이선림 커플은 결혼(1월28일)을 앞두고, 뜻깊은 여행에 올 수 있어 좋았다고 즐거워했다. 신혼여행지로 남극과 아이슬란드를 고민하던 중 투탕카멘 발굴 100주년 기념, 그것도 이집트 전문가 곽민수 소장의 투어가 있다는 광고에 운명이라고 생각해 무조건 신청했다고 말했다. 피라미드 앞에서 일생 동안 남을 기념사진도 촬영했다.

취업준비생 심다혜씨는 “넉 달치 아르바이트 수입을 다 쏟아부어 왔다”며 “고대 이집트 문명을 주제로 체계적으로 여행하며 지식도 감동도 추억도 가득한 너무 좋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대기업 연구소에서 개발자로 일하는 서연식씨에게 이집트는 죽기 전에 무조건 가 보려고 한 버킷리스트였다. 그러나 막상 가려니 막막하던 차에 광고를 접하고, 진행해야 하는 업무가 많지만 어떻게든 일정을 맞춰서 이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해 부서장에게 조율을 요청해 올 수 있었다고 했다. “매 순간 너무 행복했다”는 그는 제대로 공부하고, 다시 한 번 꼭 오고 싶다고 했다.

이번 답사여행은 접수 반나절 만에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대기자 명단에 올려놓고 기다리던 중 한 분이 갑자기 취소하셔서 가까스로 올 수 있었다”는 박혜선씨는 건축전문가(인하공전 건축학과 교수)다. “40년 전 성지순례로 어머니와 카이로만 와 봤지만, 그때는 건축사를 공부하기 전이었다. 이번엔 제대로 보고 가겠다.”며 여행 내내 카메라를 놓지 않았다. 박 교수는 “도면과 사진으로만 봤던, 교과서에 나오는 건축물들을 실제 몸으로 느껴보니 정말 감동이 컸다. 전문가가 좋은 곳들은 다 콕콕 집어줬다는 생각이 든다. 이집트 건축 전체를 총망라해서 본 느낌”이라고 말했다.

일정 내내 이집트에 대한 일행들의 궁금증에 척척 답하며 ‘곽 소장님 후계자’라 불린 황진하군은 고등학교의 모든 수업 과제를 가능한 한 이집트에 맞춰 제출한 ‘이집트 역사 덕후’다. 사학과에 합격, 어머니와 함께 어렸을 때부터 꿈꿨던 인생 여행을 오게 됐다. 황군은 “제가 팔로하는 이집트 정부 인스타그램에서 계속 덴데라 신전을 보여줘 기대가 컸는데, 직접 보니 만들기 어렵다고 소문난 이집트 블루를 벽과 천장에 아낌없이 칠해 놔 정말 예뻤다. 기대 이상이었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아버지 정태기씨와 함께 온 정한가람씨는 다음에는 엘리판티네 섬에 남편과 꼭 다시 오고 싶다고 했다. 네페르타리 무덤 벽화, 덴데라 신전의 천장화가 너무 예뻤다는 대학생 김이준씨는 “원래 낯을 많이 가리는데 굴절피라미드 내부를 들어가는 힘든 체험을 함께 하며 자연스럽게 일행과 어울릴 수 있었다. 다양한 연령과 직종의 참가자들을 만나서 인생경험을 들을 수 있었던 것도 정말 좋았다.”고 말했다.

모두 저마다의 ‘이집트 고대문화답사기’를 품고 돌아온 길, 단체톡방에는 이집트 뉴스, 이집트 관련 질문들이 끊이지 않고 올라오고 있다.

카이로·룩소르 | 송현숙 후마니타스연구소장

song@kyunghyang.com

송현숙 기자 so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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