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지방시대] UAM·로봇·헬스케어·반도체… 대구 산업지도 새판 짠다

최일영 2023. 1. 30. 19:1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홍준표 시장, 미래 신산업 승부수
5대 첨단산업 생태계 조성 박차
국가로봇 테스트필드 사업 재도전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 17일 대구 제3산업단지 내 대아건재에서 열린 제1호 태양광 발전사업 착공식에서 관계자로부터 태양광 설비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대구시 제공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해 7월 임기를 시작하면서 대구 미래 50년을 책임질 신산업 전환에 나섰다. 침체된 대구를 새롭게 바꾸기 위한 승부수였다. 기존 제조업 중심 산업구조에서 UAM(도심항공교통), 로봇, 헬스케어, ABB(인공지능·빅데이터·블록체인), 반도체 등 5대 신산업과 에너지 산업을 기반으로 하는 첨단 산업구조로의 변화를 꾀하는 것이 핵심이다. 처음에는 쉽지 않은 도전이 될 것이라는 걱정도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걱정은 기대로 바뀌고 있다.

“지방도 판을 바꿀 수 있다”

대구시는 지방에서는 하기 힘들다는 고정관념이 있는 비메모리 반도체, 에너지, UAM 분야에 과감하게 도전했고 의미 있는 성과를 하나둘씩 이뤄내고 있다.

우선 국내 1위 차량용 반도체 설계 전문기업 텔레칩스가 대구에 337억원을 투자해 연구소를 설립한다. 반도체 역외기업의 첫 대구 투자다. 텔레칩스는 수성알파시티 내 1039㎡ 용지에 연면적 6237㎡ 규모(지상 7층, 지하 2층)의 연구소를 세운다. 9월 착공해 2025년 8월 완공하는 것이 목표다. 신규 연구 인력도 100여명 고용할 예정이다.

텔레칩스의 대구 투자에는 우수한 대구지역 산업환경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의 경우 반도체 관련 학과에서 우수 인재 확보가 가능하다. 전기차 모터 특화단지 조성 등 미래모빌리티와 반도체 파운드리 D팹, 센소리움연구소 건립 등 반도체 분야에 집중 투자도 이뤄지고 있다.

시 관계자는 30일 “텔레칩스의 투자가 지역 비메모리 반도체 산업 생태계 조성에 터닝포인트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구 에너지 인프라를 혁신할 3조원 규모의 ‘대구 스마트 산단 지붕형 태양광 프로젝트’도 시작됐다. 지난 17일 제3산업단지 내 대아건재에서 사업 주체인 시, LS일렉트릭, 한화시스템,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 LG에너지솔루션, SRS, 대보정보통신, 한화자산운용 등이 모여 제1호 태양광 발전사업 착공식을 했다.

시와 기업·기관들은 지난달 12일 관련 협약을 체결했다. 이 사업은 대구 도심 면적의 15%에 달하는 산업단지 지붕에 신재생에너지인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하고, 1급 발암물질인 석면 슬레이트 공장 지붕 116만㎡ 전체를 철거하는 사업이다. 시는 이 사업을 통해 탄소중립 선도도시 조성과 친환경 스마트 산단 전환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UAM 산업에도 공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시는 최근 SKT, 한화시스템, 한국공항공사, 티맵모빌리티 등과 UAM 시범사업 및 상용화 추진, UAM 생태계 구축 등의 협약을 맺었다. 협약 기관들과 실증-시범도시-상용화를 단계별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2030년 대구경북신공항 개항에 맞춰 도심 간 지역항공모빌리티 서비스까지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또 미국 항공우주분야 전문기업 벨 텍스트론과 첨단항공모빌리티 산업육성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무인 물류 배달부터 무인항공 서비스, 첨단항공모빌리티 산업 육성까지 다양한 분야의 협력을 논의한다.

시는 ‘국가로봇 테스트필드’ 사업에 재도전한다. 최근 예비타당성 대상 사업에 재선정되면서 사업 추진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로봇·AI·데이터’도 대구가 먼저

시와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 중인 국가로봇 테스트필드 사업은 2024~2028년 2998억50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테크노폴리스 부지(17만여㎡)에 국내 최초 로봇사업화 전주기 지원(제품·서비스개발·실증·인증) 공공랩을 조성하는 것이다.

시는 ABB산업 육성 기반 조성에도 역량을 모으고 있다. 2조2000억원 규모의 ABB 분야 프로젝트들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디지털 경쟁력 제고 협력 강화를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또 카카오, 한국신용데이터, 한국비즈커넥트와 대기업 협력 ABB 유망기업 사업화 지원을 위한 협약도 맺었다.

지역 디지털산업 육성에도 적극적이다. 시는 세계 최대 규모 벤처투자사 겸 창업기업 육성기관인 미국 플러그앤플레이 테크센터(PNP)와 글로벌 벤처창업기업 육성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PNP는 페이팔, 드롭박스, 렌딩클럽 등 유니콘기업 수십개를 포함해 1600개 이상의 기업을 발굴해 투자한 실리콘밸리 대표 창업기획자(액셀러레이터)다.

홍 시장 “인천공항 화물 ¼ 유인”
“대구경북신공항은 미래 신산업 성패 가르는 핵심 요소”


대구가 사활을 걸고 있는 대구경북신공항(조감도) 사업은 지역의 미래 신산업 전환 성패를 가르는 핵심 요소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수도권에 첨단산업이 집중된 이유로 수출 항공 화물의 98%가 인천공항에 몰려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런 상황에서는 지방이 아무리 노력해도 살아날 길이 없다는 것이 홍 시장의 생각이다.

홍 시장은 “대구경북신공항을 통해 하늘 길을 열어 인천공항이 하는 역할의 4분의 1 정도만 대구에서 할 수 있어도 대기업이 내려오고 첨단산업들이 하늘 길 중심으로 몰려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대구경북신공항특별법 통과는 대구의 최대 과제가 됐다. 시와 지역 정치권은 신공항특별법 2월 국회 통과를 목표로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신공항특별법은 군공항을 기부 대 양여 방식과 국비(일부)로, 민간공항을 전액 국비로 건설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공항 건설과 주변 개발을 동시에 추진하는 게 핵심이다. 현재 국회 국토교통위 교통법안심사소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신공항 사업의 전제 조건이었던 경북 군위군의 대구시 편입은 지난달 국회 본의회를 통과했다. 신공항 특별법이 통과되면 신공항 건설은 물론 군공항 이전터 개발, 대구 신산업 육성 등 관련 사업들이 함께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