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가 바꾸는 세상-2] `챗GPT`가 앞당긴 초거대 AI 시대… 구글도 눈깜짝할 새 뒤처질수도

팽동현 2023. 1. 30.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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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바이두, AI 챗봇 서비스 속도
외신 "독점 공급 구글은 끝났다"
HPC·AI반도체 등으로 전장 확대
국내 하이퍼클로바·엑사원 주도
SKT 'GLM' KT '믿음' 상용화도

'챗GPT'가 연일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 기반이 되는 초거대 AI(인공지능)의 중요성도 날로 부각되고 있다. 바야흐로 글로벌 초거대AI 경쟁 시대다.

30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 인터넷기업 바이두가 오픈AI의 챗GPT와 유사한 AI 챗봇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로이터는 소식통을 인용, 바이두가 올 3월 이를 출시하고 자사 검색엔진에 통합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MS(마이크로소프트)는 100억달러(약 12조3500억원) 규모로 추정되는 투자를 통해 오픈AI와의 파트너십을 연장, CSP(클라우드서비스제공사)로서 오픈AI의 AI모델에 대한 독점 공급 권리를 이어가기로 했다. 이를 기반으로 MS는 자사 검색엔진 '빙(Bing)'에도 챗GPT 기능을 적용, 마찬가지로 3월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 천하 끝나나= 챗GPT가 단기간에 사용자를 끌어모으며 화제를 불러일으키자 지난달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는 '구글은 끝났다(Google is done)'는 도발적인 제목의 기사를 싣기도 했다. 글로벌 검색 시장에서 80~90%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지켜왔던 구글의 아성이 챗GPT의 등장으로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이 곳곳에서 제기된다.

구글 또한 이런 분위기를 감지한 모습이다. 뉴욕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최고경영자)는 챗GPT가 구글의 검색사업에 위협이 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직원들에게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MS의 지원을 등에 업은 오픈AI의 행보에 경계경보를 발령한 모습이다.

오픈AI는 2015년 설립 때만 해도 특정단체가 AI 기술을 독점하지 못하도록 한다는 취지로 뭉친 비영리기관이었다. 특히 2016년 알파고 등장 이후 구글이 그 대상으로 종종 지목됐다. 그러다가 2019년 MS와 파트너십을 맺고 10억달러(약 1조2350억원) 투자를 받으며 영리사업을 병행하게 됐다. 구글의 독주를 저지할 대항마로 떠오른 것도 우연이 아닌 셈이다.

하지만 전문가들 중에는 여전히 구글의 잠재력을 높게 보는 이들이 적지 않다. 챗GPT 성능은 그 기반이 되는 LLM(거대언어모델)인 GPT의 발전에 힘입었다. 그리고 GPT는 구글의 BERT와 같이 기본적으로 구글이 2017년 논문으로 공개한 딥러닝 방식을 따라 어텐션 기반 트랜스포머 구조를 취한다. 현재 메타에 재직 중인 AI분야 석학 얀 르쿤도 최근 미국 지디넷과의 인터뷰에서 "트랜스포머는 구글의 발명품"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챗GPT는 아직 맥락을 읽는 데는 약한 모습을 보이는데, 이는 이미 구글이 대화형AI '람다(LaMDA)' 고도화에서 초점을 두는 부분이기도 하다. 구글이 최근 1만2000여 명을 해고하는 와중에도 구글 AI연구소인 '구글브레인' 소속 인원들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로선 챗GPT가 앞서가는 모양새지만 구글의 반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조성배 연세대 AI대학원장은 "현재 챗GPT의 성능은 AI 분야 종사자들도 이만큼 빨리 성과를 냈다는 점에 놀라워 할 정도다. 실제로 검색 서비스에 적용된다면 상당한 효과를 거둘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정확성 등에서 궁극적으로 AI에게 바라는 바에는 못 미치는 것도 사실이므로 여전히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초거대AI에 HPC·AI반도체 주가도↑= 챗GPT의 흥행에 따라 그 기반을 이루는 GPT-3.5 같은 초거대AI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국내에서는 네이버 '하이퍼클로바', LG '엑사원'이 대표적이다. SK텔레콤이 한국어 전용 모델로 개발한 'GLM', 카카오가 GPT-3의 한국어 버전으로 내놓은 'KoGPT' 등도 꼽히며, KT도 '믿음'을 상반기 상용화할 계획이다.

특히 인간 뇌의 시냅스 같은 역할을 하는 파라미터(매개변수) 수가 '하이퍼클로바'는 2040억개, '엑사원'은 3000억개로 GPT-3(1750억개)보다 많고 '믿음'도 2000억개 수준이 될 예정이다. 하지만 GPT-4가 텍스트뿐 아니라 이미지·영상 등도 인식하고 상호 변환 가능한 '멀티모달' 방식으로 올 상반기 등장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또 한 번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초거대AI 경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으며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AI 학습을 위한 데이터뿐 아니라 이를 수행할 수 있는 인프라의 중요성도 부각되고 있다. 대표적인 게 HPC(고성능컴퓨팅)다. 예를 들어 GPT-3에 570GB 용량 사전학습 데이터를 처리할 때 기존 클라우드 시스템으로는 356년이 걸렸지만 1엑사급 HPC로는 3.6일이면 된다. 오픈AI의 AI모델들도 'MS 애저' 클라우드 기반 슈퍼컴퓨팅 시스템을 통해 학습이 이뤄지고 있다.

HPC 분야는 세계적인 공급망 재편 움직임에도 영향을 받고 있다. 세계 경제가 블록화되고 핵심 기술·자산에 대한 보호가 강화되는 추세다. 이에 우리 정부도 전략기술 자산으로 접근하기 시작, '제3차 국가초고성능컴퓨팅 육성 기본계획'에서는 해외 의존도가 심했던 이 분야에서 기술 자립화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클라우드 확산과 함께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국산 AI반도체 개발도 이런 인프라 마련을 위한 포석의 하나다.

조성배 교수는 "LLM의 경우 국내 유수의 기업들도 열심히 준비하고 있지만 아직 오픈AI가 하는 수준과는 거리가 있으며 한글의 특수성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 이에 기업 간 연합과 협업을 활성화하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다"면서 "데이터뿐 아니라 컴퓨팅 인프라도 아직 부족한 게 사실이지만 정부 정책 등에 힘입어 점차 발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팽동현기자 dhp@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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