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의 수도는 어떻게 '셀럽시티'가 됐을까

신익규 기자 2023. 1. 30. 18:49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콜롬비아 제2의 도시 '메데진(Medellin)'은 서울과 뉴욕의 롤모델 대상으로도 꼽힌 이른바 '셀럽시티'라 불린다.

메데진이 셀럽시티의 명성을 쌓게 된 비결은 혁신적인 도시재생 프로젝트 덕분이다.

'국가가 포기한 도시'라는 별명까지 붙을 정도로 메데진은 전 세계적으로도 자자한 악명을 보유하고 있었다.

유명 미국 드라마 '나르코스'를 봤다면 당시 마약왕의 도시로 불린 메데진의 위험성을 알고 있을 것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기적의 도시 메데진 (박용남 지음 / 서해문집 / 264쪽 / 1만8500원)
일평균 16명씩 살해당하는 카르텔의 본거지
성공적인 도시재생으로 관광 대도시로 탈바꿈


콜롬비아 제2의 도시 '메데진(Medellin)'은 서울과 뉴욕의 롤모델 대상으로도 꼽힌 이른바 '셀럽시티'라 불린다. 비즈니스 혁신센터 루나 에네를 비롯한 스타트업 인큐베이터와 도서관 및 교육기관이 자리를 잡고 있고 이들과 융합된 아름다운 생활형 공원들은 도시 곳곳의 풍경을 다채롭게 꾸며 자연스럽게 '셀럽'의 분위기를 자아낸다.

최빈곤 계층의 주거지이자 산 중턱에 위치해 도심으로의 이동이 원천 차단된 산하비에르 지역엔 384m짜리 에스컬레이터가 있다. 소외 지역 거주민들의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해 만들어진 에스컬레이터는 현재 메데진의 랜드마크로 손꼽히며 해마다 수십만 명의 관광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메데진이 셀럽시티의 명성을 쌓게 된 비결은 혁신적인 도시재생 프로젝트 덕분이다. 30여 년 전만 해도 메데진은 마약 카르텔의 중심지이자, 일평균 16명씩 살해당하는 폭력의 수도로 불렸다. 1970~1980년대 중남미를 떨게 한 악명 높은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의 범죄조직 이름도 '메데진(메데인) 카르텔'이었는데 이 같은 작명 또한 활동 근거지인 메데진에서 따온 것이었다. '국가가 포기한 도시'라는 별명까지 붙을 정도로 메데진은 전 세계적으로도 자자한 악명을 보유하고 있었다. 유명 미국 드라마 '나르코스'를 봤다면 당시 마약왕의 도시로 불린 메데진의 위험성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도시는 환골탈태했다. 죽은 도시를 부활시킨 뒷배경엔 도시계획가와 정치인, 시민들이 있었다. 저자는 메데진을 방문해 도시를 일으켜 세운 주역들을 인터뷰하고, 건축과 공간을 분석했다. 그와 함께 메데진 구석구석을 동행하다 보면 '사람이 행복한 도시'를 만드는 방법에 대해 알게 된다. 책은 1990년대부터 30여년간 이어진 도시재생 사업으로 메데진이 어떤 과정에서 변화했는지를 조명한다. 도시학자인 저자 박용남은 지구 반대편 1만4000㎞를 날아가 현지인과 현장을 취재했다. 저자는 메데진의 변화 뒤에 훌륭한 리더십과 '걷기' 중심의 생태친화적인 교통 시스템, 도시계획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시민사회 등이 있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 책은 메데진의 어두운 면모 또한 함께 살펴보고 있다. 주택과 일자리 부족, 기후 위기 대책 부족 등 도시가 풀어야 할 과제도 함께 짚고 있다.

인간과 환경이 공존하는 도시를 꿈꾸는 브라질의 작은 도시 '꿈의 도시 꾸리찌바(2002)', 도시혁명가들의 이야기를 다룬 '도시의 로빈후드(2014)'에 이은 도시혁명 프로젝트 3부작의 마지막 책이다. 메데진 구석구석을 함께 동행하며 '사람이 행복한 도시'를 만드는 방법을 고민해보는 것은 어떨까.

Copyright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