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20초면 충분” 미국서 절도 표적된 현대·기아 차…“원가 절감이 문제?”

홍석우 2023. 1. 30.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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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에서는요, 틱톡 등 SNS에서 차를 훔치는 장면 영상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도난 사건의 표적이 된 차량이 현대차와 기아차 등이 많다고 하는데요.

시애틀 등 일부 지자체에선 제조사 책임이라는 소송까지 걸었다고 합니다.

자동차 보험 가입을 거부당하기도 한다는데, 대체 무슨 일인지 '글로벌 ET'에서 알아봅니다.

홍 기자, 그럼 현대차와 기아에서 만든 차량을 노린다는 말입니까?

[기자]

네, '기아 보이즈'라고 아예 신조어까지 생겨났습니다.

현대차와 기아에서 만든 차를 훔치고, 이를 SNS에 자랑하듯 올리는 일당을 일컫는 말인데요.

지난해 하반기부터 마치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고 합니다.

차량 뒤편의 유리창이 열려 있고, 운전석의 열쇠 꽂는 부분은 완전히 파손됐습니다.

차 문에는 '기아 보이즈'라고 쓰여 있는데요.

피해 차주는 분명히 문이 잠겨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차량 도난 피해자 : "경찰은 이런 사건이 자주 일어난다고 했어요. 차 문이 잠긴 제 차가 어떻게 도난당했는지 알기 위해 인터넷을 찾아봤습니다."]

이런 절도 사건은 미국 전역에서 잇따르고 있습니다.

주로 10대 청소년들이 범행을 일삼고 있는데요.

차를 부수고 훔친 차로 난폭 운전을 하는 등 사고도 빈발하고 있습니다.

SNS에선 지금도 불과 20초 만에 차를 훔쳐서 달아나는 방법을 알려주는 영상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차량 도난 피해자 : "절도범들은 USB를 이용해 시동을 걸고 차를 훔쳤습니다."]

[앵커]

그런데 왜 현대차랑 기아에서 만든 차가 유독 표적이 된 거죠?

[기아]

그 이유는요, '훔치기가 쉬워서'라고 합니다.

도난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차종은 2021년 11월 이전 미국에서 생산된 현대차와 기아의 일부 모델인데요.

이들 모델에는 '엔진 이모빌라이저'가 없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모빌라이저'는 적합한 열쇠가 없으면 시동이 걸리지 않게 하는 일종의 도난 방지 장치인데요.

요즘은 기본으로 탑재되지만, 당시 생산 차종 가운데 구형 열쇠 방식을 사용하는 경우는 선택 사항이었다고 합니다.

[앵커]

그러면 이런 동영상이 확산되고 나서 현대차와 기아에서 만든 차량의 도난 사고가 실제로 많이 늘었나요?

[기자]

네, 지난해 워싱턴주 시애틀에선 기아 차종은 363%, 현대차 차종의 경우는 무려 500% 이상 절도 피해 신고가 늘었고요.

'기아 보이즈'로 불리는 일종의 '절도 챌린지'가 처음 시작된 밀워키시에선, 하루 평균 29대가 도난 피해를 봤습니다.

같은 차를 무려 세 번씩 도난당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차량 도난 피해자 : "절도범들은 (차를) 벽에 충돌한 듯 보이고 바퀴도 빠져 있었습니다. 기아차 절대 사지 마세요."]

[앵커]

현대차와 기아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기자]

현대차와 기아의 미국법인은 미 연방 정부의 안전 기준을 충족하고 있고, 차주들에게도 핸들 잠금 장치와 도난 방지 장치 등을 추가로 제공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절도범들에게 손쉬운 먹잇감이 되고 있다는 지적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는데요.

일부 차주들은 현대차와 기아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시작했고, 세인트루이스, 시애틀 등 소송을 제기한 지자체들도 있습니다.

도난 사고의 이유가 차량의 원천적 결함 때문이고 다른 범죄에까지 악용되고 있는 만큼 '제조사'가 책임을 져야 한단 겁니다.

[앤 데이비슨/시애틀시 검사 : "(현대차와 기아가) 비용 절감을 이유로 고객과 시민을 위험에 빠뜨렸고 공공의 안전까지 해쳤습니다."]

미국 주요 보험사 두 곳이 현대차와 기아 일부 차종의 보험 가입을 아예 받지 않기로 했다는 보도도 나왔는데요,

밀워키가 있는 위스콘신주에선 현대차와 기아 차종의 도난 사고로 인한 보험 신청 액수가 2019년과 비교해 30배 넘게 폭증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현대차와 기아에서 만든 차종 말고 도난 대상이 되는 차량이 또 있나요?

[기자]

물론입니다.

2019년 이후에 보면 출시된 차종 가운데 현대차나 기아의 차종보다 도난을 더 많이 당한 경쟁사들 차종이 즐비합니다.

현대차와 기아의 경우는 지난해 미국 차 시장 점유율이 10%를 넘어서면서 5위에 올라섰는데요.

점유율 두 자릿수는 처음입니다.

전기차도 많이 팔려서 테슬라, 포드에 이은 3위였습니다.

현대차와 기아는 안 그래도 요즘 미국에서 조립, 생산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주는 IRA 법안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요,

설상가상으로 이번 사태가 미국 시장에 미칠 영향이 우려됩니다.

현대차와 기아에서 만든 차 타고 다니는 분들은 '내 차는 괜찮을까' 염려되시죠, 국내의 경우는 대부분이 도난 방지 장치가 장착돼 있다고 합니다.

잘 들었습니다(인사)
https://news.kbs.co.kr/special/danuri/2022/intro.html

홍석우 기자 (museho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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