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양곡관리, 혁신 수요창출로 답을 찾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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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연말부터 양곡관리법 개정을 두고 여야가 대치국면에 들어섰다.
개정안의 주내용은 쌀이 3% 이상 초과생산되거나 5% 이상 가격이 떨어지면 정부가 남는 쌀을 사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쌀 소비가 줄어 구조적으로 공급과잉 상태인데, 격리 의무화는 농업인에게 쌀 생산을 유지하거나 새롭게 참여할 강력한 동기를 부여해 공급과잉 구조를 심화시킬 것으로 우려해 개정안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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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공급과잉의 문제가 왜 나타날까를 보면 우선 쌀 수요의 감소이다. 2021년 1인당 쌀 소비량은 56.9㎏으로 10년 전에 비해 20.1% 감소했다. 30년 전과 비교하면 절반도 먹지 않는다. 수요공급 이론으로만 보면 수요가 감소하면 공급도 감소해 과잉의 문제는 해결될 수 있는데, 수요가 감소하더라도 가격지지와 같은 지원정책이 있으면 공급은 크게 줄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이런 상황에서는 수요가 증가하지 않는 한 공급과잉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 물론 쌀이 가진 국민 주식으로서의 특수성은 인정돼야 하지만, 그러한 특수성을 고려한 쌀 지원 정책은 쌀 산업을 발전시키는 방향이 돼야 할 것이다.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한 여야 입장 차이는 일정한 요건이 되면 자동으로 시장격리를 할 것인가, 아니면 시장상황을 고려해 필요하면 시장격리를 하는 방식을 유지할 것인가이다. 야당이 추진하는 자동시장격리는 시장에 의무적 가격지지 신호를 주게 돼 생산에 참여하는 농업인이 늘고 수매 및 관리 비용 증가 문제가 있을 것이다. 물론 현재처럼 필요한 경우에 시장격리를 해도 농업인의 요구가 이어지며 어쩔 수 없이 시장격리를 할 수밖에 없는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
결국 공급관리 방식으로는 그동안 제기된 쌀 수급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제 쌀 지원정책의 혁신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그 대안의 하나는 공급에 있어서 작물 선택이 보다 자유로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쌀 수요 감소에 대응해 논에 벼 이외의 작물을 재배할 때 지원하는 정책 방향은 적절해 보인다. 다음으로는 그동안 공급관리 방식에서 수요견인을 통한 문제 해결로 전환이 필요하다. 쌀 소비를 늘리기 위해 정부는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지난해 우크라이나 사태가 발발하면서 세계적인 곡물파동으로 국내 식음료 제조 및 외식 원가 상승으로 생활물가가 크게 올랐는데 유독 쌀 가격은 하락해 국민들은 의아했을 것이다. 만약 쌀을 이용한 다양한 메뉴가 개발된다면 쌀 가격 하락 방지는 물론 세계 곡물가 급등에 따른 식음료 및 외식 가격 급등이 진정되지 않았을까. 최근 언택트와 함께 가정 소비가 증가하면서 쌀 소비도 증가세를 보였다. 이제 쌀을 이용한 메뉴 개발과 유통혁신으로 쌀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를 바란다. 따라서 이번 양곡관리법 개정 논란에서도 문제 해결에 대한 시각을 달리하면서, 수요견인을 위한 정책 중심으로 여야 및 정부가 힘을 모아 농업의 지속적 경쟁력 향상이 이뤄지기를 바란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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