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9조 원 누적 적자에 ‘글로벌 호구’ 논란까지…가스공사 ‘난방비 쇼크’, 더 센 게 온다?

KBS 2023. 1. 30.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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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그램명 : 통합뉴스룸ET
■ 코너명 : ET WHY?
■ 방송시간 : 1월30일(월) 17:50~18:25 KBS2
■ 출연자 : 박정호 한국경제산업연구원 부원장
■ <통합뉴스룸ET> 홈페이지
https://news.kbs.co.kr/vod/program.do?bcd=0076&ref=pMenu#20230130&1

[앵커]
어릴 때 먹던 짜장면은 어른이 돼서도 맛있습니다. 하지만 가격은 20년 전보다 2배 넘게 올랐습니다. 요즘은 짜장면 가격보다 고통스러운 게 난방비라고 하죠. 20년 전 장기계약 했다는 가스값이 어쩌다 이렇게까지 올라버린 건지, 자세한 내용을 좀 들어보겠습니다. 박정호 한국경제산업연구원 부원장 나오셨습니다. 부원장님, 어서 오십시오.

[답변]
안녕하세요?

[앵커]
부원장님이나 저나 경제 뉴스를 들여다보는 게 하루 일과의 대부분인데 가끔 좀 부질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요즘은.

[답변]
아니, 왜요?

[앵커]
아니, 그러니까 유럽에서 한 4~5개월 전만 해도 올 겨울은 우리가 걱정이다, 유럽이 걱정이다, 얼어 죽는 사람 나온다, 독일 사람들 나무 하러 간다, 이런 얘기가 있었는데 별일은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것 같네요.

[답변]
맞습니다. 사실 유럽이 요즘 이례적으로 날씨가 따뜻합니다. 저도 아는 지인이 지금 유럽에 가 있는데요. 반바지, 반팔을 입어도 괜찮다고 할 정도로 올 겨울이 너무 따뜻해요.

[앵커]
해수욕하고 왔다는 사람도 있던데요?

[답변]
저도 들었습니다. 바로 그런 이슈들 때문에 러시아로부터 천연가스나 원유를 제대로 수급 받지 못한 유럽을 걱정했던 게 원래인데, 요즘 유럽은 비축해놓은 난방을 제대로 안 가동해도 될 정도가 됐고요. 반대로 우리나라는 올해 유달리 더 추운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까 난방비 폭탄이 우리에게 떨어졌네요.

[앵커]
그러니까 겨울이라 추운 건 사실 당연한데 추워도 너무 추우니까 난방비 쇼크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인데. 어떠세요? 부원장님도 고지서 받고 뒷목 잡으셨습니까?

[답변]
저도 저희 아파트 살면서 한 달 요금이 30만 원대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요.

[앵커]
앞자리가 바뀌었나요?

[답변]
앞자리가 바뀌었고요. 이게 저만 일어나는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다른 아파트 단지에는 관리사무소에 근무하시던 분이 두 분이었는데 관리비를 줄이기 위해서 한 분으로 줄였다든가 또 어떤 아파트 단지에서는 무슨 사과 방송까지 할 정도로 요즘 정말 난방비가 이슈인 것 같습니다.

[앵커]
관리실에서 사과를 해야 될 일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어쨌든 최근 천연가스 가격을 보면 1년 새 40%가 넘게 올랐습니다. LNG, 액화 천연가스의 가격을 이야기하는 건데요. 그런데 많은 분들이 그런 얘기를 해요. 내가 40% 올랐으면 이런 얘기도 안 한다. 기본이 2배인 것 같다. 왜 이런 얘기가 나오는 걸까요?

[답변]
이건 사실 심리적인 착시 현상이 좀 있는 것 같습니다. 천연가스 가격은 지난해 분기별로 계속 올렸는데요. 사실 우리가 겨울이 아니다 보니까 그것을 제대로 가동하지 않았던 것이죠. 그러다 보니 올해 본격적으로 겨울이 되면서 난방을 가동하니까 그동안 분기별로 올랐던 것을 한꺼번에 우리가 더 많이 가동하다 보니 이렇게 실질적으로는 40% 올랐지만 관리비는 2배 가까이 내는 이런 일이 생긴 것이죠.

[앵커]
지난 한 해 동안 가스 요금을 네 번을 올렸지 않습니까?

[답변]
네, 분기별로 올렸죠.

[앵커]
안 그래도 다른 물가도 오르는데 난방비까지 겹치니까 더 아프게 느껴지는 건데, 이럴 때는 좀 나중에 올리면 안 되나요? 당장 지금 올려야 되는 급한 사정이 있는 겁니까?

[답변]
문제는 가스공사의 누적된 적자가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같이 한번 보시면요. 가스공사에 누적된 적자가, 가스공사에서는 이 적자를 미수금이라고 부르는데요.

[앵커]
미수금이요? 건설회사도 아니고 왜 미수금입니까?

[답변]
가스공사에서는 이렇게 집계를 하는, 표현을 그렇게 합니다. 그래서 그게 9조 원 가까이 됩니다. 이 9조 원의 적자가 누적되다 보니까 어떻게든 난방비를 내실화하고 실질적인 상황을 반영하지 않고서는 적자 폭이 더 늘어난다는 게 가스공사의 입장인 것이죠.

[앵커]
일단 싼 가격에 공급을 해 주고 들여온 가격과의 차액은 나중에 받는다 해서 미수금으로 잡아놨는데 저게 사실상.

[답변]
그런데 실제 적자죠.

[앵커]
적자라는 얘기군요. 그러면 저 9조 원 만회하려면 앞으로 얼마나 더 올려야 됩니까?

[답변]
이게 더 큰 문제예요. 지금도 난방비 때문에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가스공사 입장에서는 지금 우리가 감내하고 있는 적자 9조 원을 만회하기 위해서는 올해 지금 인상분의 3배 가까이를 올려야 된다는 게 가스공사의 입장입니다.

[앵커]
그러면 난방비는 지금이 고점입니까? 아니면 이제부터가 시작입니까?

[답변]
사실 저 적자를 메우기 위해서는 이제부터 시작됐고요. 단기간에 올해 3배를 올려서 저 9조 원의 적자를 메운다고 해서 반드시 3배를 올릴 수는 없잖아요. 우리 같은 서민들 난방비 걱정이 커지니까요. 그래서 언제 어느 시점인지 확약할 수는 없지만 결국 난방비는 앞으로도 계속 오를 것 같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앵커]
당장 다음 달 고지서도 걱정을 좀 해야 되는 겁니까?

[답변]
예, 특히 요즘은 전기로 난방 하시는 분들도 계시기 때문에. 전기로 난방을 하시는 분들은 전기료 인상이 추가적으로 예정되어 있기 때문에 그분들은 더더욱 크게 뼈아프실 것 같아요.

[앵커]
전기 요금 인상은 가스공사가 아니라 한전인데, 한전도 누적된 적자가 많아서 이렇게 급하게 올리는 건가요?

[답변]
맞습니다. 한전의 적자 폭도 만만치 않은데요. 보시면 3분기까지가 21조 원 정도가 되고요. 4분기까지 모두 합치면 30조 원의 적자를 볼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올해 적자 폭도 한 18조 원에 가까울 거라고 보거든요? 그러면 거의 50조 원 가까운 적자를 또 만회하기 위해서는 한전 역시도 앞으로 전기 요금을 지속적으로 올려야 된다는 입장입니다.

[앵커]
그런데 그 전기 수요량이라는 게 보통 산업용이 가정용보다 훨씬 많잖아요? 그런데 산업용은 가격을 크게 안 올렸다고 들었는데 한전이 적자를 이렇게 가정용만 많이 올려서 메우려는 거 아닌가, 그런 건 아닌가요?

[답변]
이번에 사실 산업용도 같이 올리려는 여러 가지 논의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단기적으로 산업계 현장에 너무 큰 부담이 될 거라고 생각이 들어서 순차적으로 시간은 좀 다르겠지만 결국 산업용도 오를 수밖에 없을 거라는 전망입니다.

[앵커]
그런데 우리나라같이 천연가스를 많이 수입하는 그런 나라는 보통 장기계약을 하지 않습니까? 우리가 보통 카타르 같은 중동 나라에서 많이 수입을 하는데, 그러면 20년 전에 장기계약을 했다고 하면 그 가격 그대로 가는 건 아닌가요? 이것도 변동이 되나요?

[답변]
네, 맞습니다. 아까 오프닝에서도 잠깐 말씀하셨지만, 짜장면 가격의 이론과 똑같다고 보시면 되겠는데요. 짜장면은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지만 여러 가지 물가에 대비해서 같이 가격을 올려가죠. 천연가스도 마찬가지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장기 계약을 맺어서 일순간 아주 급등하는 건 아니지만 전반적인 물가 상승과 국제적인 시세에 부합하는 형태로 가격이 올라갈 수밖에 없고요. 그렇지만 또 장기 계약으로 우리가 벌충할 수 있는 부분 말고 추가적으로 더 사는 것은 가격이 더욱더 급등했습니다. 그래서 2020년 7월 대비해서 그 급등한 추가적인 구매용은 10배 가까이 인상할 정도로 요즘 천연가스 가격이 크게 올랐죠.

[앵커]
그런데 최근에 천연가스 가격 보면 많이 떨어졌어요. 그래프만 봐도 많이 떨어진 거 보이실 텐데, 이렇게 쌀 때 좀 많이 사서 쟁여놓는 방법은 없습니까?

[답변]
많은 분이 그 점을 많이 지적하십니다. 이렇게 싸졌을 때 좀 사서 저장을 해놓으면 어떻겠느냐. 그런데 저장하는 데도 너무 많은 비용이 듭니다. 일단 저장 시설을 구축해야 되고요. 저장 시설을 구축할 땅을 매입해야 되는데 이런 것들은 또 중장기적으로 고정비로 바뀌어버리게 되거든요. 따라서 이게 또 오히려 난방비를 올리는 요인이 되다 보니까 무작정 싸다고 많이 비축해 놓는 것도 능사는 아니죠.

[앵커]
사실 천연가스라는 게 우리 바다, 우리 땅에서 나오지 않는 거라 외국에서 비싸게 팔면 도리가 없는 법이긴 한데, 난방 방식에 따라서도 요금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답변]
맞습니다. 같은 동네 아파트 단지인데 두 가지 난방 방식에 따라서 이번에 난방비가 얼마나 달랐는지를 볼 수 있는데요. 하나는 중앙난방이고 하나는 지역난방인데요. 중앙난방은 간단히 말씀드리면 우리 예전 아파트 단지들 중에서는 이렇게 큰 굴뚝이 있는 데 있지 않습니까? 바로 그 굴뚝을 중심으로 해서 자체적인 난방 시설을 갖추고 있는 곳인데요. 쉽게 얘기해서 옛날 아파트들이 저런 방식이 많습니다. 그다음에 지역난방이라고 하는 것은 지역 발전소에서 뜨거운 물을 들여와서 그걸 바탕으로 난방을 하는 아파트 단지인데, 최근에 건설된 아파트들은 대부분 지역난방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표현 방식은 중앙과 지역으로 나뉘어 있지만 아주 엄밀히 말하면 옛날 아파트들이 더 난방비가 많이 들고 요즘은 더 적게 드는 그런 상황이죠.

[앵커]
그런데 사실 아파트 노후된 거야 예전에도 그랬을 텐데, 그렇다면 작년 12월에 우리 아파트가 갑자기 낡은 거냐, 이런 반론도 있을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답변]
그렇지만 이 인상분에 따라서 가장 크게 차이가 나는 부분은 결국 에너지 효율을 얼마나 담보하느냐인데 옛날 방식이 효율성에 있어서 크게 떨어지는 부분이 있어서 그런 차이가 있는 부분이 제일 큽니다.

[앵커]
당장 해외 가격, 천연가스 가격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 한 우리가 단기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 것 같은데, 어떻게 해야 됩니까? 에너지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꿀 중장기적인 대안은 어떤 걸 보세요?

[답변]
지금 당장 바로 신재생 에너지나 이런 것으로 전반적인 것을 모두 다 바꿀 수는 없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타르라든가 중동 지역에 의존하는 이 에너지 수급 체계를 부분적으로 완화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믹스라고 해서 원자력이라든가 신재생 에너지라든가 이런 다양한 형태의 에너지원으로 우리가 다변화하는 것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될 과제입니다.

[앵커]
다른 공공요금도 순차적으로 또 오를 거라고 하는데 낮아져 있는 품목들이 서로 어깨를 맞추기 시작하는 게 더 무섭다는 생각이 듭니다.

[답변]
그러네요.

[앵커]
지금까지 ET WHY, 박정호 부원장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https://news.kbs.co.kr/special/danuri/2022/intro.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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