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어닝쇼크에도 뛰는 주가 …"올해 실적 V자 반등 기대"

박윤예 기자(yespyy@mk.co.kr) 2023. 1. 30.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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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X세미콘·삼성證·현대건설
작년 4분기 실적 충격에도
주가 10% 이상 상승 이어가
지난해 큰 폭 하락 기저효과
금리인상 마무리 기대감 겹쳐
31일 삼전 감산 발표 여부 촉각

국내 기업이 우울한 작년 4분기 실적을 잇달아 발표하는 상황에서도 주가는 상승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의 끝이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에 연초 주식시장이 전반적으로 강세를 보였다고 풀이한다. 31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진행되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후에도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30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7일까지 작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한 유가증권·코스닥시장 상장사 27개사 중 18개사가 증권사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보다 낮은 어닝 쇼크(실적 충격) 수준의 실적을 발표했다. 실적이 시장 전망치보다 10% 이상 낮으면 어닝 쇼크, 10% 이상 높으면 어닝 서프라이즈라고 한다. 통상 4분기에는 성과급 등 일회성 비용이 반영돼 기업 영업이익이 예상치를 밑도는 사례가 많은 점을 감안해도 상당수 기업이 어닝 쇼크를 기록한 셈이다.

어닝 쇼크를 낸 기업도 올해 들어 10% 넘는 주가 상승을 나타내고 있다. 이달 초 실적 시즌을 개막한 삼성전자가 대표적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경기 부진에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이 전망치보다 37.4% 낮은 4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실적을 발표한 지난 6일 1.4% 올랐고 1월 들어서는 16.8% 상승해 6만원 초중반대에 거래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감산할지 여부가 시장의 최대 관심사다. 31일 4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생산전략에 대해 구체적인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LG전자는 전망치 대비 83.5% 낮은 693억원, LG이노텍은 58.7% 적은 1700억원, LG에너지솔루션은 47.6% 낮은 2374억원을 기록했다. 포스코홀딩스(적자 전환) 포스코케미칼(-94.8%) LX세미콘(-78.3%) 현대건설(-49.9%) 미래에셋증권(-52%) 삼성증권(-78.3%) 등도 줄줄이 어닝 쇼크 수준의 영업이익을 내놨다. 하지만 이들 모두 1월 한 달 동안 코스피(11.1%)를 상회하는 10%대 주가 상승률을 보였다.

반면 현대차(10.5%) 기아(11.5%) 등 자동차주와 삼성바이오로직스(18.7%) SNT모티브(17.3%)만 어닝 서프라이즈를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올해의 전반적인 상승 랠리가 지난해 주가가 많이 떨어진 것에 따른 기저 효과라고 해석했다. 코스피는 작년 한 해 동안 25% 하락했고 올해 들어 11% 올랐다. 반도체 업황은 턴어라운드 신호가 감지되지만 다른 업황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식시장은 경기 사이클에 선행적으로 반응하기 때문에 올해 최악의 경제성장률은 이미 작년에 반영돼 주가가 많이 떨어졌다"며 "향후 실적이 탄탄한 기업인지 아닌지 차별화되는 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역사적으로 최악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한 해에는 주식시장에서 큰 반등이 나타났다. 정부는 올해 한국 경제가 1.6% 성장할 것으로 추정했는데 2% 미만 성장률은 1970년 이후 역대 다섯 번째다. 이는 1980년 2차 오일쇼크(-1.6%), 1998년 외환위기(-5.1%), 2009년 금융위기(0.8%), 2020년 코로나19 위기(-0.7%) 등 경제위기 시절 이후 처음이다.

하지만 당시 코스피는 대부분 30% 넘게 올랐다. 코스피는 1998년 49.5%, 1999년 82.8%, 2009년 49.7%, 2020년 30.8% 급등했다. 1980년 코스피는 10.2% 하락했지만 1981년에는 22.9% 올랐다.

일각에서는 2000~2001년 사례를 주목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닷컴버블 붕괴를 경험한 당시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던 후반부에서 미국 주가는 상당폭 반등했지만 금리 인하 국면에서 수요 위축과 실적 악화로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는 것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가 회복의 핵심은 금리 인상의 끝에 다가서고 있기 때문"이라며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금리 인하를 부인하는 현재 상황이 막상 금리 인하가 시작됐을 때보다 주식시장에는 더 좋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박윤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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