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라 직격한 크루그먼

"브라질·아르헨 공동통화는
양국 교역구조 달라 끔찍"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사진)가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공동 통화 개발 계획을 "끔찍한 생각"이라고 혹평했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크루그먼 교수는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누가 이 아이디어를 내놓은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국제 통화 경제를 아는 사람이 아님은 틀림없다"고 비꼬았다. 공동 통화는 두 나라 간 교역 규모와 구조가 비슷해야 하는데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크루그먼 교수는 "공동 통화는 서로 주요한 교역 상대국으로, 대규모 비대칭적 충격에 직면하지 않을 만큼 규모가 비슷해야 얘기가 된다"며 "하지만 두 나라의 수출 구조는 매우 다르다. 브라질 수출의 4.2%만 아르헨티나로 가는 반면, 아르헨티나 수출에서 브라질 비중은 15%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르헨티나의 수출은 기본적으로 농업인 데 비해 브라질 수출의 절반 이상은 공산품과 연료"라며 "균형 실질환율에 큰 변화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올리비에 블랑샤르 전 국제통화기금(IMF) 수석경제학자도 트위터에 "이것은 미친 짓"이라는 글을 올렸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앞서 '좌파 지도자'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지난 22일 공동 통화 개발 내용을 포함하는 문서에 서명했다. 현재 두 나라를 포함한 남미 지역의 국제 교역은 대부분 미국 달러로 결제되는데, 양국은 공동 통화가 금융과 상거래에 모두 사용되면 달러화에 대한 의존도가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에 대해 양국 재무장관은 공동 통화는 두 나라 간 교역과 거래에만 결제 수단으로 쓰이며, 각 나라 내부 거래에는 지금처럼 헤알과 페소가 사용된다고 설명했다.

[권한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