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 국내 전자담배 1위 '릴' 해외 판매를 경쟁사 필립모리스에 맡긴다

KT&G와 PMI, 릴 해외 판매 15년 장기 계약
2020년 최초 계약 이후 글로벌 31개 나라 진출 성과

30일 KT&G와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PMI)이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호텔에서 ‘KT&G-PMI GLOBAL COLLABORATION’ 행사를 열어 전자담배 '릴'의 해외 판매를 위한 제품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백복인(왼쪽) KT&G 사장과 야첵 올자크 PMI CEO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KT&G 제공

KT&G가 궐련형 전자담배 '릴(lil)'의 해외 시장 판매를 앞으로 15년 동안 글로벌 담배 기업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PMI)에 맡긴다.

30일 KT&G와 PMI는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호텔에서 'KT&G-PMI 글로벌 컬래버레이션' 행사를 열고 전자담배 릴의 해외 판매를 위한 제품 공급 계약을 맺었다.

이번 계약은 KT&G가 2020년 1월 PMI와 맺은 릴의 해외 판매에 대한 최초 3년 계약이 끝나면서 다시 이뤄졌다. 2038년 1월 29일까지 15년이나 되는 장기 파트너십으로 PMI는 릴과 전용스틱, 앞으로 선보일 제품까지 한국을 제외한 전 세계에서 판매할 수 있다.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에서 릴의 KT&G와 아이코스의 PMI가 시장 점유율 1, 2위를 다투고 있다. 국내 시장 경쟁자들이 해외에서는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게 됐는데, KT&G는 릴의 해외 시장 진출에 있어 서로 도움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PMI는 '담배 연기 없는 미래'를 슬로건으로 내걸 만큼 무게중심을 비연소 제품으로 옮기고 있는데, 이 회사가 KT&G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제품을 팔아 소비자에게 더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다.

KT&G는 세계 1위 담배회사인 PMI의 전 세계 유통망과 마케팅 채널을 활용해 처음부터 각국의 안전·보건 등 관련 허가를 취득하고 공급처를 확보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고 효율적인 릴의 시장 진출이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KT&G는 2020년 1월 PMI를 릴의 해외 진출을 위한 파트너사로 선정, 그해 일본 등 3개 나라에 릴을 출시했다. 이후 2년여 만인 지난해 유럽 주요국과 중앙아시아, 중앙아메리카 권역까지 31개국 진출이라는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KT&G는 앞으로 15년 동안 궐련형 전자담배 등 해외 차세대 상품(NGP) 사업에서 연평균 매출 성장률 20.6%, 연평균 스틱 매출수량 성장률 24%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소영 기자 sosyoung@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