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K빵의 전쟁'… 120호점 낸 SPC, 추격하는 CJ

진영화 기자(cinema@mk.co.kr) 2023. 1. 30.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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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대 베이커리 브랜드 접전
파리바게뜨, 올 160점 추가 목표
동부 넘어 지역 다변화 전략
뚜레쥬르, 곧 100호점 오픈
美 공장 완공시 폭발성장 기대
미국 뉴저지주 몬머스카운티의 파리바게뜨 레드뱅크점(왼쪽)과 버지니아주 뚜레쥬르 섄틸리점. 【사진 제공=SPC그룹·CJ푸드빌】

미국에서 한국 대표 베이커리 브랜드 두 곳이 치열하게 주도권 경합을 벌이고 있다. 파리바게뜨는 공격적으로 매장을 확장하며 가맹 100호점 깃발을 먼저 꽂았고, 뚜레쥬르는 해외에 진출한 한국 프랜차이즈 법인 중 드물게 영업흑자를 기록하며 바짝 추격하고 있다. 세계에 이름을 떨친 한국 외식 브랜드가 단 한 곳도 나타나지 않은 가운데 K베이커리 브랜드들이 그 자리를 두고 접전을 벌이는 양상이다.

30일 SPC그룹 파리바게뜨는 미국 동부 뉴저지주 몬머스카운티 지역에 가맹 100호점 '레드뱅크점'을 개점했다고 밝혔다. 직영점 20곳을 포함하면 미국에서 모두 120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올해 추가로 160개 매장과 가맹 계약을 할 예정이어서 연말에는 가맹점이 두 배 이상으로 급증할 전망이다. 지역도 다변화한다. 지금까지 LA, 샌디에이고, 실리콘밸리 인근 주요 지역을 아우르는 서부 거점과 뉴욕·뉴저지·보스턴 등을 잇는 동부 거점을 중심으로 매장을 냈지만 남부 노스캐롤라이나, 중서부 콜로라도, 중북부 미네소타, 하와이 등으로 영토를 확장할 계획이다.

CJ푸드빌 뚜레쥬르도 빠르게 따라붙고 있다. 현재 86개 지점이 운영 중인데, 올 상반기에 100호점 문을 연다는 계획이다.

뚜레쥬르는 그동안 정보 탐색을 위해 다양한 주(州)별 영토 확장과 안정적인 수익 확보에 방점을 두고 미국 사업을 펼쳐왔다. 2018년만 해도 뚜레쥬르는 12개 주에 진출했지만 현재 21개 주로 늘려 주별 매장 확대 발판을 마련했다. 또 매출과 매장 수에서 열세지만 뚜레쥬르는 2018년부터 5년째 영업흑자를 내고 있다. 미국에 제빵 공장을 짓기 위해 용지를 물색 중인 CJ푸드빌이 생산기지를 완공하면 이를 기점으로 폭발적인 매장 수 확장이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는 2030년까지 1000개 매장을 운영한다는 같은 목표를 제시한 상태다.

뚜레쥬르는 2004년, 파리바게뜨는 2005년 1호점을 내며 미국에 진출했다. 둘 모두 초반에는 한인이나 아시아권 인구 비중이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진출하다가 점점 주류 상권을 파고드는 출점 전략을 택했다. 이번에 가맹으로 문을 연 파리바게뜨 레드뱅크점도 인근이 백인 위주인 거주 지역이다. 진출 초기에는 발판을 다지기 위해 직영 형태 위주로 운영했지만 현재는 가맹점 비율이 압도적이다.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의 미국 가맹점 비중은 85%, 90% 수준이다.

이들 K베이커리 기업은 설명회를 따로 열지 않아도 매장을 운영 중인 점주를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가맹점 개설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고 한다. 사업성을 확인한 점주가 추가로 매장을 여는 사례도 적지 않다. 미국에서 파리바게뜨를 한 곳 이상 운영 중인 다점포 점주는 미국 가맹점 가운데 30~40%에 달하며, 한 현지인은 7개 매장을 내기도 했다. 뚜레쥬르 역시 다점포 가맹점 비율이 46%에 달한다.

손님이 쟁반과 집게를 직접 들고 빵을 고르는 한국 빵집의 풍경이 미국 소비자에게는 독특한 콘셉트로 여겨지며 손님을 불러모으고 있다고 한다. 제빵업계 관계자는 "현지 베이커리 대부분은 줄 서서 매장 직원에게 원하는 제품을 요청하는 번거로운 방식이지만 한국식 베이커리는 여유롭게 제품을 자세히 관찰할 수 있고, 네임 태그로 내용물 파악도 가능하다"며 "개인 취향을 중요시하는 현지 문화와 잘 맞아떨어진 운영 방법"이라고 말했다.

미국 빵집 취급 품목이 평균 100종을 밑도는 것에 비해 두 브랜드 매장은 평균 300종의 제품을 갖춘 점도 매력 포인트다. 한국식 '풀 베이커리(Full Bakery)' 콘셉트가 신선하게 느껴진다는 설명이다.

[진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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