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아들과 홀로 살아온 50대 가장, 뇌사로 4명에게 새 삶 주고 떠나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뇌사 상태에 빠진 50대 가장 윤광희(53) 씨가 지난 18일 충남대학교병원에서 뇌사로 장기를 기증한 뒤 생을 마감했다고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이 30일 밝혔다. 사진은 기증자 윤광희 씨.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뇌사 상태에 빠진 50대 가장이 4명에게 새로운 삶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났다.

30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윤광희(53) 씨는 지난 18일 충남대병원에서 뇌사장기기증으로 심장, 간장, 좌우 신장을 기증한 뒤 생을 마감했다.

윤 씨는 지난 10일 일을 하던 중 두통을 호소하며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뇌출혈로 인한 뇌사 상태 진단을 받았다.

경북 군위에서 태어난 고인은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는 사교적인 성격으로 오랜 기간 혼자서 외아들과 함께 살아왔으며, 아들에게 따뜻하고 헌신적인 아빠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들은 "이번 기증으로 새 생명을 찾은 수혜자들이 고인의 몫까지 건강히 잘 살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아들 윤재인(24) 씨는 "갑작스러운 뇌사로 아버지와 이별하게 돼 너무나 슬프지만, 자식을 위해서 그동안 고생하신 아버지가 하늘나라에서 행복하게 편히 쉬셨으면 좋겠다"며 "다시 만날 때까지 하늘에서도 아들 잘 지켜봐 달라"고 고인을 그리워했다.

기증 예우를 담당한 박찬수 사회복지사는 "생명나눔으로 온전히 자신을 내어주신 윤광희 님과 힘든 결정을 내려주신 기증자 가족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와 위로를 전한다"며 "숭고한 생명나눔이 잘 실천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대성기자 kdsung@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