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진지 드시러 오세요” 기부받아 노인 점심 대접하는 마포구의 실험
마포구(구청장 박강수)에 사는 75세 이상 구민들은 앞으로 점심을 무료로 먹을 수 있다. 이른바 ‘효도밥상’제도 덕분이다. 이 제도는 작년 7월 취임한 박강수 구청장이 중점 공약으로 내세운 덕분에 순조롭게 추진되고 있다. 관내 65세 이상 인구가 5만4129명으로, 구 인구의 14.7%를 차지하는 만큼 어르신 지원 정책이 시급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 효도밥상의 핵심은 사업비를 구 예산으로만 운영하지 않고 후원금, 모금 등 지역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향으로 추진된다는 점이다. 마포복지재단을 통해 진행 중인 ‘1인 1구좌’ 캠페인에는 박 구청장이 첫 모금에 참여한 이후 각계 각층의 후원이 이어졌다. 지금까지 마포구시설관리공단 임직원, 마포구여성축구단 단장 등 지역 내 각계 인사를 비롯해 여러 기업이 후원금을 기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들은 일시후원 외에도 일정 금액을 정기후원하는 방식으로 힘을 보태고 있다. 자녀 이름으로 소액을 정기후원하는 학부모들도 여럿 생겨났다.
박강수 구청장은 취임 직전인 지난해 6월 말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어르신에게 균형 잡힌 식단을 제공해 영양실조를 방지할 계획”이라고 말한 바 있다. 당시 박 구청장은 효도밥상에 대해 단순히 식사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공간에서 어르신끼리 모여 서로 소통하며 우울감을 없애고 고독사를 예방할 수도 있다고 사업의 이점을 설명했다. 어르신들이 밥 한끼를 먹기 위해 집 밖으로 걸어나오는 과정이 일종의 운동이고, 동네 어르신들을 만나면서 자연스레 관계가 형성돼 우울감도 없앨 수 있다는 것이다.
구는 사업 실행을 위해 어르신 복지정책 전문가와 종교기관 관계자 및 지역 어르신을 포함한 TF(태스크포스)를 운영하고 지난해 12월에는 ‘마포구 노인급식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기반을 마련했다.
올해는 참여기관 8개를 선정해 어르신 600명을 대상으로 효도밥상 시범운영에 들어간다고 구는 밝혔다. 효도밥상 제도에 동참하는 기관은 여유로운 시간에 급식을 제공하는 효도밥상 시설로 변모하게 된다. 구청은 어르신의 도보생활권 범위부터 시설 규모, 수행능력과 지역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시설 위치를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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