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이코노미스트]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시대의 경영

2023. 1. 30.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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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보국이란 말 내걸고
공급사·제철소·대리점·고객
산업생태계 구축한 포스코
사회 전반 가치 극대화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전형

"양질의 철을 값싸게 대량으로 생산하여 국부를 증대시키고, 국민 생활을 윤택하게 하며 복지사회 건설에 이바지하자는 것이 곧 제철보국(製鐵報國)입니다."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시대의 경영'을 주제로 열린 2022년 한국경영학회 학술대회에서 최우량기업대상을 수상한 포스코의 창업자인 고(故) 박태준 회장이 1978년 했던 '제철보국'이란 말은 그 후 온 국민이 기억하는 단어가 되었다.

청암(靑岩) 박태준 회장의 '제철보국'보다 더 잘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를 설명할 수 있는 말은 없다고 생각한다.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는 기업이 주주가치뿐 아니라 모든 이해관계자의 가치, 나아가서 사회 전반의 가치 극대화를 추구하는 자본주의를 의미한다. 청암의 제철보국의 정의와 같이 기업의 성장과 발전이 공존공영으로 이어지는 선순환고리를 만들어내는 것이 결국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의 핵심인 것이다.

이제 선진국에 들어선 대한민국이 세계를 경영하는 일류 국가의 길로 갈 수 있는가는 기업과 사회 발전의 선순환고리를 어떻게 만들어낼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전 세계의 모든 국가들이 기업은 성장하는데, 사회에서는 양극화와 격차문제가 더욱 심해지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결국 기업과 사회 발전의 선순환 시스템이 전 세계가 가고자 하는 새로운 길이고, 이것이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의 길이다. 그렇다면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시대의 경영을 위해서는 무엇을 하여야 하는가?

첫째,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시대의 경영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성장과 사회 발전과의 선순환 구조 확립이 매우 중요하다. 기업 경영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환경과 사회의 이슈에 대해 기업이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으로는 충분치 않다. 오히려 이러한 환경과 사회의 영향 이슈에 대한 기업의 대응을 통해 새로운 가치의 창출로 연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서 기업은 다시 환경과 사회의 발전에 기여하는 긍정적인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 결국 기업의 성장과 사회 발전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기업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과 사회의 이슈에 대한 기업의 대응을 통해서 기업이 긍정적인 가치 창출의 선순환고리를 만들어 낼 수 있어야 하고, 이것이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시대의 경영의 핵심이 되어야 한다.

둘째, 기업은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서 창출하는 내재적 가치와 사회공헌 같은 외부적 가치를 연결하는 공유가치를 창출해야 한다. 이미 2011년 마이클 포터는 HBR에 기고한 'CSV: Creating Shared Value'에서 기업의 내재적 가치와 외부적 가치 창출을 동시에 접근하는 공유가치 창출을 주장하였다. 현실적인 기업 경영에 있어서 기업이 창출하는 내재적 가치는 기업이 환경과 사회에 만들어내는 외부적 가치와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지 않다. 기업들은 CSR, 즉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기업 이익의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는 활동으로 매우 좁게 이해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내재적 가치와 외부적 가치의 괴리는 기업의 성장과 사회 발전의 선순환이라는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를 구현하는 경영을 어렵게 만드는 이유이기도 하다. 내재적 가치와 외부적 가치를 연결하는 공유가치의 창출은 생태계적 접근을 통해서 생태계의 경쟁력과 혁신역량을 제고함으로써 창출될 수 있다.

포스코는 설비, 자재 국산화를 위해서 포스코의 공급사와 협력사 간 신뢰 구축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으며, 이를 기반으로 공급사-제철소-대리점-고객을 연계하는 산업 생태계의 경쟁력과 역량을 구축하였다. 이러한 포스코의 생태계 구축 역량은 포스코만의 원천적인 지속가능한 경쟁 우위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를 통해 포스코의 성장과 발전이 사회의 공영 발전을 이루면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시대의 경영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한상만 한국경영학회장·성균관대 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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