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강윤성 감독 "몰래카메라 들여놓은 듯 현실감 살렸죠"

강애란 2023. 1. 30.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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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식 주연 디즈니+ 드라마…"랜턴에 몰려든 불나방들이 타죽는 이야기"
"메시지보다는 인물의 삶 자체를 봐주길…시즌2는 사건들 위주로 전개"
강윤성 감독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영화 '범죄도시'로 범죄물 흥행을 이어온 강윤성 감독이 디즈니+ 드라마 '카지노'로 다시 한번 현실감 높은 범죄물을 내놨다.

3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강 감독은 "카지노라는 공간에 몰래카메라 들여놓은 것 같다는 느낌 들었으면 했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최근 시즌1의 마지막 편이 공개된 '카지노'는 필리핀에서 카지노의 전설이 된 남자 차무식(최민식 분)이 살인사건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총 16부작으로 시즌 1·2로 나눠 공개되며, 시즌2(9∼16회)는 다음 달 15일부터 만나볼 수 있다.

드라마는 차무식의 불우한 유년 시절부터 부산에서 카지노 바를 차리고 영업을 하다 필리핀으로 건너가 어둠의 세계 대부가 되는 과정을 자세하게 보여준다. 카지노에서 벌어지는 극적인 사건보다 인물의 이야기가 비중 있게 다뤄지다 보니 지루하다는 평가도 나왔다.

강 감독은 "초반 댓글에 안 좋은 반응도 있었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본궤도에 오르면서 좋은 평가들이 나오고 있다고 들었다"며 "앞부분에 인물의 서사를 많이 깔아둔 이유는 (시청자들이) 단순히 카지노에서 벌어진 해프닝이 아니라 한 인물을 쫓아갈 수 있게 하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인물이 삶의 도전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살아나가는지를 관객들이 간접 체험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드라마는 카지노라는 랜턴에 몰려드는 불나방들의 이야기다. 욕망을 좇아 몰려든 사람들이 불에 타 죽게 되는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시즌2에서는 사건들 위주로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손석구가 맡은 오승훈이 이야기에 많이 개입하게 된다"며 "시즌2 시청 포인트를 말하자면 시즌1 1화에서 최무식을 살인 용의자로 체포하는 장면"이라고 귀띔했다.

드라마 '카지노' [월트디즈니컴퍼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야기의 중심축인 최무식은 호방함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최무식은 자신이 모시는 민 사장을 위해 우 사장 앞에서 양주를 병째 원샷하는 호기를 부리고, 카지노 입찰 계약도 "안 되는 게 어딨느냐"며 불도저처럼 밀어붙인다.

"차무식은 내일이 없는 것처럼 살아가는 모습이 매력적인 캐릭터잖아요. 주인공이지만 선인도 아니고 악인도 아니죠. 차무식을 통해 어떤 교훈이나 메시지를 던질 생각은 없었어요. 그저 이 인물이 살아가는 모습을 시청자들이 봐줬으면 합니다."

'카지노'에는 차무식과는 다른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는 매력 있는 캐릭터들도 나오는데, 강 감독은 캐릭터를 구축하면서 배우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편이라고 했다.

손석구가 연기한 한국에서 파견된 경찰 오승훈이나 이동휘가 연기한 차무식의 오른팔 정팔 역은 처음 시나리오에서는 센 캐릭터였지만, 배우들과 의견을 교환하면서 색깔이 바뀌었다고 했다.

오승훈은 평범한 형사가 점점 사건에 개입하게 되면서 성장하는 모습으로, 정팔은 종종 엉뚱하게 느껴질 만큼 유쾌한 모습으로 변한다.

강 감독은 "제가 각본을 쓰고 연출을 하지만 최종 촬영할 때는 대본에 있는 그대로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대사도 배우가 자기만의 언어로 바꿔주면 좋은데, 손석구는 영어 대사도 자기가 다시 만들어오곤 했다"고 전했다.

이어 "드라마에 이름이 붙은 캐릭터만 170명에 달한다. 매회 10명 이상의 인물이 나온다고 보면 된다"며 "대본을 쓸 때 단역이나 조연에도 가능하면 이름을 붙여주려고 한다. 그래야 배우들도 애착을 갖고 준비해오고 연기를 한다"고 말했다.

강윤성 감독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카지노'는 최민식이 25년 만에 드라마에 출연한다는 점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강 감독은 사실 최민식과 미국 영화 '인턴'(2015)의 한국 리메이크작을 준비하던 중 영화 제작이 무산되면서 카지노를 함께하게 됐다고 했다. 당초 영화에는 액션 장면도 비중 높게 들어갔는데, 최민식의 의견으로 덜어냈다고 전했다.

강 감독은 "최 선배가 더 담백하게 가는 게 낫지 않겠냐는 의견을 냈다. 인물을 감정적으로 몰아붙여야 할 부분이라고 했는데, 그게 맞는다고 생각했다"며 "역시 (작품을) 바라보는 눈이 다르다는 생각을 진심으로 했다"며 대배우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냈다.

ae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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