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에너지 대란 경고등 … 결국 해법은 원전
"에너지 수급 측면에서 전 세계는 올해 말 더욱 혹독한 겨울을 맞게 될 것이다."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이 지난 17일(현지시간) 세계경제포럼(WEF) 2023 연차총회(다보스포럼) 현장에서 장대환 매경미디어그룹 회장과 대담을 하고 글로벌 에너지 위기가 더욱 악화될 것이란 진단을 내놨다. 비롤 사무총장은 에너지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국제기구인 IEA를 2015년부터 이끌고 있다.
그는 올해 겨울을 두고 '운이 좋았다'고 평가했다. 따뜻한 겨울 덕분에 유럽을 중심으로 글로벌 에너지 위기가 소강 상태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다음은 주요 대담 내용이다.
―장대환 회장=세계 에너지 시장을 어떻게 전망하는가.
▷파티 비롤 사무총장=세 가지 이유에서 상황이 정말 좋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우선 지난해 러시아는 천연가스 수출을 줄였지만 멈추지는 않았다. 올해는 수출이 완전히 멈출 가능성이 크다. 중국 경제 역시 변수다. 지난해는 액화천연가스(LNG) 최대 수요국인 중국 경제가 침체된 상황이었기 때문에 유럽으로 가져올 LNG가 많았다. 올해 중국 경제가 회복 국면에 접어든다면 유럽에 들여올 수 있는 양이 제한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다음 겨울이 올해처럼 따뜻할지는 장담할 수 없다. 평년 수준으로 기온이 되돌아가면 에너지 대란이 불가피하다.
―장 회장=핵융합이나 소형모듈원자로(SMR) 기술은 대안이 될 수 있나.
▷비롤 사무총장=핵융합 기술 상용화는 10~20년 걸리고, SMR도 2030년까지 상용화되지 않을 것이다. 수소에너지도 5년 정도 더 남았다. 원자력과 재생에너지 모두 같이하는 게 중요하다.
―장 회장=각국에서 2050년을 목표로 '넷제로(Net―Zero·개인이나 회사 단체가 배출한 만큼의 온실가스(탄소)를 다시 흡수해 실질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 선언을 내놓고 있다. 실현 가능한 구상인가.
▷비롤 사무총장=2050년이 되기 전에 넷제로에 도달하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과제다. 우리 사회는 석탄, 석유, 가스로 이미 수세기를 보내왔다. 희망적인 것은 전기자동차(EV)나 SMR 같은 새로운 혁신으로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장 회장=석유수출국기구(OPEC)에서도 일한 것으로 안다. 최근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관계가 예사롭지 않다. 사우디가 러시아와 중국 쪽으로 기우는 것 같아 보이는데.
▷비롤 사무총장=매우 걱정이 된다. 이는 에너지 문제뿐만 아니라 중동의 안정성 문제와도 연결돼 있다. 미국은 중동에 "러시아와 중국 편을 든다면, 우리도 그에 상응하는 맞불 정책을 펼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다.
―장 회장=윤석열 대통령이 아랍에미리트(UAE)에 가서 원자력 프로젝트와 관련해서 협업을 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어떻게 평가하나.
▷비롤 사무총장=세계 에너지 상황을 진전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원자력은 다양한 지역에 걸쳐 중요하기 때문이다. SMR 등 다양한 차원에서 글로벌 협력이 이뤄질 수 있다.
[유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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