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역할 더 커져 … 작년 고용자수 기업평균의 3배"

김동은 기자(bridge@mk.co.kr) 2023. 1. 30.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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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 장관 다보스 인터뷰
하반기 경제 불확실성 걷히면
스타트업 투자 다시 이어질 것
국내 산업 관련 규제 지나쳐
걸음마 아기 보폭 정하는 꼴
예방보단 사후 보완으로 가야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9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중소벤처기업부】

"저평가받고 있는 한국 중소기업들이 제대로 된 대접을 받으려면 정부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지난 19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만났다. 이 장관이 이날 오전 다보스포럼 세션 중 하나인 '산업정책의 미래(The future of industrial policy)'에 패널로 참석해 스타트업에 대한 한국 정부의 지원정책을 설명하고 돌아온 직후였다. 현 정부 국무위원 가운데 다보스포럼에 나선 것은 이 장관이 처음이다.

활발하게 대외활동을 하는 이유를 묻자 이 장관은 "스타트업을 비롯한 한국 중소기업의 역할이 과소평가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소기업이 한국 국내총생산(GDP)의 40%를 차지하고 있으며 2021년 전체 기업 고용자 수는 전년 대비 3% 정도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스타트업의 고용자 수 증가율은 그 3배가 넘었다"며 "한국 산업계에는 대기업만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국민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최근 금리가 급등하면서 스타트업계로 흘러들던 투자자금이 뚝 끊기고 도산하는 스타트업이 속출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많다. 이에 대한 대책을 묻자 이 장관은 "다보스에 모인 경제학자 상당수가 올해 하반기부터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걷히면서 경기가 반등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며 "정책자금을 과감히 투입해 상반기의 어려운 시기만 잘 넘기면 된다"고 답변했다. 그는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지원을 위해 정부가 지원 가능한 중기부의 올해 예산이 13조5000억원"이라며 "이 돈으로 체력이 약해진 기업들을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장관은 민간과 해외에서 한국 스타트업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여전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집계한 2022년 벤처펀드 결성액이 10조7000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며 "대부분이 민간자금인데 이는 민간이 여전히 벤처 투자를 매력적으로 보고 있다는 뜻"이라고 언급했다.

또 "중동 국가를 수차례 방문했는데 이들 국가는 더 이상 석유에만 의존해선 안 된다는 위기의식이 상당하다"며 "한국 스타트업이 보유한 기술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상반기에 중동 지역을 몇 차례 더 방문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무작정 한국 기업을 데리고 나가 해외에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 역량을 최대한 동원해 외국 정부와 유대 관계를 쌓는 게 먼저라는 것이다. 이는 직접 스타트업을 경영해본 적이 있는 이 장관의 경험에서 나왔다. 그는 "해당 국가나 한국 기업이 서로를 모르는 상황에서는 투자가 이뤄질 수 없다는 점을 느꼈다"고 말했다.

한국 스타트업 육성을 위해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역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무엇인지 물었다.

이 장관은 "현재 한국의 산업 관련 규제는 처음 걸음마를 시작하는 아기에게 '보폭 몇 ㎝로 일정하게 걸으라'고 가르치는 꼴"이라며 "해외 스타트업과 겨룰 수 있도록 하려면 이런 규제를 다 풀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개인정보 유출이 두려워 빅데이터 활용 관련 규제부터 만들 것이 아니라 일단 사업을 하도록 허용하고 문제가 생기면 보완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동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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