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품 금지 두 달…카페 4곳 중 1곳은 종이컵 쓰고 있다

김윤주 2023. 1. 30.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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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24일 환경부가 매장 내 사용을 금지했지만, 아직 카페 등에서 흔히 사용되고 있는 품목이다.

이에 시민들이 직접 주변 카페와 음식점 등의 일회용품 사용 현황을 모니터링했다.

이들은 지난 28일까지 카페와 음식점 등을 방문한 뒤 온라인 모니터링지에 매장 이름과 위치, 일회용품 사용 현황을 기록해 제출했다.

실제로 조사 결과를 보면, 조사된 카페 637곳 가운데 음료 종이컵을 사용하는 매장은 161개(25.3%)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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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1년 계도기간 둬 단속유예
“정부가 더는 규제·단속 미루지 말길”
28일 서울 성동구 한 카페에서 일회용 종이컵에 담아 제공한 음료와 플라스틱 빨대. 김윤주 기자

음료를 담는 플라스틱 컵, 식수용 종이컵, 플라스틱 빨대, 젓는 막대….

지난해 11월24일 환경부가 매장 내 사용을 금지했지만, 아직 카페 등에서 흔히 사용되고 있는 품목이다. 환경부가 1년간 계도 기간을 운영하면서 단속은 이뤄지지 않고 있어서다. 이에 시민들이 직접 주변 카페와 음식점 등의 일회용품 사용 현황을 모니터링했다.

알맹상점 등 제로웨이스트숍과 서울환경연합 등 환경단체는 지난 9일까지 ‘일회용품 시민 모니터링단’을 모집했다. 이들은 지난 28일까지 카페와 음식점 등을 방문한 뒤 온라인 모니터링지에 매장 이름과 위치, 일회용품 사용 현황을 기록해 제출했다. 모두 1434개 답변이 모였다. 모니터링단은 이 답변을 구글맵에 옮겨 각 매장의 일회용품 사용 현황을 표시한 ‘함께 만드는 일회용품 없을 지도’를 구축 중이다.

일회용품 모니터링단이 구축 중인 ‘함께 만드는 일회용품 없을 지도’ 갈무리. 초록색은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는 매장, 노란색은 일회용품 규제 위반은 아니지만 기타 일회용품을 사용하는 매장, 주황색은 일회용품 규제 1∼2개 위반 매장, 빨간색은 일회용품 규제 2개 이상 위반 매장 등

기자가 직접 모니터링에 참여해보니, 지난 28일 찾은 서울 성동구 한 카페에서는 매장 내에서도 음료를 종이컵에 담아 줬다. 컵 홀더 대신 종이컵 두 개를 겹쳐서 사용했고, 식수용 종이컵, 플라스틱 빨대, 젓는 막대도 제공했다. 모니터링지의 관련 항목 모두에 ‘사용’으로 표시했다. 실제로 조사 결과를 보면, 조사된 카페 637곳 가운데 음료 종이컵을 사용하는 매장은 161개(25.3%)에 달했다. 플라스틱 컵(103개·16.2%), 플라스틱 빨대(94개· 14.8%), 젓는 막대(50개·7.9%) 등을 사용하는 매장도 다수 있었다. 조사된 음식점 734곳 가운데 식수용 종이컵을 사용하는 매장은 43.2%(317개)나 됐다.

모니터링에 참여한 이들은 정부에 더는 환경 관련 규제를 미루지 말라고 지적했다. 서울 광진구에서 2주가량 모니터링을 진행한 조여현(32)씨는 “일회용품 사용 규제가 확대됐던 11월24일, 나름대로 기대를 안고 한 카페에 방문했는데 플라스틱 빨대를 보고 실망한 기억이 난다. 모니터링을 진행한 이달에도 상황은 비슷했다”며 “정부가 확실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더는 규제와 단속을 미루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지난 11일부터 28일까지 강원에서 모니터링을 진행한 진예원(30)씨는 “최근 환경 관련 정책이 연이어 유예되는 것을 지켜보면서 분노했다. 이번 모니터링 활동처럼 시민들이 각자 자리에서 환경을 위해 노력하는 만큼, 정부도 무분별한 일회용품 사용을 단호히 규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영업자들이 일회용품을 퇴출할 수 있도록 정부가 관련 지원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세종에서 모니터링을 진행한 김진영(34)씨는 “모니터링을 하며 지켜보니 소규모 매장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일회용품 규제를 지키기에 현실적인 어려움도 있어 보였다”며 “자영업자들이 일회용품 규제를 지킬 수 있도록 정부가 계도 기간 동안 관련 지원과 예산을 구체화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일회용품 모니터링에 참여한 진예원씨가 찾은 강원 강릉 한 식당에서 식수용 종이컵을 사용하고 있다. 진예원씨 제공

김윤주 기자 k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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