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칼럼] 어르신의 생명을 지키는 안전보행

2023. 1. 30.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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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들이 무단횡단하거나 보행로가 없는 갓길로 잘못 보행하다 안타깝게도 차에 치여 사망하는 교통사고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어르신 무단횡단 사고는 주로 신호등 유무와 관계없이 교차로와 도로에 있는 횡단보도나 횡단보도가 아닌 도로에서 좌우를 살피지 않고 건너다가 정상 신호에 직진하는 차량에 치이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고령자들은 왜 생명을 잃을 수 있는데도 무단횡단을 시도할까? 그리고 이 사고는 왜 계속해서 반복적으로 일어날까? 첫 질문의 답은 도로가 개발되기 이전에 겪은 보행 경험, 신체적 한계와 인지능력 저하, 신호가 길거나 횡단보도 거리가 멀다는 등의 사유로 무단횡단을 강행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 질문의 답은 성공적인 무단횡단을 지속적으로 경험하거나 교통사고 사례 전파 체계 및 어르신들의 교통 안전의식 체화 과정 부재 등으로 반복적인 무단횡단 시도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농촌 마을에 진입하면 보도가 없는 경우가 다반사여서 어르신들은 갓길로 다니거나 갓길이 없으면 도로로 진입해 보행 중에 차에 치이는 사고가 발생한다. 이들 사고의 공통점은 사고 지점 주변에 마을회관 또는 경로당이 있고, 시간대와 상관없이 어르신들이 차량 진행 방향으로 걸어가는 도중에 사고가 났다는 점이다. 차량 진행 방향으로 걸으면 어르신은 전면을 향해 보행하고 있고 뒤에서 차가 어떻게 오는지 알 수 없기에 결국 차량 운전자의 상태(졸음, 음주, 과속 등)와 도로 여건(커브길, 내리막길, 가로등 미설치 등)이 사고 발생에 영향을 미친다. 위와 같이 어르신 보행 사고 발생을 줄이기 위해서는 노인복지관, 경로당 등 주변으로 노인보호구역 실버존 확대 설치가 필요하다. 어린이보호구역처럼 집중적인 단속 폐쇄회로(CC)TV, 교통안전시설과 보행로 설치 등의 보강으로 운전자로 하여금 도로에서 어르신이 안전하게 보행할 때까지 경각심을 가지고 운전하게 만들어야 한다. 또 관련 기관(노인복지관, 대한노인회 경로당 등)과 어르신을 대상으로 재난안전문자와 같이 지역별로 어르신 보행 사망사고 발생 정보를 전파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어르신 대상 교통안전 교육을 동영상·이론 중심에서 어르신 스스로 횡단과 갓길 보행, 교통사고 사례별로 체험하는 교육으로 진화한다면 어르신이 교통 안전의식을 체화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지윤석 교통안전공단 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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