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 Now] 4년 뒤에도 중국에 맥도널드가 있을까
2027년 대만침공 가능성 높아
해외기업 中 탈출러시 불보듯
중국 진출한 韓기업도 2천여곳
완전철수 등 모든 경우 고려한
전쟁 대비책 지금부터 세워야
올해 초 국제 뉴스에 관심이 많은 독자들의 눈길을 끌 만한 보고서가 한 편 발표됐다. 보고서 제목은 '2023 세계 전망'. 미국 싱크탱크인 '애틀랜틱 카운슬'이 30개국의 외교·안보 전문가 167명을 대상으로 향후 10년간 국제사회의 주요 이슈에 대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담았다.
보고서는 러시아 붕괴 가능성 등 10가지 흥미로운 주제를 다루고 있다. 이 중 베이징특파원 시선이 꽂힌 주제는 세 번째 챕터인 '대만 갈등의 미래'였다. 응답자의 70%는 중국이 10년 내 대만을 침공해 강제로 탈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럴 경우 미국이 대만에 대한 군사적 지원에 나서면서 강대국들이 맞붙는 세계대전은 유럽이 아닌 아시아에서 벌어질 것이라고 했다.
대만인들의 예측도 크게 다르지 않다. 대만 외교 사령탑인 우자오셰 외교부장은 최근 영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어려운 국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무력을 쓰거나 대외적으로 위기를 만들어 관심을 돌릴 수 있는데 대만이 희생양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우 부장은 2027년에 대만전쟁이 발발할 가능성이 높다는 구체적인 관측을 내놨다. 2027년은 중국 인민해방군 창설 100주년이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4연임이 결정되는 21차 당대회가 열리는 해다.
시 주석이 장기 집권의 정당성을 확보하려면 마오쩌둥의 '신중국 설립'과 같은 역사적인 성과가 필요하다. 시 주석이 세 번째 임기가 끝나는 2027년까지 성과로 내세울 만한 뚜렷한 업적이 없으면 결국 무력으로 대만 통일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우 부장의 설명이다.
대만해협에서 미·중이 부딪치면 국제사회는 과거 냉전기의 대립을 방불케 하는 새로운 진영으로 재편될 것이다. 글로벌 경제의 디커플링(탈동조화)도 극대화될 수밖에 없다.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자 맥도널드, 나이키, 애플, 벤츠 등 많은 서방국가 기업들이 러시아에서 철수했다. 대만전쟁이 현실화되면 파장은 훨씬 클 수밖에 없다. 3500여 개의 중국 맥도널드 매장 역시 문을 닫고 서방 기업들의 중국 탈출 행렬이 이어질 것이다.
한국 역시 예외일 수 없다. 외교적이든 군사적이든 한국이 미국 진영에 발을 걸치는 순간 한국 기업들은 중국 시장을 포기할 각오를 해야 한다. 중국에서 매년 10억개가 넘게 팔리는 오리온 초코파이가 중국 슈퍼마켓 진열대에서 사라지고 중국 내 삼성 휴대폰 매장과 현대차 매장의 불도 꺼질 것이다.
우 부장이 이야기한 2027년은 불과 4년 뒤다. 우리 정부뿐 아니라 기업들도 시나리오별 위기관리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2326개(코트라 2020년 집계 기준)에 달하고 한국 수출의 약 23%가 중국을 향한다. 중국 시장 완전 철수라는 최악의 상황까지 가정한다면 시간이 넉넉하지 않다.
[손일선 베이징 특파원 isso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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