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탕수수'에서 찾은 새로운 항생제 후보물질

박정연 기자 2023. 1. 30.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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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생제를 지속적으로 복용하면 내성이 생긴다.

약제의 효과가 감소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약제에 대한 내성이 생기면서 다른 병원균에 대한 감염 위험이 높아진다.

새로운 성분의 항생제를 찾기 위한 연구가 활발한 가운데 사탕수수 성분이 새로운 항생제 후보물질로 떠올랐다.

이번 연구를 이끈 길라로프 교수는 "알비시딘이 세균과 싸우는 구조를 이해하게 됐다"며 "기존 항생제에 내성이 있는 병원균에게도 매우 강력한 알비시딘은 가장 흥미로운 항생제 후보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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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야기엘론스키대
사탕수수.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항생제를 지속적으로 복용하면 내성이 생긴다. 약제의 효과가 감소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약제에 대한 내성이 생기면서 다른 병원균에 대한 감염 위험이 높아진다.

새로운 성분의 항생제를 찾기 위한 연구가 활발한 가운데 사탕수수 성분이 새로운 항생제 후보물질로 떠올랐다. 드미트리 길라로프 폴란드 야기엘론스키대 교수 연구팀은 사탕수수의 식물 독소인 ‘알비시딘’이 병원균을 공격하는 원리를 밝힌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카탈리시스’에 23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알비시딘은 ‘잔토모나스 알빌리니언스’라는 이름의 식물 병원균에서 생성된다. 사탕수수의 잎사귀에 치명적인 ‘잎사귀 화상’이란 질병을 유발한다. 앞서 과학자들은 알비시딘이 식물을 공격하는 과정에서 세균을 죽이는 데 탁월한 능력을 가졌다는 사실을 확인했지만 자세한 원리를 파악하진 못했다.

연구팀은 알비시딘이 대장균을 공격하는 과정을 확인하기 위해 중합효소연쇄반응(PCR)을 활용했다. 중합효소연쇄반응은 소량의 DNA를 증폭시켜 관찰하는 방법이다. 연구팀은 알비시딘이 대장균의 DNA를 파괴하는 전체 과정을 분석하는 데 PCR이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분석 결과 알비시딘은 세균의 DNA와 상호작용을 통해 세균이 제대로 기능하기 위해 필요한 DNA를 뒤틀어버렸다. 세균의 DNA는 외부의 공격을 받아 뒤틀리거나 절단되면 수복하는 성질을 갖고 있는데, 알비시딘은 알파벳 ‘L’자 모양인 상태로 세균의 DNA와 상호작용해 수복을 방해했다. 연구팀은 “몽키스패너처럼 비집고 들어가 세균의 DNA가 원상복귀하는 것을 막았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알비시딘의 특성을 증폭시킨 실험물질을 개발하고 폐렴균, 녹농균, 살모넬라균에 대해서도 감염을 억제하는 효과를 확인했다. 이번 연구를 이끈 길라로프 교수는 “알비시딘이 세균과 싸우는 구조를 이해하게 됐다”며 “기존 항생제에 내성이 있는 병원균에게도 매우 강력한 알비시딘은 가장 흥미로운 항생제 후보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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