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원더걸스’ 선예 “뮤지컬 배우로 새출발 합니다”
딸 셋 낳고 육아 전념하다 도전
“사람은 역시 꿈을 꿀 때 행복해”
걸그룹 ‘원더걸스’의 리더 선예(34)가 돌아온다. 2013년 결혼과 함께 무대를 떠난 지 10년. 은퇴한 아이돌은 뮤지컬 배우로 전업했다. 궁금하다면 3월 5일 서울 광림아트센터로 갈 일이다. 뮤지컬 ‘루쓰(Ruth)’로 새로운 출발선 앞에 선 선예는 들뜬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10년 공백에 뮤지컬은 처음이지만 용기를 냈어요. 연습생 시절도 떠오르고 ‘사람은 꿈을 꿀 때 행복하구나’를 새삼 느낍니다. 새로운 일에 도전한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에너지가 솟구쳐요.”
‘루쓰’는 남편과 사별한 루쓰(선예)가 시어머니를 따라 낯선 베들레헴으로 갔다가 역경을 뚫고 보아스와 사랑을 나누는 이야기다. 지난 18일 만난 선예는 “이 뮤지컬 출연 등을 계기로 가족 모두 캐나다에서 한국으로 이주했다”며 “세 딸이 학교와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해줘 고맙다”고 했다.
–그 딸들은 태어나 보니 엄마가 아이돌이었군요.
“딸들은 엄마의 과거를 최근에야 알았어요. 집에서 목 늘어난 티셔츠만 입던 엄마가 갑자기 화장을 하고 변신하니까 놀라고, 늘 곁에 있던 엄마가 바빠지니까 ‘보고 싶다’는 소리도 자주 해요. 그래도 TV에서 아이돌이 노래하고 춤추는 장면을 보면 쪼르르 달려와 말합니다. ‘엄마가 더 잘해!’(웃음).”
–첫 뮤지컬이 왜 ‘루쓰’인가요.
“원더걸스로 활동할 때 뮤지컬 제안을 받았는데 할 시간이 없었습니다. ‘텔미’와 ‘노바디’로 너무 바빴거든요. ‘루쓰’는 대본부터 끌렸는데, 작품이 저를 선택해준 느낌을 받았어요. 삶의 우여곡절도 저랑 되게 비슷해요. 루쓰는 아픔이 있지만 당당한 매력을 가진 여성이에요.”
–종교적인 작품은 아닌가요.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뮤지컬이에요. 노래도 가요에 가깝습니다. 루쓰를 아끼는 시어머니가 보아스와의 새로운 사랑을 반대하지 않고 힘껏 밀어줘요. 무대 연기는 처음이라 서툴지만 ‘내가 루쓰다!’ 생각하며 배역을 저한테 맞게 ‘입는’ 중이에요. 노래로 감정을 전달한다는 점은 똑같고요.”
–원더걸스로 데뷔하던 날 기억하나요.
“잊을 수가 없지요. 2007년 2월 10일 MBC 음악중심이었는데 일주일 전에 녹화를 했어요. 녹음까지 다 하고 엎어지는 그룹도 많이 봤는데, 저는 그날 연습생 6년에 마침표를 찍었어요. 그런데 무대를 마치고 내려올 땐 ‘이게 데뷔란 말인가’ 딱 그런 기분이었어요.”
–무대를 떠난 후 금단현상은.
“그럴 겨를이 없었어요. 아기가 생겼고 수유를 2년 하니 또 아기가 생겼고 수유를 2년 하니 또 아기가, 하하. 아이돌 강행군보다 육아가 두 배는 힘들어요. 해도 티가 안 나고 누가 인정해주지도 않잖아요.”
–뮤지컬이라는 출발선에 선 심정이라면.
“아직은 실감이 안 나요. 저희 앙상블 배우들은 제 노래를 듣고 춤을 보고 자란 세대예요. 언니랑, 누나랑 뮤지컬을 하는 게 신기하대요. 빨리 한 팀이 돼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자극을 받아요. ‘기대치에 못 미치면 어떡하나’ ‘잘해야 본전 아닌가’ 하는 걱정도 했어요. 그래도 저를 시험해보고 싶었습니다. 지난해 솔로 앨범으로 용기를 얻고 ‘루쓰’에 도전한 거예요.”
–열다섯 살 아이돌 지망생이 있는데 언제 데뷔할지 알 수 없고 재능에 대한 확신도 부족하다면 어떤 조언을 하겠습니까.
“의심과 걱정, 비관적인 생각에 지배 당하지 말고 꿈을 향해 최선을 다해 달려가라고 말하고 싶어요. 저는 춤을 못 췄는데 사랑하고 노력하니 되더라고요. 그게 공부와 차이점이에요. 춤과 노래는 열정을 다하면 ‘자기 것’을 만들 수 있어요. 이 바닥에는 ‘와, 쟤 진짜 노래 잘하고 춤도 잘 춰, 근데 자기 것이 없어’라는 말이 있어요. 그래서 ‘자기 것’을 찾는 게 정말 중요해요. 좋아하는 일이라면 열심히 하세요!”
–블랙핑크, 방탄소년단 등 후배 아이돌 그룹을 보며 드는 생각은.
“너무 잘하고 있어요. 다만 제 경험에 비춰 보면 마냥 행복한 시간만은 아닐 수 있다고 생각해요. 다음 스텝을 걱정하지 말고 앞으로도 계속 꿈을 꾸었으면 좋겠어요. 대중이 주는 사랑 때문에 사랑받을 만한 사람이 아니라, (인기가 있든 없든) 그냥 존재 자체만으로도 소중하고 사랑받아 마땅하다는 걸 기억해야 하고요.”
–선예가 지금 선예에게 하고 싶은 말이라면.
“열심히 해라. (소속사 사장님 말투라고 하자) 그럼 루쓰답게 긍정적으로 말할게요. 넌 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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