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서 詩가 된 윤정희, '詩 인연' 이창동 감독 마지막길 배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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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사에 한 획을 남긴 고(故) 윤정희(본명 손미자)가 반평생을 살았던 프랑스 파리 외곽 도시 뱅센에 30일(현지시간) 영원히 잠든다.
이날 1시간 정도 이어지는 장례식에는 16년만의 스크린 복귀작이자 생전 마지막 작품이 된 영화 '시'(詩)로 인연을 맺은 이창동 감독이 함께해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한다.
고인과 이창동 감독은 당시 칸 영화제에 나란히 참석해 레드카펫을 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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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이 다니던 성당에서 오늘 장례 미사 후 화장…인근 묘지에 안치
남편 피아니스트 백건우·딸 진희씨 등 유족 지켜보는 가운데 영면
(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한국 영화사에 한 획을 남긴 고(故) 윤정희(본명 손미자)가 반평생을 살았던 프랑스 파리 외곽 도시 뱅센에 30일(현지시간) 영원히 잠든다.
이날 1시간 정도 이어지는 장례식에는 16년만의 스크린 복귀작이자 생전 마지막 작품이 된 영화 '시'(詩)로 인연을 맺은 이창동 감독이 함께해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한다.
2010년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에 초청받은 영화 '시'에서 고인이 분한 '미자'는 알츠하이머병을 앓으며 서서히 언어와 기억을 잃어간다. '미자'는 고인의 본명이기도 하다.
고인과 이창동 감독은 당시 칸 영화제에 나란히 참석해 레드카펫을 밟았다.
고인은 칸 영화제 기자회견에서 "이창동 감독과 서로 잘 모르는 사이였는데 시나리오를 받아보니 극 중 미자와 내가 너무 비슷했다"는 소회를 털어놓았다.
이창동 감독도 "여주인공을 생각하면서 자연스럽게 윤정희 선생을 떠올렸다"며 "왠지 시나리오의 주인공이 외면과 내면이 윤 선생과 닮았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고인과 반평생을 붙어 다녔던 남편 피아니스트 백건우(77)는 2019년 국내 언론에 아내의 오랜 알츠하이머 투병 소식을 알릴 때 아내의 마지막 작품이 이창동 감독의 '시'라는 사실에 감사하다고 밝힌 적이 있다.
1960∼1970년대 한국 영화를 화려하게 수놓은 1세대 여배우였던 고인은 10여 년간 알츠하이머로 투병하다 열하루 전 파리 외곽의 한 병원에서 79세를 일기로 작고했다.
백건우와 딸 진희(46) 씨 등 유족은 이날 오전 고인이 생전 다니던 성당에서 장례 미사를 치른다.
고인의 유해는 화장된 후 뱅센의 묘지에 안치된다. 장례 미사가 열리는 성당, 고인이 잠들 묘지는 모두 그가 남편과 함께 40년 넘게 살아온 자택 근처에 있다.
1944년 부산에서 태어난 고인은 영화 '청춘극장'(1967)으로 데뷔해 대중적 인기를 한 몸에 받으며 1960년대 문희, 남정임과 함께 여배우 트로이카 시대를 이끌었다.
이후 300편이 넘는 영화에 출연하며 수많은 히트작을 남긴 그는 "아흔 살까지 연기하겠다", "하늘나라에 갈 때까지 연기하겠다"며 현역 배우로 남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고인은 1972년 독일 뮌헨의 한 음악회에서 백건우를 우연히 만났고, 2년 뒤 영화학을 공부하기 위해 유학을 떠난 파리에서 백건우와 재회해 사랑에 빠졌다.
고인과 백건우는 1976년 부부의 연을 맺어 49년을 나란히 걸어왔다. 두 사람은 1979년 파리와 맞닿아있는 뱅센에 자리를 잡은 뒤 그곳을 떠나지 않았다.
고인의 알츠하이머 증세가 심해진 2019년부터 파리 외곽에 사는 딸 진희 씨가 자신의 아파트 옆에 거처를 마련해 어머니를 돌봐왔으나, 건강 상황이 악화해 병원으로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run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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