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1위 암'인데 초기 증상 없어… 폐암 일찍 알아채는 방법은?

정심교 기자 2023. 1. 30.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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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월 4일은 '세계 암의 날(World Cancer Day)'이다. 2005년 국제 암 억제 연합(UICC)이 제정한 이날은 암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이해도를 증진하며 암에 대한 집단적인 책임감과 행동을 촉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UICC에 따르면, 매년 1200만명이 암을 진단받고 760만명이 암으로 사망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전 세계의 주요 사망 원인의 하나가 암이며, 만약 암 치유를 위해 노력하지 않은 경우 2005~2015년 암으로 인한 사망자는 8400만명에 달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김수정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노동안전위원장이 3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열린 학교급식노동자 폐암 산재 증언대회에서 학교급식노동자의 현장 증언을 듣다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2.11.03.
기침·흉통·객혈 있으면 조기 발견 놓쳤을 수도
최근 국내 발생 암 중에서도 폐암의 심각성이 두드러진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가 발표한 '2020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20년 한국인이 가장 많이 진단받은 암은 폐암(11.7%)이었다. 2020년 신규 발생한 암 환자(24만7952명) 가운데 2만8949명이 폐암으로 진단받았다. 수치만 보면 갑상샘암이 11.8%로 1위지만, 국립암센터는 갑상샘암이 과다 진단돼 혼란을 초래한다고 보고 통계에서 사실상 제외했다. 남성에서 1위, 여성에서 4위를 차지한 폐암이 전체에서는 가장 많이 발생한 암으로 꼽힌 것이다. 이어서는 2위 대장암(11.2%), 3위 위암(10.8%), 4위 유방암(10.1%), 5위 전립선암(6.8%) 순으로 많았다.

폐 질환는 흡연뿐 아니라 대기오염과 미세먼지도 조기 사망을 유도할 만큼 폐 질환의 심각한 원인으로 떠올랐다. 또 조리할 때 발생하는 연기와 간접흡연 등이 여성과 비흡연자의 폐암 발병률 증가에 기여한다.

폐암은 초기에 증상이 없는 경우가 흔하다. 폐암 환자의 15% 정도는 증상이 없을 때 우연히 폐암으로 진단된다. 폐암 환자에게선 기침, 체중 감소, 호흡곤란, 흉통, 객혈, 쉰 목소리 같은 증상이 뒤늦게 나타난다. 증상이 나타나서야 폐암을 알아채면 이미 수술적 치료가 힘들어진다. 대부분의 폐암은 환경적 요인으로 발생하고 나이에 비례해 증가한다. 폐암의 주요 원인은 흡연이지만 국내에서는 비흡연자 폐암이 서구보다 높은 게 특징이다. 국립암센터에 따르면 폐암은 조기 진단과 치료법의 지속적 향상에도 5년 상대 생존율이 25.1%에 불과하며, 전체 암 사망자 수 1위를 차지한다. 폐암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 정기 검사가 중요한 이유다.

55세 이상은 연 1회 저선량 흉부 폐 CT 권장

폐암이 의심되면 폐암인지 확인하기 위한 검사의 종류·방법을 전문의와 상의해 결정한다. 대표적인 검사로는 저선량 흉부 CT 검사, 흉부X선 검사, 객담 세포진 검사, 종양표지자 피검사 등이 있다. 무증상인 흡연자이거나, 폐암의 가족력이 있거나 기타 폐암의 발병 위험이 높다고 판단되면 폐암을 일찍 발견할 목적으로 저선량 흉부 CT가 주로 사용된다.

폐암을 조기에 발견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폐 CT를 통한 정기적인 검진이다. 폐는 공기가 차 있어 CT를 이용한 조기 검진이 가장 유용한 것으로 평가받으며, MRI는 폐의 구조물 가운데 혈관·심장·식도·늑골(갈비뼈) 등의 침범을 확인할 때 보조적으로 활용된다. 그런데 CT의 경우 방사선 노출 우려로 지멘스 헬시니어스 같은 영상진단 의료 장비 업계에선 앞다퉈 방사선 피폭량을 최소화하면서 정확하고 신속한 결과를 보여주는 저선량 폐CT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의료계도 관련 제품을 발 빠르게 도입하는 추세다.

국내에서 폐 CT 기기를 선보이는 기업은 지멘스 헬시니어스, 필립스 헬스케어, GE헬스케어 등이 꼽힌다. 그중 독일 지멘스 헬시니어스의 '소마톰 엑시드(SOMATOM X.ceed)'는 적은 수준의 방사선 피폭량으로 최적의 시공간적 해상도, 전력, 스캔 속도를 구현해 폐질환 및 폐암의 빠른 진단이 가능한 고화질·고속의 저선량 CT다. 소마톰 엑시드는 패스트 3D카메라와 틴 필터(Tin Filter) 기능을 탑재해 영상 품질을 높이고 오진을 줄여 진단의 정확도를 높였다는 장점을 갖췄다. 지름 82㎝의 넓은 개폐구와 테이블을 통해 폐소공포증이 있는 환자의 불안감을 최소화했다는 점도 강점이다. 지멘스 디지털 솔루션과 결합해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결과를 공유하고 빠르게 진단한다.

폐암의 조기 진단에 가장 널리 활용되는 검사법은 저선량 폐CT다. 방사선 피폭량을 줄이면서 검사의 속도·정확도를 높이는 게 관건이다. 사진은 지멘스 헬시니어스가 선보인 폐CT 장비인 '소마톰 엑시드'. / 사진=지멘스 헬시니어스


필립스헬스케어 'IQon Spectral CT'는 스펙트럴 디텍터라는 새로운 디텍터를 사용해 고에너지와 저에너지의 X-ray 광자(photon)를 동시에 구별해낸다. 해부학적 정보뿐 아니라 인체 내부 물질의 성분을 구별해 색깔로 나타내고 CT보다 뛰어난 영상을 제공한다. CT를 한 번 촬영하면 이후 추가 촬영 없이도 필요에 따라 스펙트럴 정보를 평가할 수 있어 추가 촬영으로 인한 피폭 문제가 없다.

GE헬스케어의 '레볼루션(Revolution) 에이펙스 CT'는 넓은 검출기를 탑재해 호흡 조정이 어려운 환자도 검사할 수 있게 했다. 세계 최초로 미국 FDA(식품의약국)가 승인한 인공지능 CT 영상 재구성 엔진을 통해 저선량 CT 검사와 고화질 영상을 제공한다. 또 0.23㎜의 영상 해상도를 제공해 미세한 병변 확인도 가능해졌다. 관전압과 관전류가 동시에 변경되는 듀얼 에너지 촬영으로 불필요한 방사선 피폭을 줄인 것도 강점이다.

전문의들은 국내 1위 암인 폐암을 완치하는 가장 손쉽고 효과적인 방법은 정기적인 검진과 검사라고 입을 모은다. 폐암은 나이가 들면서, 특히 55세 이후부터 발생 빈도가 눈에 띄게 증가한다. 흡연같이 위험 요인이 있는 경우 매년 1회 저선량 CT 검사는 조기 진단과 완치에 이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이 같은 폐암 위험 요인이 없고 증상이 없어도 국내 폐암 환자 가운데 비흡연자가 30%에 육박하므로 55세 무렵엔 저선량 흉부 CT를 시행해보는 것도 좋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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